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불안’과 ‘열등감’으로 아이를 대하지 말아야.
부모의 ‘불안’과 ‘열등감’으로 아이를 대하지 말아야.
  • 강찬호 기자
  • 승인 2013.05.30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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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산초 아버지회 학부모아카데미, 양희창 전 제천간디학교장 강연...‘부모가 먼저 변해야’ 주문.

구름산초 아버지들이 퇴근 시간 후 학교에 모였다. 아이들의 행복과 교육에 대한 관심 때문이다.

양희창 선생은 산청간디학교를 거쳐 제천간디학교 교장으로 근무했다. 대안학교에서는 인지도가 높은 학교가 간디학교이다. 교장으로 재직한 기간이 12년이다. 지금은 교장을 그만두고, 대안학교를 졸업한 청소년들이 ‘청년’이 된 사회적 상황을 고려해, ‘청년’문제에 집중하고 있다.

5월29일(수) 저녁7시30분. 양희창 선생은 구름산초 ‘햇살마루’를 찾았다. 구름산초를 세 번째 방문했다. 지난 두 번은 학부모 아카데미 프로그램으로, ‘엄마’들이 주 대상이었다. 이번에는 대상이 달랐다. ‘아빠’들이었다. 구름산초 아버지회가 주최한 학부모아카데미 강좌였다. 바삐 퇴근길을 서둘러 학교를 찾은 아빠들의 숫자는 예상치를 훌쩍 넘었다. 100여명을 훌쩍 넘은 아빠들은 배고픔도 잊은 채 강의에 열중했다.

양희창 선생은 솔직해져야 하고, 자기고백이 필요하다며 강의를 시작했다. ‘스펙’을 쌓아도 취직이 안 되는 시대, 20대와 50대가 함께 경쟁하는 시대, 조기 퇴직하는 시대에 도대체 ‘교육’이 무엇이어야 하는지 반문했다. 교육이 불안을 먹고 살고, 자본이 교육을 하는 시대였다.

불안이 지배하는 시대에 ‘내 새끼만이라도..’하며 아이들에게 집착하고, 공부를 주문하는 것이 지금의 시대상이지만, 그는 단언했다. 공부를 통해 돈을 벌 수 있는 이들은 고작 3퍼센트에 불과하다고. 통계적으로 그렇다고. 내 새끼를 아무리 공부를 시켜도 3퍼센트 외에는 돈을 벌 수 없고, 구조적으로 그렇게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런 세대의 풍경은 이렇다. ‘좋아 하는 것도 없고, 잘 하는 것도 없는 아이들이다.’ 그가 진단하는 시대는 암울했다.

양희창 선생은 다시 주문했다.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엄마, 아빠가 우리 아이가 어떤 아이가 되고 싶은 것인지, 진심으로 고백하고 그 지점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이의 행복을 기준으로 놓고 시작해야지, 부모의 불안으로부터 시작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양희창 선생은 아이들을 하나의 우주로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놀면서 배우고 성장할 기회를 어른들이 빼앗아서는 안 된다고 주문했다.

아이들이 힘든 시절을 살고 있다는 것을 고백해야 하고, ‘공부잣대’로 아이를 보지 않아야 하고, 그것을 위해서는 부모들이 엄청 훈련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아이는 아이로서 완전한 존재라고 인식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아이들에게 폭력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부모의 무지에서 비롯되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 부모는 아이들로부터 비켜서고, 부모 스스로 자신의 행복을 묻고, 아이의 행복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헬리콥터형’ 부모가 되느니, 차라리 부모가 이기적일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아이들 스스로 실수를 하면서 시행착오를 통해 배우고 성장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부모의 ‘불안’과 ‘열등감’은 손바닥의 양면이라며, 부모가 먼저 ‘당당한 부모’로 서야, 아이들은 첫 번째 스승인 부모를 닮아가며 자신들의 꿈을 세우게 된다고 강조했다. 양 선생은 부모가 평생 공부하는 자세로 모범을 보일 것을 주문했다. 거실에서 티비를 끄고, 스마트폰을 줄이며 아이들과 대화에 나서라고 주문했다. 최소한 아이들이 좋아하고, 관심을 갖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지점이 무엇인지 ‘안테나’를 세우고, 반응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래야 아이들이 자신의 삶에서 당당한 주인으로 서고, 자신만의 기획력을 갖고 인생을 살 수 있고, 배려심을 갖춘 아이로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양 선생은 “혁신학교에 보냈으면 부모들이 꿈을 꿔야한다. 초등학생 때부터 무엇을 먹고살지를 고민하는 세태에서, 아이들을 위해 무엇을 해줘야 할지, 어떻게 아이들이 꿈을 꾸게 할 수 있을지, 부모들이 먼저 꿈을 꿔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이들이 발견하는 기쁨을 누리고, 어떻게 해야 가슴이 뜨거워지는지 충분하게 경험하게 하고, 시간을 제공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학원 문제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자녀들과 대화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강의 후에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다. 양희창 선생은 아이들은 바라보는 부모의 시선을 바꿀 것을 주문했다. 이들을 하나의 우주로 바라보고, 대화할 것을 주문했다. 아이들을 중심으로 가정과 학교, 그리고 사회를 바꿔갈 것을 주문했다.

“공부 못해도 좋고, 가난해도 좋다고 하고, 다시 아이들을 바라보라. 엄청난 아이들이 장점이 보일 것이다.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존중하고, 아이들이 우물을 넓게 팔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보이는 것으로 아이를 규정하지 말자. 아이들에게 너무 헌신하려고 하지 말라. 너무 많이 주려고 하지 말라. 나를 고백하고, 나의 행복을 먼저 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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