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산4동에서 ‘소소한 작당’이나 해볼까?
철산4동에서 ‘소소한 작당’이나 해볼까?
  • 강찬호 기자
  • 승인 2015.07.10 21: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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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의 공간, ‘작당’ 문 열고 이웃들과 인사...청년들의 작당을 응원해 달라.

소소한 작당의 일상적 표정일 듯 싶다.
언한수 출신으로 청년 공간을 작당하고 문을 연 '조운씨'

광명시청 맞은편 철산4동으로 오르는 길은 가파르다. 맞은 편 길을 따라 올라가면 도덕산 초입에 이를 수 있다. 달동네처럼 구 가옥들과 골목길이 남아 있는 동네이다. 뉴타운 구역으로 묶여 개발의 신호등이 켜지기도 했지만 경기 침체로 개발은 주춤해졌다. 개발의 흐름과는 별도로 이 지역에서 꾸준하게 사람냄새 나는 마을을 가꿔가야 한다는 움직임이 이어져 오고 있다. 도덕산 정상에는 넝쿨어린이도서관이 한울림교회 공간을 활용해 자리잡고 있다. 그 아래로 동네한바퀴지역아동센터가 구도로에 인접해 있다. 지역아동센터, 지역도서관을 거점으로 동네 아이들을 돌보고 있고 사람들의 유대를 만들어 가고 있다.

길놀이로 작당 소식을 알렸다.
강옥희 광명YMCA 총무가 손님들에게 선물을 나눠주었다. 작당과 이웃하고 있는 예인전자 박기은씨도 축하하러 방문했다. 순돌이 아빠같다.


이곳에서 또 다른 움직임이 생겨나고 있다. 청년들의 활동이다. 철산4동 지역에서 자원활동, 강사활동을 해왔던 청년들이 있다. 언한수, 즉 ‘언니에게 한수 배우다’라는 팀이었다. 지역대안학교인 볍씨학교를 졸업했던 친구들이 지역에 남아, 지역 청년활동을 기획하고 활동해왔던 팀이다. 지난해 광명에서 국제민주시민교육대회를 유치해 진행하는 노련함도 보여주었던 팀이었다. 이 팀이 올해 초 해단식을 가졌다. 새로운 모색을 하는 창조적 해체였다. 소속됐던 언한수 언니들은 각 자의 길을 모색했다. 그 중에 한 명, 조운 청년이 철산4동 지역에서 청년들만의 공간에 주목했다. ‘작당’을 해 볼 만하다고 생각했다. 조운씨는 언한수 해단 이후 자신의 활동에 대해 고민했고, 그 고민의 방향은 지역 청년들이 모여서 놀 수 있는 공간이었다. 이미 타지역에서도 청년들의 공간이 만들어 지는 사례를 접한 터였다. 광명YMCA 도움을 받으며 지난 6개월여 시간을 공간 만들기에 주목했고, 준비를 해왔다.

연주팀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는 볍씨 초기 출신들이 축한 연주차 방문했다.

그리고 그 결과가 7월10일 드러났다. 철산4동 골목길을 따라 올라가다보면 중간쯤 고갯마루가 나온다. 목 좋은 곳, 모퉁이에 ‘소소한 작당’이라는 작은 공간을 마련하고 이날 떡을 돌리며 이웃들을 초대했다. 투명유리로 안이 훤하게 들여다보였다. 공간을 준비하고 도와준 지인들이 참석해 축하해 주었다. 지역에서 청년들의 공간이 열리는 것을 축하하는 지역기관 관계자들의 참석과 격려도 함께 했다. 100원 놀이터, 개장식, 영화상영 등으로 오픈 행사를 준비했다. 이 공간을 운영하는 실무책임은 언한수 출신의 조운씨와 경근혜씨가 맡게됐다. 실질 상근은 조운씨가 주로 담당한다. 조운씨는 대학을 다니다 중단하고 지역 활동에서 자신의 비전을 찾고 있는 중이다. 조운씨는 이 공간을 꿈꾸고 준비해 온 시간들이 적지 않게 부담이 됐다. 자고 일어나면 공간이 세팅돼 있는 것을 상상하곤 했다.

볍시학교 제주분교에서 일하고 있는 이영이 전 볍씨학교장(가운데)도 축하 방문했다.

이날 오픈식이 진행이 되면서 일단 큰 고비를 넘어선 듯 안도했다. 조운씨는 이곳에서 무겁지 않으면서도 즐겁고 재밌게 갈 수 있는 활동을 생각하고 있다. 동네 아이들을 위해 100원 놀이터를 만들 계획이다. 100원을 내는 것이기에 공짜는 아니다. 당당하게 참여하고 누리도록 배려한 아이들 프로그램이다. 일일식당과 일일세프를 통해 청년들의 밥상을 꾸려갈 계획이다. 공간 안에 마련된 부엌에서 음식 만들기 재능기부를 받는 프로그램이다. 일부는 만들어가고 일부는 청년활동을 위해 내어 놓는 것이다. 아마추어 공방도 운영한다. 동아리방으로 활용될 수도 있다. 청년이 아닌 아이나 어른들의 공간 사용도 가능하다. 공간 운영에 대한 세부 방침은 아직 정하지 않았다. 우리끼리 영화제도 상영하면서 청년들의 이야기 공간을 만들 계획이다.

하안복지관 정병오 관장(사진), 김미란 광명시평생학습원장 등이 축하 손님으로 방문했다.

소소한 작당은 청년들이 모여서 하고자 하는 작당을 마음껏 해나가는 것을 지향한다. 공간을 마련하고 문을 열었으니 절반은 성공했다. 이제 사람들과 무엇인가를 해가며 재밌는 공간으로 만들어 가면 될 일이다. 분명한 것은 소소한 작당은 철산4동을 기반으로 청년들에 의한 마을만들기를 지향할 것이라는 점이다. 철산4동의 꿈틀거림에 ‘역동성’이 더해지는 것이다.

작당은 청년들의 밥줄이 되어줄 후원자를 모집하고 있다. (우리은행 1005-002-138274 광명기독청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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