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산4동 산꼭대기, 산동네 아이들을 위한 넝쿨 도서관 열어
철산4동 산꼭대기, 산동네 아이들을 위한 넝쿨 도서관 열어
  • 강찬호기자
  • 승인 2003.07.23 18:21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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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산4동 산꼭대기,
산동네 아이들을 위한 넝쿨 도서관 열어

2003. 7. 23.강찬호 기자     

 

 

 

▲ 철산4동, 산꼭대기에 넝쿨어린이도서관이 생겼다.

 

“넝쿨 도서관은 아이들에게 밝은 세상이 되고자 합니다. 그리하여 아이들에게 책을 통하여 세상에 대한 슬픔과 노여움보다는 여럿이 있을 때에 따스함과 사랑을 보여주고자 합니다. 또한 넝쿨 도서관은 아이들이 꿈을 키워 나가는데 좋은 흙이 되고자 합니다. 그리하여 아이들이 갖가지 싹을 튀워 자기의 색깔로 당당하게 살아가기를 희망합니다.” - 넝쿨 도서관

 

▲ 넝쿨도서관을 여는 날 동네 사람들과 관계자들이 함께 모여 축하하고 있다.

 

2003년 7월 23일. 이 날은 철산4동에서는 또 하나의 의미 있는 날로 기록이 될 것 같다. 작년12월부터 고민을 시작한 것이 이제 결실을 맺고 있다. 철산4동 지역 어린이들을 위한 소중한 공간이 생겼다. 넝쿨 어린이 도서관이 그것이다.

“이 도서관이 만들어지기까지의 시간은 임산부 산모의 고통과도 같았다.” 이 넝쿨 도서관 준비를 위해 백방으로 뛴 최미자씨(철산4동)의준비과정에 대한 소감이다. 초등학생 승훈이의 엄마이기도 하다. “철산4동은 다른 지역에 비해 맞벌이 부부가 많다. 할아버지나 할머니 손에 길러지는 아이들도 많은 곳이다. 이 아이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을 했다. 방과후 숙제, 어린이도서관... 다행히 한울림교회에서 공간을 선뜻 제공한다고 하여, 고민을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작년 말부터 고민을 시작했지만, 본격적인 준비는 올 여름이다. 동장, 시의원, 평생학습원, 새마을 문고 등을 찾았다. 그리고 조금씩 가닥이 잡혔다. 욕심내지 않고 진행을 할 것이다. 아이들, 그리고 엄마들, 아이를 키우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만나면서 나눌 수 있는 쉼터 공간으로 발전을 해나갔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고 있다.” 최 씨는 광명YMCA 생활협동조합(이하 생협) 회원으로 이 지역에서 소모임 ‘달맞이 등대’를 꾸리면서, 도서관을 구상하고 준비를 해왔다. 앞으로 운영을 함에 있어서도 이 모임의 회원들이 주축이 되어 자원봉사를 할 예정이다.

 

▲ 넝쿨도서관에서 자원봉사를 하기로 한 일꾼들이 인사를 하고 있다.

 

이날 도서관 개관식 사회를 맡은 김애심씨 역시 이 모임의 회원이다. 이날 오후2시에 지역 어린이, 학부모, 그리고 관계자들 30여명이 참석, 의미 있는 행사에 마음을 모았다. 강평재 철산4동 동장은 “이 자리를 동장으로서 보다, 가족의 한 사람으로 참여한 마음”이라며, 도서관에 지원을 하겠다고 했다.

최옥선 광명새마을 문고 회장 역시 “우리나라는 공공도서관이 부족해, 문화적 혜택을 받기가 쉽지 않은데, 마을문고는 그런 부분을 해소 하는데 있어 어느 정도 기여를 하고 있다”며, “철산4동 지역에서 독서 저변을 확대하는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인사말을 했다. 넝쿨 도서관 개관은 새마을 문고의 도서 지원이 많은 힘이 되었다. 앞으로도 많은 지원을 통해 지역에서 이 도서관이 자리를 잡는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새마을 문고의 구상이다. 새마을 문고의 확장과 지역 모임이 결합을 해서 도서관을 만들어 내는 사례가 될 것 같다.

광명YMCA 이영이 총무도 축사를 통해 “넝쿨은 강인하다. 척박한 곳에서 가장 먼저 싹을 트고 나오는 것이 넝쿨류다. 상대적으로 문화적 소외지역인 철산4동에서 넝쿨 도서관이 생기는 것은 어쩌면 신의 계시가 있는 것도 같다”며, 이곳 산꼭대기에서 너른 세상을 만들자“고 한다. 또 이 총무는 ”처음 이 도서관 논의를 하면서 과연 될까?하는 의구심도 회원들 간에 많았다. 그러나 준비과정을 지나면서 책이 모이기 시작했고, 확신과 희망을 갖게 되었다. 이 넝쿨 도서관이 아래 동네로 확산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공간을 제공한 한울림 교회 이승봉 목사도 “그동안 16년의 교회 역사를 지나면서, 탁아소 8년, 공부방 6년의 경험이 있었다. 이 일이 쉽지 않은 일임을 안다. 자원봉사자들로 시작하는 일인데, 도울 수 있는 일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한다. 또한 “교회는 편의시설 제공에 있어 신경을 쓰겠다”고 했다.

 

▲ 도서관 밖, 꽃밭에서 동네 아이들이 놀고 있다.

 

현재 광명시에는 어린이 전용 전문도선관은 평생학습원 2층에 설치한 ‘청개구리’ 도서관이 유일하다. 공공도서관이다. 이와는 별도로 하안5단지 자치부녀회에서 마련한 ‘넓은세상 도서관’이 있다. 어린이들을 중심으로 단지 주민들 누구나가 이용할 수 있는 도서관이다. 이번에 철산4동에 생겨나는 넝쿨 도서관은 어린이 전용도서관이 될 것 같다. 규모는 작지만, 그리고 학부모들이 자원봉사를 통해 운영을 하는 것이지만, 열악한 지역에서 아이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의 하나로 접근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인사말과 축사 그리고 그동안의 경과를 보고하고, 참가자 전원이 ‘작은 세상’ 노래를 함께 부름으로서 개관식 행사를 마쳤다. 그리고 조촐하게 마련한 다과를 나누며 이야기 꽃을 피웠다. 이제 준비한 떡을 주변 이웃들에게 나눔으로서, 넝쿨 도서관은 지역 어린이 도서관으로 그 시작을 알리게 된다.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만들어 가는 곳으로...

 

 

  

<광명시민신문 강찬호기자 tellmec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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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동 주민 2003-07-23 18:21:20
아무나 할수 없는 일을 이렇게 번듯하게 하는 걸 보니 철산4동 주민의 한사으로 너무나 환영합니다.

조은주 2003-07-23 18:21:20
아이들의 예쁜 도서관이 되겠군요.. 축하드립니다.

여우촌에서 2003-07-23 18:21:20
읽을 수 있는 책도 가득하였으면 합니다. 덤으로 책은 아이들만이 읽는 것이 아니란 것을 알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남경화 2003-07-23 18:21:20
도서관이 생긴 다는 건 알았는데, 23일은 몰랐네요. 늘 지나고 나면 아쉽 듯이 함께 하지 못한 것이 아쉽네요. 열심히 홍보해서 책 모아 보내드려야 겠네요

이경열 2003-07-23 18:21:20
넝쿨 도서관 이름 멋지네요.작은 싹이 넝쿨이되기까지 무궁한 발전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