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복지봉사회 사태, '답'을 묻는다.
지역복지봉사회 사태, '답'을 묻는다.
  • 강찬호 기자
  • 승인 2011.10.16 18: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자의눈]시 9월말 계약해지 vs 봉사회, 소송 제기...장기화 국면...법 이전 협상 통해 문제 해결해야.

하안동다목적복지회관 전경(위). 시가 위탁한 해당 시설 설치와 운영 방식을 두고 시와 수탁기관인 지역복지봉사회가 정면 충돌했다. 시는 계약해지를 했고, 봉사회 측은 즉각 반발하며 항의시위를 전개했다(아래). 해결책은 없는가?

한국지역복지봉사회 사태가 숨고르기 국면이다. 잘 고른 숨은 다음을 위한 도약이 될 수도 있다. '꼼수'만 없다면.

한국지역복지봉사회(이하 봉사회)는 시와 하안동 다목적노인복지관 시설 사용을 두고 정면충돌해왔다. 봉사회 측은 해당 시설에서 노인요양사업을 해왔고, 그 사업에서 발생한 수익(9,050만원)을 운영법인으로 전출했다. 봉사회 측은 해당 시설에서 노인요양사업을 실시한 것이나 법인으로 수익금을 전출한 것이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고, 복지부도 같은 유권해석을 내렸다.

반면 시는 자체 감사결과를 근거로 노인요양사업 설치 과정에서 문제점이 있었고, 법인으로 수익금을 전출한 것도 잘못된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리고 위수탁협약서를 근거로 위탁기간 3년이 남아 있음에도 9월말일자로 위탁계약을 해지했다.

시의 위탁계약 해지에 봉사회 측은 즉각 반발했고 이후 시청 앞에서 매주 목요일 오후 항의시위를 전개했다. 시가 복지부의 법적인 유권해석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행정해석’을 통해 ‘계약해지’를 한 것은 부당하며,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봉사회는 시를 상대로 계약해지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시와 봉사회 간에 불거진 갈등이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봉사회는 하안동 다목적회관에 남아 있고 시 보조금이 끊긴 상태에서 종전에 맡아 해오던 경로식당 등 필요불급한 일을 진행하고 있다. 시는 봉사회 측과 마찰로 생긴 문제점이 최소화되도록 보조 사업을 다른 곳에 위탁해 진행하고 있다.

법적 소송으로 배수진이 쳐졌지만 문제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물밑 대화’도 어느 정도는 이뤄지고 있는 분위기이다. 시와 봉사회 측의 최종 쟁점은 법인으로 전출된 9,050만원에 대한 입장이다.

복지부 유권해석은 현재 봉사회 측의 손을 들어 준 모양새이고, 시는 노인시설에서 발생된 수익금은 해당 시설과 관련된 사업에만 사용해야 한다는 위수탁협약서를 근거로 법인 전출은 인정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시는 ‘계약해지’라는 강수를 사용했고, 봉사회도 이에 맞서 ‘법적대응’이라는 수단을 사용했다.

남은 것은 ‘법대로’ 혹은 ‘협상력’이다. 명분과 실리를 놓고 선택의 저울질을 하고 있는 국면이다. 시는 시 자체 감사와 해당 부서의 지도감독 권한을 근거로 봉사회를 압박했다. 행정적 판단일 뿐이라고 시는 주장하지만, 액면 그대로 수용하기 어렵다. 그 이면에는 민선4기에서 민선5기로 넘어 오면서 ‘정치적 물갈이’라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시각이다.

반면 봉사회 측에서 일정정도 감수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지만 과도한 행정해석은 인정할 수 없다며, 저항했다. 복지부 유권해석이 내려진 만큼 봉사회가 법적인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시가 계약해지를 철회하면, 전출된 금액을 다목적복지관 관련 사업에 사용하겠다며 큰틀의 협상안을 제시했다.

봉사회 사태가 어느 선에서 마무리될 것인가? 과도한 정치적 판단 내지 행정해석은 자제돼야 한다. 보조금을 사용하는 단체나 공익시설 수탁기관은 공공성에 부합해 원칙적으로 사업이나 시설을 운영해야 한다. 시민들에게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양 기관은 시민들에게 높은 질적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파트너십’을 이뤄야 한다.

잘못된 것을 지적하고 개선해서 서비스 질을 높이는 것은 필요하지만, 그것이 정치적 판단으로 이뤄지는 것은 문제가 있다. 지역사회도 하나의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상생의 길을 모색하면 반드시 답은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