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가 찾아온 그날 밤, 우리는 뮤지컬 합창 속에 빠졌다네.
한파가 찾아온 그날 밤, 우리는 뮤지컬 합창 속에 빠졌다네.
  • 강찬호 기자
  • 승인 2016.11.08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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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시립합창단 기획연주회7_뮤지컬 영화와 함께 하는 음악여행 관람후기

입동을 지나자마자, 겨울의 시작을 준비하라는 듯 딱 추운 그런 날이다. 뉴스는 한파주의보를 알렸다. 11월8일(화). 시민들은 두터운 겨울옷을 꺼내 입었다. 이날 저녁 7시30분 시민회관 공연장, 광명시립합창단은 7번째 기획연주를 준비해 관객을 만났다. 공연 제목은 ‘뮤지컬 영화와 함께 떠나는 음악여행’이었다.

10살 딸 아이 손을 잡고 공연장을 찾았다. 아이 엄마도 동행했다. 모처럼 가족이 함께 지역 공연 현장을 찾았다. 뮤지컬 장르는 재밌다. 아이들도 즐기는 무대이다. 일주일에 한 번씩 지역에서 진행되는 방과 후 뮤지컬 수업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딸에게 도움을 줘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공연은 한 시간 조금 넘게 진행됐다. 장면은 빠르게 지나갔다. 공연의 재미 때문이다. 아이와아이 엄마는 예상보다 재밌었다며, 저녁 나들이에 만족했다. 아이는 뮤지컬 ‘지킬과 하이드’의 ‘지금 이 순간’ 노래가 좋았다고 꼽았다. 근래 부쩍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엔딩 곡을 흥얼거리는 아이 엄마는 레미제라블의 삽입곡 ‘원 데이 모어’가 좋았다고 한다. 내친김에 레미제라블 엔딩곡도 마저 불러줬으면 좋아겠다며, 아쉬워한다. 나는 뮤지컬 메디슨카운티의 다리에 삽입된 곡 ‘잇 윌 페이드즈 어웨이’가 좋았다. 가족들이 저마다 인상적이었던 곡을 꼽아 보니 공연 후 뒷이야기가 더욱 풍성해졌다.

합창에 퍼포먼스가 더해지면 공연은 더욱 흥미로워 진다. 합창이 갖는 독특한 힘이 있고, 덧붙여지는 퍼포먼스는 보는 재미를 제공한다. 솔로, 중창, 합창의 변화는 극적 변화를 준다. 영화 혹은 뮤지컬 의상을 바꿔 입으며 등장하는 무대는 매번 새로운 영화나 뮤지컬을 보는 신선함을 제공했다. 여러 장면이 등장하고, 다양한 뮤지컬 작품이 등장하는 만큼 전체 공연이 이어지도록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이야기꾼이 등장하는 것도 재미를 더했다.



그렇게 깊어가는 가을밤, 그리고 때 이른 초겨울 한파 속에서 관객들은 9개의 작품을 마주하며 ‘뮤지컬 영화 속으로의 여행’을 즐겼다. 이날 공연의 대미는 레미제라블이었다. 그리고 앵콜송으로 뮤지컬 맘마미아 ‘댄싱퀸 메들리’가 공연되고 연주됐다.

김영진 지휘자는 연주자는 무대에서 연주할 때 가장 행복하고, 무대 위 연주자들은 관객들이 기뻐할 때 행복하다며 수고해준 이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날 공연은 연출 김형묵, 반주 김혜정, 안무 김연실, 세션은 라비타가 맡았다.

공연을 보는 중에 이런 생각, 상상을 해보았다. 공연의 재미는 공연장을 찾는 이들만이 누리는 기쁨이다. 오지 못한 이들에 대한 미안함과 아쉬움. 공연장을 가득 메울 경우 좌석이 없어 들어 올 수 없다면, 아쉬워서 어떡하지 하는 생각. 좋은 공연, 재밌는 공연을 마주할 때 드는 생각들이다. 그러면서 더욱 큰 공연장을 가진 도시는 얼마나 행복할까 하는 생각. 크고 작은 공연장이 도시 곳곳에 있어서 원하면 언제든 공연장을 찾아 즐길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하는 생각. 그래서 더욱 큰 공연장의 더욱 큰 무대에서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시립합창단이 레미제라블의 엔딩곡을 힘차게 연주하고 노래한다면 그 무대는 얼마나 장엄할까 하는 생각. 심포니가 뮤지컬 맘마미아를 연주하고 합창단이 화려하게 무대를 누빌 때, 관객들도 객석에서 일어나 함께 춤을 추며 무대를 즐긴다면...하는 생각들이 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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