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장 개장으로 도산 위기에 몰린 시민, 무기한 단식농성 돌입
장례식장 개장으로 도산 위기에 몰린 시민, 무기한 단식농성 돌입
  • 이승봉기자
  • 승인 2004.04.21 17:05
  •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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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장 개장으로 도산 위기에 몰린 시민, 무기한 단식농성 돌입.

 

 

 

 

▲ 광명Y병원 앞 도로에서 단식농성을 하고 있는 이동호씨.

 

"안녕하십니까? 저는 지금 참당하고 절망적인 상황에서 생애 마지막 유서를 쓰는 심정으로 팬을 들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저의 집은 수년동안 저를 믿고 또 저의 집을 보고 전입와서 살고 있는 세입자가 10가구나 됩니다.
이제 봄이 되면 몇가구가 이사 준비를 하고 있는데 저로서는 아무 대책이 없습니다. 장례식장 바로 뒷 집이라하여 부동산 소개업소에서 조차 중개를 망설이는 실정입니다. 그래서 마지막 한번더 이사장님께 몇가지 호소를 드리고자 합니다."
이글은 광명7동 290-69호에 다가구 주택(대지 52평, 연건평 150평) 을 소유하고 있는 이동호씨가 s의료재단 이사장에게 보낸 내용증명의 서두 글이다.

 

지금 이씨는 광명7동 소재 광명Y병원 앞에서 단식 농성중이다. 이씨가 단식농성에까지 돌입하게 된 이유는 광명Y병원이 2003년 12월 25일 장례식장을 개장하였기 때문이다. 장례식장이 들어서면서 불과 2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이씨의 다가구 주택에 세들어 있는 10가구 세입자들이 이사를 희망하였기 때문이다. 코 앞의 장례식장이 있는 집에서는 살기 싫다는 이유이다. 하지만 이들에게 지불한 돈도 없고 또 이들이 나가면 장례식장 옆집에 세들 사람 없다는 것이 이씨의 고민이다.

▲ 이씨의 항변과 요구

이씨가 세입자들에게 지불해야 할 전세 보증금은 모두 2억2천5백만원. 스무살 때 서울로 올라와 방림방적에서 퇴사할 때까지 30여년을 허리띠 졸라매고 살아온 결과물이 달랑 집한채였다. 그것도 돈이 모자라 전세보증금까지 다 털어 넣어 가진돈이라고는 땡전 한푼 없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도산의 위기가 닥쳐온 것이다.

 

▲ 8층 높이의 주차타워와 이씨 소유의 다가구 주택

 

광명Y병원은 2002년 이씨의 옆집 2채를 매입하여 주차타워를 짓고 2003년 11월 병원 지하시설을 장례식장으로 개조하였다. 그리고 12월 25일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이씨는 장례식장이 들어설 것이라는 소문이 돈 2002년부터 s의료재단에도 민원을 재기하고 광명시청에도 진정서를 넣었고, 국민고충처리위원회와 청와대에도 민원을 제기하였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현 장묘법에 의거한 합법적인 영업이라는 회신뿐이었다고 한다.

 

▲ 왼쪽이 지하장례식장이 있는 병원 건물. 불과 2m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2003년 4월 개원한 병원은 장묘법의 보호를 받아 혐오시설인 장례식장을 주거지역(행정상으로는 일반상업지역임)에 주민동의도 없이 합법적으로 운영할 수 있고, 1991년 10월 15일 준공하여 13년동안 평화롭게 살아가던 11가구는 혐오시설인 장례식장이 들어서서 막대한 재산상의 불이익을 당하고 심지어는 타의에 의한 도산을 당하여도 불쌍한 서민들은 당연한 일로 받아드려야 하는가?" 이씨의 눈물겨운 항변이다.
이씨는 최근  병원측과 개인면담을 하였다고 한다. 그 자리에서 s재단 부이사장에게 들은 이야기는 매입은 하겠으나 지금은 병원사정이 어려워 병원이 정상화 될 때까지 기다려 달라는 것이 전부였다.
이씨는 지난 4월 6일부터 병원앞과 광명사거리역 앞에서 1인시위를 하고 있으며 21일 현재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하였다. 이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죽을 수밖에 없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현재 이씨는 내용증명을 통해 장례식장운영을 중단하던 지 아니면 자신의 집을 시가매입 하던지 둘 중 하나의 방법으로 해결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씨는 경실련등 시민단체에 민원을 제기하였으며, 손해배상청구 등 법적 대응도 준비하고 있다.

 

  

 <2004. 4. 21  이승봉기자 사진:송승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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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2004-04-21 17:05:14
법과 현실의 괴리가 참 심각하군요. 답답한 심정을 풀어줄 방법은 도대체 없는겁니까? 조속히 바람직한 해결이 이루어지길 빕니다.

시민 2004-04-21 17:05:14
에구..당사자로서는 참 안타까운 일일겁니다. 병원 측에서 원만히 해결해주었으면 합니다. 그렇게 안하면 그 병원 안 가기 운동이라도 해버려?

김희수 2004-04-21 17:05:14
무엇이 이렇게 힘들게 합니까? 세상 참 살기 힘든 세상 입니다. 돈가진 넘들은 더 가질려고 발버둥을 치고..,

나라 2004-04-21 17:05:14
언젠가 길에서 본 적이 있었는데 이런 사연이 있었던 것이군요. 연세병원, 악덕병원이란 오명이 붙여지기 전에 처리해줘야함돠~! -_-

이재길 2004-04-21 17:05:14
저도 그 병원을 이용하는데, 그런 일이 있는지 몰랐습니다. 잘 해결되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