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상성 의장에게 ‘사과상자’를 보낸 김익찬 의원의 돌발행동, 왜?
나상성 의장에게 ‘사과상자’를 보낸 김익찬 의원의 돌발행동, 왜?
  • 강찬호 기자
  • 승인 2015.02.04 18: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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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상성 의장과 대립각 세우는 김익찬 의원 인터뷰...독선 막겠다 단언.

▲ 지난해 7월 김익찬 의원은 조화영 의장에 대해 불신임을 냈다. 그러나 현재 김 의원은 나 의장에 대한 불신임 카드를 거론하며, 견제에 나서고 있다. 그리고 조 의원과 행보를 같이 한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익찬 의원이 나상성 시의회 의장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밝히고 있다. 표면적인 이유는 의장의 독주가 못마땅하다는 것. 급기야 의장 앞으로 ‘사과’ 한 박스를 보내는 해프닝을 연출하기도 했다. 2월3일 김익찬 의원을 만나, 배경과 심경을 들은 후, 상황을 재정리해봤다.

김익찬 의원은 이번 시의회 직원들의 인사이동에 대해 의회 운영위원장인 자신도 전혀 알지 못했고, 인사이동 하루 전에 알게 돼 항의했지만 소용없었다는 것. 지난해 말 나 의장이 의장실을 2층에서 3층으로 옮기려고 시도했던 과정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었다. 의회 운영위원장인 자신의 의견을 무시하고 진행하려 했다는 것이고, 이번 인사 건도 그 연장이라는 것이다.

김익찬 의원은 ‘의장 불신임’을 노골적으로 거론하고 있다. 의장 독선에 대한 압박용 카드이다. 그러나 이런 카드가 실제에서 적용될 것인지, 적용될 수 있는 것인지는 별도의 문제이다.
‘무시냐? 독단이냐? 소외냐?’ 등 나 의장과 김 의원의 관계에 대한 평은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다만 편치 않은 관계인 것은 분명하다.

김 의원은 7대 원 구성 과정에서 나 의장 행보에 함께 했다. 어부지리(漁父之利) 시의장이 됐던 조화영 의원을 비판하며, 나 의장 만들기에 한몫했다. 이어 김 의원은 의회 운영위원장과 새정치민주연합 당 대표를 맡았다. 여기까지는 공조내지 협력 모드였다. 주변의 따가운 시선에도 불구하고, 조화영 의원을 뺀 나머지 7대 의원들이 함께 태국과 라오스 외유를 떠난 것도 이런 공조 때문에 가능했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공조도 잠시 뿐이었다. 4선의 나상성 의장이 자신의 수완을 써가며 의회 리더십을 구축해 갔고, 김 의원과 파열음, 마찰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김익찬 의원은 ‘말로써는 나 의장을 못 당하겠다’며, 나 의장 행보를 못 마땅하게 여겼다. 갈등의 골이 깊어지자, 협력은 옛말이 됐다.

둘의 갈등도 갈등이지만, 지역 정치 구도도 보이지 않게 작용하는 듯 보인다. 새정치민주연합 을지역과 갑지역 간 보이지 않는 구도이다. 최근 김익찬 의원은 조화영 의원과 다시 거리를 회복하고 있다. 초기 원구성 과정에서 조화영 의원과 갈등이 과거가 되고 있다.

나상성 의장은 조화영 의원에 대해 지난 원 구성 과정에서 발생된 문제에 대해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김익찬 의원이 나 의장이 ‘사과’를 좋아하는 것 같다며, ‘사과 상자’를 의장 앞으로 보냈다. 나 의장과 거리를 두고, 조화영 의원과 행보를 다시 하는 배경에서 ‘사과 상자’ 해프닝이 벌어진 것이다.

결국 ‘갑은 갑끼리, 을은 을끼리’ 행보로 비쳐지고 있다. 이러한 구도에는 정용연 의원이 도박 사건으로 자치행정위 위원장을 사퇴했고, 후임 위원장을 뽑는 과정에서도 자리 잡고 있는 이해관계이다. 위원장을 누구로 할 것인지를 두고, 둘 사이에 또 한 번 격돌할 가능성이 놓다.

여기에 또 다시 중첩되는 구도가 ‘마브’ 건이다. 조화영 의원은 시민회관 내 입점 카페 마브 운영과 관련해, 마브 운영자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가 패소했다. 조 의원은 마브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다. 그러던 중 최근 마브 운영 계약이 연장됐다. 조 의원은 이런 사실을 못 마땅하게 여기고 있다.

차기 총선을 두고 이언주 의원과 양기대 시장이 격돌할 수도 있다는 지역정가의 소문이 도는 가운데, ‘대리전’을 치르는 구도가 형성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즉 마브 연장으로 맘이 상한 조화영 의원과 김익찬 의원이 양기대 시장이 추진하는 시설관리공단에 제동을 걸 가능성도 있다. 김 의원은 이런 가능성을 노골화하고 있다. 이언주 의원과 묘한 상황에 놓여 있는, 양 시장의 행보에 힘을 실어 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최근 김익찬 의원은 인재육성재단과 문화원 등의 위탁에 대해서도 제동을 걸겠다며, 관련 조례 개정안을 준비 중이다. 양기대 시장의 측근으로 거론되는 이들이 포진하고 있어, 제동을 걸겠다는 정치적 판단이다. 이러한 접근이 설득력을 갖춰 공감대를 얻을지는 미지수이다. 다만 김익찬 의원의 ‘노골적인 행보와 불만’의 이면에 작용하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내 이해관계 흐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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