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천 둔치 공영주차장 문제 있다
안양천 둔치 공영주차장 문제 있다
  • 황규관
  • 승인 2003.03.15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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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할 때 금천교를 건너면서 그 아래 안양천을 내려다보는 일이 너무도 자연스러워졌다.

비가 많이 와 많은 물들이 흘러갈 때, 평소의 비쩍 마른 냇물이 치렁치렁해지면 기분이 더없이 흐뭇하다가도 또 어느 공장에서 폐수는 흘리지는 않는지 걱정이 되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에 목도하게 광경은 물이 아니라 땅이었다. 금천교 아래 안양천 둔치 공영주차장! 하안동에서 다리를 건너갈 때 보게 되었는데 해태상 주변은 쓰레기장을 방불케 하였으며, 어쩐 일인지 주차장에는 관광버스, 중장비, 택배화물차들만 그득해 시민들의 편의를 위한 주차장이 아니라 마치 영업용 차량 차고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다 주차장 주변에는 쓰레기가 널려 있는데, 얼마 전에는 버려진 텔레비전까지 나뒹굴고둑방에는 중장비의 타이어로 보이는 것들도 널려 있어 '공영'주차장이라는 이름값을 하는지 의심이 갔다.

더 가관인 것은 시청의 태도다. 공영주차장의 문제를 전화로 알리자 담당공무원은 쓰레기를 버리는 데 무슨 방법이 있느냐는 것이다. 15일에 안양천 대청소를 하는 날이니 도리어 걱정하지 말라는 투다.

오늘은 세이브존(구 한신코아) 즈음에서 안양천 둑방길을 걸었는데, 의외로 많은 시민들이 그 둑방을 걷거나 뛰는 모습에 놀랐다. 그런데 역시 안양천이 시민의 휴식공간으로 확실히 자리잡는 데는 공영주차장이 문제였다. 그 외관이며 시민들의 행복한 걷기를 막는 장애물 같다는 생각!

그곳에 주차한 차량은 거의 대부분 서울에 차적을 둔 영업용 차량이었고, 어떤 트럭은 콘테이너까지 실어 그곳을 사무실 겸 생활공간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전기선까지 끌어다가. 주인으로 보이는 사내는 월 8만원의 주차료를 정당하게 지불하고 있다고 말했다. 입구 쪽으로 가보니 아예 무슨 철제물들을 야적까지 해놓은 광경도 더러 보인다.

요금을 받는 콘테이너 박스에 가보니 50대 후반으로 보이는 남자가 주차장은 입찰에 참가해 운영권을 받은 것이기 때문에 돈을 내는 차량은 어떻게 이용하든 시빗거리가 아니라고 말한다. 쓰레기 문제를 물으니 정기적으로 청소를 하고 있다고는 하는데 전혀 미덥지가 않았다.

문제는 광명시다. 안양천 둔치 공영 주차장이 광명에는 두 곳이 있는데 다 이런 식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운영업체(?)의 말을 빌자면 정식으로 시와 계약을 맺었으니 시에서 자신들을 터치할 권한은 없다고 잘라 말하지만, 시민들의 터전을 그런 식으로 방치해도 되는지 묻고 싶다. 버리는 쓰레기를 어떻게 막느냐는 하나마나한 소리를 하기 전에 그 주차장의 목적이 무엇인지부터 묻고 싶다. 금천교 탓에 시민들이 걷기는 중단되고 교각 아래로 통과해야 하는데 그곳은 영업용 차량의 차고지가 턱 가로막고 있다.

그래놓고도 입구 쪽에는 '안양천둔치 공영주차장 안내문'이 서 있다.

이게 '공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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