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의원나리의 폭언- "내가 이 뺏지만 아니면 넌 죽었어, 임마"
어느 의원나리의 폭언- "내가 이 뺏지만 아니면 넌 죽었어, 임마"
  • 정요섭
  • 승인 2002.12.12 19: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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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정례회가 열리고 있는 광명시의회에서 기사에 감정을 품은 의원이 기사삭제를 요구하며 해당기자에게 욕설과 폭력을 행사한 사건이 발생, 이로 인한 파장이 시민사회로까지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사건은 12일 오후 2시30분경 계수조정을 위해 소집된 건설위원회실에서 해당 위원장인 이준희 의원(광명1동)이, 취재 중이던 [광명뉴스]의 이종락 편집장에게 본인이 회의 중 잠자는 사진을 게재한 것에 불만을 토로하며 해당 사진의 삭제를 요구하는 과정에서 빚어졌다.

반말과 욕설로 시작된 언쟁은 급기야 멱살잡이로 이어졌고, 휴회 중 다시 이종락 편집장을 만난 이 위원장은 몇 마디 고성 끝에 급기야 "내가 이 뺏지만 아니면 넌 죽었어"라는 말과 함께 주먹다짐 직전까지 가서야 주변에 있던 시청 공무원과 동료 의원들의 만류로 간신히 진정될 수 있었다.

봉변을 당한 [광명뉴스]의 이종락 편집장은 "생업이 있는 시의원들이 회기동안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다"며 "의원들의 입장을 고려해서 완곡하게 표현한 것인데 그것마저 문제 삼는다면 언론을 보고 어떻게 자기들 입맛에만 맞추라는 말이냐"면서 공식적으로 대응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동료의원들 마저도 '취재기자를 향해 던지는 말치고는 도가 지나쳤다'는 반응을 보이는 가운데 당사자인 이준희 위원장은 "의원이기 전에 사람이라는 사실을 이해해 달라"면서 "표에 민감한 입장이다 보니 감정을 자제하지 못한 것 같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 소식을 접한 한 시민단체의 대표는 "신성해야 할 의회에서, 그것도 시민의 입과 귀가 되어 뛰고 있는 취재기자에게, 시민을 대표한다는 의원이 온갖 욕설과 함께 '건방진 놈', '저 놈 끌어내'와 같은 폭언을 썼다는 사실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일이다"며 "자세한 경위를 파악한 뒤, 재발방지를 위한 의회차원의 조치를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명뉴스]에서는 지난 12월7일 '카메라촛점'이라는 난을 통해 "격무에 시달리는 건설위원장님?"이라는 제목의 사진을 짧은 기사와 함께 올렸는데, 이 사진은 [광명뉴스]가 12월6일 열렸던 광명시의회 건설위원회 심의과정을 취재하던 중에 이 위원장의 잠자는 모습을 카메라에 포착한 것이다.

정요섭/한빛신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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