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기름 때고, 제터먹이 콩나물로 도시와 상생하자.
옥수수기름 때고, 제터먹이 콩나물로 도시와 상생하자.
  • 강찬호 기자
  • 승인 2013.03.11 13:57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호열 아산 제터먹이사회적협동조합이사장, 한울림교회 창립26주면 방문 기념강연.

이호열 한살림 전 공동대표, 아산 제턱먹이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75년도부터 유기농업을 시작했다. 생명사상과 유기순환농업, 에너지자립 등 자립하는 농촌마을을 꿈꾼다. 

“바이오디젤을 때면서 콩나물 심고 (광명시로)온다면 어떨까?” 한살림생협 공동대표와 한 살림전국생산잔연합회장을 최근까지지 맡았다가, 그만 둔 이호열 아산제터먹이협동조합 이사장이 지난 9일 광명 철산4동에 소재하고 있는 한울림교회를 방문했다.

한울림교회(담임목사 이승봉)는 철산4동 도덕산 자락에 위치한 작은교회이자, 공동체로 올해 창립 26주년을 맞아 기념 강연회를 열었다. 이호열 회장은 강사로 참석해, 아산지역에서 40년 가까이 유기농 농업을 일궈오면서 한 살림과 맺은 인연을 소개했고, 앞으로의 꿈과 비전을 언급했다.

이호열 회장은 지난 75년도부터 아산 운봉면 산정리에서 생명사상을 바탕으로 유기농업을 시작했다. 농약을 사용하는 것은 제3의 살인이라고 여겼다. 농민운동도 가담했다. 박정희 정권 시절 전국의 농토를 ‘통일벼’가 점령했을 당시에도, 이 회장은 통일벼를 심지 않고 버텼다. 정부에서 보급하는 농약 사용도 당연히 거부했다. 통일벼와 농약이 전국을 강타할 당시 산정마을만은 ‘메뚜기’가 펄펄 살아 날뛰었다. 생명의 땅 그대로였다. 땅을 지켰고, 농민들을 지키고자 한 삶이었다.

양곡조합운동을 시작하며 가난한 농민들의 삶을 일으켜 세우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중간상에게 떼이지 않고 농민들의 소득을 보장하기 위해 도시와 직거래를 시작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직거래 배달 과정도 순탄치 않았지만, 그마저 돈을 받지 못하고 떼이는 것이 다반사였다. 결국 영농조합은 빚을 떠안게 됐고, 부친의 땅을 팔아 그 빚을 메우기도 했다.

온갖 시련을 겪고, 좌절의 끝에 한살림을 만났다. 농민 생산자들은 생산에만 전념하고, 가격과 유통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생협’ 시스템을 만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소비자들은 누가 생산을 하는지, 그 가치는 얼마인지를 알게 됐고, 생명사상과 공동체 삶을 모색하는 것이 생협시스템을 통해 가능하게 됐다. 이 회장은 “생명의 논리로 (생산자와 소비자가) 만나서 가격을 협의하고 한해 전에 미리 내년 가격을 결정하는 예측가능한 시스템을 도입하고 만나게 됐다”고 말했다.

한 살림 생협은 비약적으로 성장해, 현재 전국 최대규모의 생협으로 자리 잡았다. 35만 조합원들이 있고, 전국에 2천여명의 농민생산자들이 생산자연합회를 이루고 있다. 이 회장은 최근 한 살림 임원을 내려놓았다.

마을을 중심으로 농촌에 새로운 희망을 일구는데 보다 더 전념하기 위해서다. 농촌에서 나고 자라며, 생을 마감하는 것에 걱정이 없도록 마을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목표이다. 이 회장은 아산 푸른들영농조합을 바탕으로 콩나물사업을 일궈냈다. 99년 시작된 콩나물사업은 처음 10명의 농민들이 공동 출자하는 방식으로 시작해, 지금은 아산지역에서 80명의 직원을 둘 만큼 성장했다.

한울림교회는 작은교회이자, 공동체이다. 올해 26년을 맞이했다. 교회는 넝쿨도서관으로 마을 주민들에게 터전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 이를 기반으로 제터먹이사회적협동조합을 만들었다. 콩나물사업을 쪼개 면단위로 나눠주고 있고, 매년 적립금을 모아 재단법인을 준비하고 있다. 사회복지법인을 만들어 농촌 어르신들의 노후를 보장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가고, 의료생협도 준비할 계획이다.

욕심을 내려놓고 살아도 잘 살 수 있는 삶, 가난한 농민들이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농촌을 만들어 가는 것이 이 회장의 소망이다. 생명과 자연을 소중하게 여기면서 공동체의 삶을 살 수 있는 새로운 농촌을 일구는 소망이다. 그리고 그 바탕은 생명사상을 중심에 둔 유기순환농업이자 자립하는 농촌이다. 그런 세상을 농민들과 함께 일구는 것이다.

이 회장은 아산 지역에서 유기 농업, 유기 축산을 하고 있다. 에너지자립을 위해 모색하고 있다. 석유 대신 바이오디젤 에너지를 사용한 운반수단에 아산 지역에서 생산된 콩나물을 실어와 도시와 거래하고 싶다.

특히 도시농업에 눈을 뜨고 노력하고 있는 광명텃밭보급소와 같은 도시와 협력하고 교류하고 싶다. “광명의 도시농업을 보면서 희망을 본다. ‘생명농업’ 제목 하에 광명시에 있는 동지들과 좋은 세상을 만들어가자.”

광명텃밭보급소는 지난 2월 협동조합으로 인가를 받았다. 아산 푸른들영농조합, 제터먹이협동조합과 교류할 계획이다. 생명사상을 바탕으로 도시와 농촌이 교류하는 ‘전형’을 창출하는 것에 이호열 회장은 힘을 보태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하늘사랑 2013-03-14 17:32:03
존경하는 이호열 회장님 다녀가셨군요. 농촌과 도시를 살리는 일에 선구자적인 역할을 담당하며 늘 더불어 사는 삶을 앞장서 실천하는 회장님, 자주 광명에 오셔서 우리들에게 힘이되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