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리틀야구단, 전국대회 '준우승'...그 감격의 현장으로 초대합니다.
광명리틀야구단, 전국대회 '준우승'...그 감격의 현장으로 초대합니다.
  • 황의원(광명리틀야구단 학부모)
  • 승인 2013.04.07 15: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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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라인 전국리틀야구대회 결승전 참관기

▲ 제3회 스카이라인기 전국리틀야구대회에서 준우승을 한 '광명리틀야구단'

아이들의 열정을 이겨보기라도 하겠다는 듯한 시샘 추위가
시종 그라운드를 감쌉니다.
그런 추위가 얄밉고 행여 아이들의 부상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내심 조바심을 내며
광명시리틀야구단의 ‘스카이라인기’ 전국 리틀야구 결승전을 지켜보았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유일하게 초등학생으로만 구성된 야구단.
바로 광명시리틀야구단입니다.
쑥쑥 자라나는 아이들이라, 1년의 차이가 어느 정도인지 새삼 알게 되는 하루이기도 했습니다.
 
초등학교 4,5,6학년으로 구성된 선수단으로 중학교 1학년 형들을 상대하여 결승전까지 올라온 이 기적 같은 이야기를 조금이라도 여러분들과 나누어 볼까 합니다.
 
1차전 광명리틀 6- 2 부산 영도
2차전 광명리틀 10 - 2 경기 양평
3차전 광명리틀 2 - 0 부산 해운대
4차전 광명리틀 3 - 2 경남 양산
 
1차전만 승리해도 밑질(?) 것이 없는 광명리틀야구단이었습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대회 유일의 전원 초등학생 야구단이었으니까요.
 
그러나 이들의 기적과 같은 이야기는 회를 거듭할수록 경기를 거듭할수록
점점 더 커져갔습니다.
 
특히나 경남 양산과의 경기는 2-1 패색이 짙은 마지막 공격에서 승패를 뒤짚은
대회의 백미였습니다.
 
결승전 상대 경기 분당구 역시 전통의 강호인 의정부 리틀을 비롯하여 쟁쟁한
상대를 꺾고 올라온 실력 있는 야구단이었습니다. (국가대표만 해도 2명이 포진)
 
체구의 차이만 해도
과연 이 경기가 정상적으로 진행이 될까 싶고
너무나 작은 우리 아이들이 제대로 실력을 펼쳐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였습니다.
 
분당구의 선공으로 경기는 진행되었고
역시나 체격만큼이나 매서운 배팅을 자랑하며 공격을 이어나갑니다.
그러나 위기 상황에서 유격수가 강한 드라이브성 타구를 라이너로 처리하면서 순식간에 더블 아웃.
1회의 위기는 그렇게 넘어갔습니다.
 
위기 뒤에 찬스라고 했던가요?
분당의 형님(?)들에게 기회를 무산시킨 장본인이 선두타자로 나옵니다.
상대 투수의 공은 만만치 않습니다.
볼 카운트는 불리해져만 갑니다.
그러나 굴하지 않고 좌전 안타를 치고 1루로 진출을 합니다.
2번 타자 번트 3번 타자의 아쉬운 진루타
루상 주자는 3루입니다.
전원이 초등학생인 광명 리틀에서 그래도 체격이 상대팀 형들과 비슷한 4번 타자가 등장합니다.
"따~악" 경쾌한 타구음이 홈런 펜스를 훌쩍 넘어 외야 그물망 상단을 때립니다.
선취 투런포.. 덕 아웃과 응원석은 떠나갈 듯 흥분의 도가니 입니다.
'아.. 이러다 일내겠구나..'하는 심정은 비단 저 하나만의 생각은 아니었을지 모릅니다.
 
2회초 수비...
역시 위태위태합니다.
아무리 한 발 앞서 나간다 해도 상대는 국가대표를 2명이나 보유한 중학교 1학년 형들이 주전인 야구단입니다.
루상에 주자들이 쌓이기 시작했고 작은 안타 하나면 동점 이은 공격에서 역전까지 가능한 상황입니다.
광명리틀의 투수는 변화구를 통한 언급 조절을 선보이며 위기 상황에서 내야 땅볼을 유도합니다.
그러나 타구가 느립니다.
1루에서 승부가 세입이 되면 점수는 인정되고 위기는 이어지는 상황입니다.
빠른 타구 판단에 이은 대쉬 그리고 총알 같은 송구를 선보이는 우리팀 유격수 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1루 선수의 포구가 기가 막혔습니다. 원바운드 송구를 정확하게 캐치해내며 타자주자는 정말 간발의 차이로 '아웃'이 됩니다.
 
그러나 상대팀의 공격이 풀리지 않아서 그렇지...
저 정도의 공격력이라면 언젠가 흐름이 한 번은 가겠구나 했습니다.
 
이어지는 2회말..
투아웃이 이루어진 상황에서도 선수들은 차분하게 루상의 주자를 모읍니다.
그것만으로도 족하다고 보았습니다. 추운 날씨는 우리에게나 상대에게나 가리지 않고
횡포를 부렸으니 말입니다. 상대의 수비시간이 길어지게 한 것만으로도 절반의 성공이라고
저는 개인적으로 생각을 한 것이지요. 그것도 우리팀은 하위 타순이 기회를 만들어 놓은 상태라 이대로 끝나도 3회말 공격은 중심타선부터 시작이 되기 때문에 충분히 생각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나 합니다.
 
아쉽지만, 전 루에 주자를 남기고 2회말을 마칩니다.
이어지는 3회초 야수들의 실책성 플레이가 이어지며
기분 나쁜 추격의 1점을 내줍니다.
하여...
3회말 공격은 이 경기의 분수령이 되리라 속으로 생각해 봅니다.
결과는 중심타선의 침묵...
 
이후 4회부터의 경기는 분당 리틀야구단의 흐름으로 전개됩니다.
물론 석연치 않은 부분 있었고 그것은 사실과도 같은 것이었으나
여기에는 적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경기가 기운 상황에서도 아이들은 꿋꿋하게 플레이를 해 주었으며,
상대 마무리 국가대표 투수 최현일 선수의 공도 맞받아 치는 등
감동의 드라마는 이어졌습니다.
 
마지막 우리 광명리틀야구단의 9번 타자가 타석에 들어서고
분당리틀의 국가대표 투수의 공이 손에서 떠나 경기가 마무리되기까지..
아마도 아이들은 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을 다 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정말 대견스럽고 감동이 넘치는 시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아이들이 말합니다. 이 강추위 속에서도 춥지 않다고 합니다.
그 말을 들으니 코끝이 찡해집니다.
아이들이 몸을 던집니다. 서로를 위해서..
어찌 눈물이 흐르지 않을 수 있을까요?
 
상대팀 학부모들이 광명리틀감독님과 아이들에게 격려를 보냅니다.
어찌 그러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이번 대회의 파란은 여기에서 끝나지만
작은 키의 아이들이 만들어 내는 기적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어제의 심술은 잊은 듯 햇살이 좋은 오늘처럼
어제의 드라마를 만든 아이들은
이제 '미래의 드라마'를 위해
그라운드에서 흙먼지를 마시고 땀방울을 흘릴 겁니다.
 
언젠가 아이들은 오늘보다 1초를 더 빨리 달리고
언젠가 아이들은 오늘보다 10미터 타구를 더 날릴 것이며
언젠가 아이들은 오늘보다 한 걸음 앞서 타구를 처리할 것이고
언젠가 아이들은 오늘보다 1인치를 더 정교하게 제구할 것입니다.
 
혼자 간직하기엔 너무나 벅찬 감동이기에
광명리그 회원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광명리틀야구단 선수단과 관계자분 그리고 광명시 야구연합회 임원진과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아주신 심중식 회장님께 감사와 존경의 인사를 보냅니다.
 
2013년 3월 26일 야구를 사랑하는 황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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