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을 품고 쌍섭다리 만들기
소원을 품고 쌍섭다리 만들기
  • 방기호기자
  • 승인 2004.03.26 1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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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을 품고 쌍섭다리 만들기

 

 

 

▲ 영월 쌍섭다리 축제를 위해 나무 다리를 만들고 있다.

 

화암사 내사랑/ 안도현

 

인간세 바깥에 있는 줄 알았습니다.
처음에는 나를 미워하는지 턱 돌아앉아
곁눈질 한번 보내오지 않았습니다.

나는 그 화암사를 찾아가기로 하였습니다
세상한테 쫓기어 산속으로 도망가는 게 아니라
마음이 이끄는 길로 가고 싶었습니다
계곡이 나오면 외
나무다리가 되고
벼랑이 막아서면 허리를 낮추었습니다

마을의 흙먼지를 잊어먹을 때까지 걸으니까
산은 슬쩍, 풍경의 한 귀퉁이를 보여주었습니다.
구름한테 들키지 않으려고 구름속에 주춧돌을 놓은
잘 늙은 절 한 채

그 절집안으로 발을 들여 놓는 순간
그 절집 형체도 이름도 없어지고,
구름의 어깨를 치고가는 불명산 능선 한자락 같은 참회가
가슴을 때리는 것이었습니다
인간의 마을에서 온 햇볕이
화암사 안마당에 먼저 와 있었기 때문입니다
나는, 세상의 뒤를 그저 쫓아다니기만 하였습니다

화암사, 내 사랑
찾아가는 길을 굳이 알려주지는 않으렵니다.

 

▲ 마을 장정들이 총동원되어 다리를 만들 나무를 나른다.

 

▲ 일도 하나의 놀이. 축제란 그런 것. 희망을 향해...

 

 

  

<2004. 3. 26  방기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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