청백리 사상이 ‘골동품’이라고?
청백리 사상이 ‘골동품’이라고?
  • 강찬호 기자
  • 승인 2011.05.16 15: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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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문화원, 오리 이원익 청백리 사상 심포지엄 개최...이원익 선생의 삶과 가치, 공직사회 거울로 삼아야.

청백리의 고장, 광명. 광명시 공직사회는 청렴합니까?

“공직사회가 ‘청백리 정신’을 골동품으로 만들어 국립중앙박물관에 안치시켰다....우리나라 고위공직자들 중 오리 이원익 선생을 몇 명이나 안 다고 할 수 있을까? 공부를 안 했다는 것이고, 이것이 현실이다. 청백리 정신은 과거의 정신만이 아니다. 지금도 한국 사람들은 청백리에 대한 가치 판단을 가지고 있다. 청백리 정신은 골동품이 아니다. 돈이 좋으면 사업을 해야지, 그런 사람들은 공직에 나가서는 안 된다.”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박병련 교수는 ‘왜 오늘의 대한민국에서는 오리정승 같은 인물을 찾아보기 어려운 것일까?’라고 반문하며, 청백리의 표상이었던 오리 이원익 선생의 삶과 가치, 올곧은 청백리 정신을 회복하고 공직사회가 이를 계승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청백리 사상은 국가 존립의 정당성을 강화하고 국민통합을 위해 매우 중요한 가치관의 표현”이라며, 고위 공직자나 권력, 권한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청백리 정신을 통해 스스로를 수양하고 실천하는 자세를 통해 스스로에게 엄격하고 공직의 본분에 충실해야 국민이 믿고 따르게 된다며, 작금의 현실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광명문화원은 제20회 오리문화제를 맞이하여 ‘오리문화제 청백리 심포지엄’을 지난 13일(금) 광명문화원 내 광명문화극장에서 개최했다. 심포지엄은 오리 이원익 선생의 청빈한 삶과 청백리 사상을 소개했고(발표 김학수 학국학중앙연구원 국학자료조사 실장), 청백리 사상의 현대적 의미(박병련 한국한중앙연구원 교수), 공직사회 부정부패 추방과 클린 시스템 구축(이충재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위원장)으로 진행됐다. 사회는 이승봉 교육복지시민모임 상임대표가 맡았다.

김학수 박사는 조선시대 청백리를 소개하며 오리 이원익 선생의 청백한 삶을 소개했다. 이원익 선생은 40년 동안 정승을 지내고 당대 최고의 고위관직에 올랐음에도 몇 칸의 초옥에 살면서 자신의 사익을 쫓지 않았고 공은 세우되 재물을 받지 않는 청백한 삶을 살았다.

공을 세우되 물러나고 스스로 부끄러움과 염치를 알았던 이원익 선생의 삶은 국가와 임금에 대한 충성에 바탕을 둔 청렴한 공복으로서의 풍모를 가졌다고 평가했다. 또한 스스로에게 엄격하고 의롭지 못한 재물을 경계하며 검소한 실천적 삶을 살았다. 나아가 이러한 삶을 집안의 가풍으로 세우고자 노력했던 이원익 선생의 삶은 공직자로서 청백리의 표상이라고 평가했다.

박병련 교수는 청백리 사상은 현재도 여전히 유효한 가치라며 공직사회, 사회지도층이 명심해야 할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스스로 실천하고 수양하려고 할 때 국민들이 기댈 것이고, 국민도 염치를 지키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위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은 법이고, 사회통합도 가능해진다는 논리다. 박 교수는 오리 이원익 정승처럼 공직사회에 있는 이들이 마음에 듬직한 기둥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충재 공무원노조 부위원장은 공직사회의 부정과 부패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과거 관행이나 의식 그리고 제도가 함께 변해야 한다며, 공직사회 부패는 국민 세금을 낭비하고, 그에 따른 생산성 저하와 삶의 질 하락, 사회적 신뢰 하락의 문제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이 부위원장은 현 정권 들어 부정부패 문제를 소홀하게 취급하고 있고 이에 따라 각 종 ‘퇴행적 현상’이 발생하고 있고, 국민들도 체념하고 있다며, 공직사회 개혁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는 국제투명성기구의 발표를 인용해 대한민국의 부패지수는 계속해서 악화되고 있는 추세라며, 경제규모에 맞게 국가 수준의 투명성 지수도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보공개 확대를 통해 공직사회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며, 정부의 자료 공개 수준이 낮아 감추고 싶은 것이 많을수록 부패를 조장하는 측면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안으로 공직사회 ‘클린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정치적, 관료적, 이익집단에 의한 기득권을 약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며 ‘예산 혁신’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함께 이를 지원하는 ‘예산학교’ 운영을 제안했다.

또 공직사회 부패방지를 위해 관련 제도의 실효성을 강화하고 처벌을 강화하며, 내부 고발자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투명성 강화를 위해 정보공개를 강화하고 인사나 조직 혁신도 권한을 한 곳에 집중하는 것이 아닌 국민의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진행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를 맡은 이승봉 대표는 오리 이원익 선생의 청백리 사상을 광명시 공직사회와 지역사회 학교에서 먼저 전파해가는 노력이 필요하겠다며, 청백리 고장으로서 면모를 만들어 가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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