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엔 시댁...추석에는 친정가자.
설날엔 시댁...추석에는 친정가자.
  • 강찬호 기자
  • 승인 2014.10.01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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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나윤임경 교수 초청특강...잘못된 신념체계에 근거한 모성이데올리기를 극복해야.

연세대 나윤임경 교수는 모성과 시민사회를 주제로 한 특강에서 세월호 사건 이후, 우리가 정말로 반성하고 돌아봐야 할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문제제기를 던졌다. 아이들에게 미안하다고 하는데, 정말 미안해야 할 것을 간과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강은 9월30일(화) 오전11시 시민회관 대공연장에서 진행됐다. 시 여성가족과와 여성단체협의회가 준비했다.

나 교수는 아이들의 행복과는 무관하게 어른들의 시각으로 아이들을 틀에 가두는 것은 결국 죽음의 문화로 아이들을 내모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학교를 다녀온 후 쉬지 못하고 학원으로 가야 하는 아이들의 삶이 온당하냐고 묻는다. 4시 이후까지 공식적인 스케줄에 아이들을 잡아두는 사회라고 일갈한다. 이러한 사회가 지속되는 것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고, 통렬하게 반성해야 하는 지점이라고 말한다. 그것이 세월호의 교훈이라고 평가한다.

나 교수는 학교 교수로 재직하면서 만나는 학생들의 모습 속에서, 이러한 어둠의 그림자를 너무도 쉽게 목격하고 있다고 말한다. 입시교육에 지친 아이들이 배움에 열정을 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미 지쳐있는 아이들, 학생들이라는 것이다. 아이들을 죽음의 문화로 내모는 것이 아닌, 삶이 즐겁다는 것을 알고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우리사회 모성이데올로기도 비판한다. 아이들에게 희생하는 엄마의 삶이 맞는 것이냐고 묻는다. 엄마의 삶과 행복을 유보한 채 아이에게 ‘올인’하는 희생은 우리사회가 갖는 이데올로기라며, 극복돼야 하는 문화라고 평가한다. 잘못된 신념체계 안에서 엄마들이 아이들에게 과도하게 희생하는 것은 지나치며, 또한 희생의 방향에도 문제가 있다고 진단한다. 이미 아이들은 소비상업주의에 길들여져 있어 가정과 학교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는 현실이라고 진단한다. 가정과 학교의 권위를 소비의 관점으로 바라보고, 시시하게 봐버리는 풍조라는 것이다. 이러한 소비의 풍조는 학부모들에게도 보인다. 사교육 소비이고, 사교육을 소비하듯 공교육을 대하는 학부모들의 시각은 교육 현장을 어렵게 한다. ‘중산층 교육소비자로서 학교, 교사에 대해 과도하게 권리의식을 갖고자 하는 모습’이라는 것이다.



나 교수는 잘못된 신념체계에 근거한 한국사회 모성이데올로기를 극복하고, 아이들이 삶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그 대안의 하나로 일상과 삶에서 축제를 부활해가자고 제안한다. 소소한 일상을 재밌고 기획해가는 노력을 주문한다. 대입프로젝트형 가족 관계가 아닌, 애정이 있는 가족관계의 복원을 주문한다. 남녀가 명절노동을 분담하고, 명절 때 시댁과 친정 방문을 공평하게 나눠서 가자고 제안한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추석 때 친정 갔으면, 설날에는 시댁가자는 것이다. 하루에 두 곳을 방문하는 것은 여성들에게 곤욕이다. 친족 네트워크를 재밌게 기획해 공동체를 살려가자고 주문한다. 삶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삶의 즐거움을 회복하자는 주문이다. 나 교수는 행복의 의미를 묻는다. 세월호 이후 아이들의 행복을 생각하자고 주문한다. 통렬한 반성과 성찰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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