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 ‘모’를 심었다.
도시에 ‘모’를 심었다.
  • 강찬호 기자
  • 승인 2012.06.11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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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텃밭보급소, 시민농장 모내기 현장 취재.

6월2일 광명시 소하동 시민농장에서는 도심 속 모내기 행사가 진행됐다. 시민농장을 관리 운영하고 있는 광명텃밭보급소 회원들과 도시농부 수강생들이 호출됐다.

이날 오후4시부터 농장 안에 조성된 논에서 모내기가 시작됐다. 못줄에 따라 모심기가 진행됐다. 논은 150평 정도 규모. 토종벼인 대추찰벼이다. 모도 다른 모종보다 크고, 자라면 벼도 키가 크다. 150평 논에서 농사가 잘 되면 두 가마 정도가 수확이 가능하다.

“줄과 줄 사이는 25센티, 모와 모는 10센티...” “너무 붙여 심으면 안돼요. 나중에 줄기가 분화가 안 됩니다.” 못줄을 잡고 있는 이양희씨는 “손이 다쳐 못줄 잡는 것이다. 못줄은 처음 잡는다. 손만 안 다쳤으면 모내기를 했을 텐데...”라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노래 안 해요. 풍악을 울려야죠...”하자, “봄이 왔네. 봄이 왔네.~~~” “풍년이 왔네.~~~”를 누군가 부른다. 웃음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텃밭 전문가 박영재 광명텃밭보급소 사무국장은 논 조성과정부터 벼 심기까지 전체를 총괄하고 있다. “처음에는 돌이 많아 고생했고. 나중에는 평탄 작업이 만만치 않아 트랙터로 한 번 골랐다. 평탄이 아직 고르지 않아 문제이기는 하지만, 이 정도면 괜찮다. 논 처음이라 아직 냄새도 안 좋지만, 점차 좋아질 것이다. 수질정화 기능도 있고. 물도 깨끗해지고 벼도 잘 자랄 것이다.”

도심 속 모내기 장면은 좀처럼 보기 드문 장면이다. 모내기가 마냥 신기해 구경꾼들도 모였다. 옛 유년의 추억에 빠져보기도 하고, 처음 보는 모내기가 마냥 신기한 구경꾼도 있다. 질퍽질퍽 논에 장화를 신고 들어간 모내기 일꾼들은 구슬땀을 흘렸다.


시민농장은 맨땅에서 일군 논과 밭이다. 겉에 있는 돌은 골랐지만, 조금만 파보면 돌밭이다. 장화를 신지 않으면 맨 발로 논에 들어갈 수 없다. 불편해도 장화를 신는 이유이다. 구경하는 이들, 땀 흘리는 이들 모두, 모내기로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평소 사용하지 않는 허리의 뻐근함이 만만치 않지만, 그래도 즐겁다.

현재 시민농장에는 모가 심어져 있다. 미꾸라지들이 논흙을 거처 삼아 살아가고 있다. 그 위를 소금쟁이들이 뛰어 논다. 시민농장 이곳저곳에서 싹과 줄기를 뻗은 작물들이 밭을 녹색으로 뒤덮었다. 논도 함께 녹색이 됐다. 세상이 녹색으로 변했고, 사람들의 표정도 녹색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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