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고교등급제를 주장하나
조선일보, 고교등급제를 주장하나
  • 안티조선
  • 승인 2004.09.15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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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가 이번에는 ‘고교등급제 도입’을 주장하며 또다시 ‘평준화 흔들기’에 나섰다. 

  한나라당 이주호 의원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2001년도에 실시한 학업성취도 평가를 갖고 전국 초·중·고교 학생들의 학력이 ‘학교’에 따라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으며, 조선일보는 이 같은 내용을 10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조선은 1면 머리기사에서부터 <강남A고 70점/강북B고 44점>라고 제목을 다는 등 특정 지역 고등학교간의 성적차를 부각하고 나섰다. 그러나 이주호 의원의 분석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학업성취도 평가는 애초 학교나 지역간의 학력차를 검토하기 위해 설계한 자료가 아니며, 표집대상 학교도 전체에 1%에 불과해 조사의 타당성 자체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 보고서 자체의 치명적인 결함은 차치하고라도, 조선일보의 보도만 보더라도 사실왜곡이 드러난다. 바로 3면 <‘상위 10%에 속한 학생’ 69개교는 한명도 없었다>는 기사다. 이 기사 역시 제목부터가 문제다. 조선일보는 ‘상위 10%에 속한 학생이 한명도 없는 학교가 69개교’라며 학교간 학력차가 크다는 점을 부각했으나 “72개 평준화 고교만을 보면 전국성적 상위 10%에 단 한 명의 학생도 들어가 못한 고교는 6개교”라고 보도가 이어져, ‘69개교’의 대부분은 ‘비평준화 정책’으로 학력격차를 겪고 있는 학교라는 사실을 역으로 추론할 수 있다. 하지만, 조선일보는 이를 근거로 ‘평준화 정책’을 문제삼았다. 

  또한 조선일보는 <서울은 강남·강서 고득점/종로?중구는 낮은 점수>에서 지역별 ‘학력격차’를 문제삼았다. 그러나 학교별 평균점수를 꼼꼼하게 분석해 보면 같은 강남지역의 학교 중에 70.75점으로 1등을 한 학교도 있지만, 47.29점으로 전체 28개교 가운데 23등을 한 학교도 있다. 또 강서지역의 경우에도 A고는 4등(66.90)을 했으나 C고는 24등(47.05)을 했고, 송파구는 A고 10등(53.38), B고 17등(49.24), C고 25등(46.37)으로 다양하게 나타나는 등 같은 지역 안에서도 차이를 보여 이를 근거로 ‘지역별 격차’를 논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5면에서 조선일보는 급기야 이 같이 허술한 자료를 근거로 ‘평준화 30년 사실상 실패’ 운운했으며, 11일 사설에서는 ‘평준화로 학교교육이 붕괴됐다’고 어거지를 부리기까지 했다.

  이번 조선일보의 보도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그 저의가 의심스럽다. 얼마전 교육부가 2008학년도 새 대학입시제도를 발표한 이후, 일부 대학들이 공공연하게 ‘고교등급제’를 반영을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사실상 이를 뒷받침하는 내용의 연구자료가 ‘절묘한 타이밍’에 보도됐다. 또한 이 보도가 이른바 ‘조선일보-한나라당 커넥션’을 통해 여론화되었다는 점에서도 입맛이 개운치않다. ■

2004/09/15 [05:43] ⓒ 안티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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