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의집 문금래위원장 10년간 활동 접고 7월 귀농한대...
만남의집 문금래위원장 10년간 활동 접고 7월 귀농한대...
  • 이승봉기자
  • 승인 2005.06.24 19:27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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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하는 문금례위원장 환송식 열려




6월 23일 저녁, 광명만남의집에는 그동안 열심히 활동하던 시민단체 상근자와 회원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광명만남의집에서 10년동안 실무자로 활동해왔던 문금례운영위원장의 환송식이 있어서다.

노신복 광명시민단체협의회상임공동대표, 김연환 운수연대 상임대표, 강은숙 여성의전화 회장, 윤철 청소년문화의집 관장, 강성철 광명공무원노조위원장, 이병렬 광명민주노동당 위원장, 이승봉 광명시민신문 발행인, 조은주 경실련 교육국장, 이종락 문화원 사무국장, 박경옥 교육연대 사무국장, 이영이 YMCA 총무 등 80여명의 지인들이 함께해 주었다.




만남의집에서 정성껏 준비한 식사를 하고 8시 30분경 조촐한 환송식이 열렸다. 환송식은 평소 문위원장을 아끼고 사랑했던 사람들의 환송사로 이어졌다.

노신복 상임대표는 “섭섭하고 아쉬운 마음에 제일 좋은 옷을 찾아입고 나왔다. 문위원장은 항상 웃는 모습이지만 불의를 보면 서슬 퍼런 모습으로 살아왔다. 귀농은 앞으로 우리가 가야할 길인데 먼저 앞서가게 된 것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강은숙 여성의전화 회장은 “같은 나이여서 힘들때는 서로 위로와 의지가 되었었다. 광명에서 힘들고 어려웠던 일들은 다 묻어버리고 행복한 삶을 만들기 바란다”고 부탁했다.

이윤정 만남의집 운영위원은 "얼마전 노은혜수녀님의 환송식으로 한때 뒤숭숭했는데 또 문위원장을 보내게 되어 섭섭한 마음이다. 97년에 만나서 함께 좋은 인영으로 살았다. 문위원장은 좋은 인연을 만드는 사람이어서 그동안 만남의집 특유의 인간적이고, 건강한 색깔을 만들어 왔던 것 같다.  빈자리를 어떻게 메워야 할지 모르겠다“고 술회하였다.

조은주 경실련 교육국장은 “만남의집에 더부살이를 하며 구박을 받았는데 서러운 마음만큼 보내기가 쉽지않다. 두꺼비생태학교에서 천연염색한 스카프를 마음담아 드린다”며 섭섭함을 표시하였다.




운수연대 김연환 상임대표는 “광명에서 20년 넘게 살았디만 본격적으로 활동한 것은 2년이 좀 더 되었다. 2년동안 문위원장을 알고 지냈지만 참으로 소중한 만남이었던 것 같다. 기서 살다가 언제라도 마음에 안들면 돌아오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노용래 전 광명전교조 지회장은 “그동안 여러모로 많이 가르쳐 주어서 고맙다”는 말로 아쉬움을 대신했다.

이종락 문화원 사무국장은 “귀농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부럽다. 관상을 좀 볼줄 아는데 문위원장은 도시녀 보다는 시골녀에 더 어울린다. 도시에서 고생 많이 했는데 시골녀로 아주 잘 살 것”이라고 덕담을 했다.

윤철 청소년문화의집 관장은 “20년전 노동자 동지로 만나 살았다. 이제 노동자에서 농민으로 돌아가는 문위원장의 앞날에 행복이 가득하길 빈다”고 축복하였다.

박경옥 교육연대 사무국장은 “열심히 사세요”라는 짧은 한마디 인사말 속에 깊은 마음을 담기도 하였다.

강희범 경인운수 노조지부장은 “자주 볼수 있었으면 좋겠다. 자주왕래할 기회를 만들자”고 주문했다.

도덕파크 동대표는 “문금례 언니를 안지 얼마 안 되어 떠난다니 괘씸하다(?)며 농사지어 보내 줄 것(?)”을 요구하기도 하였다.

사회를 보던 안은경 만남의집 운영위원은 문금례 위원장을 생각하며 직접지은 시를 낭독하기도 했다. 시 전문은 다음과 같다.

나는 문금례 그녀가 좋다.

나는 그녀가 좋다.
20대의 젊음을 노동현장에서 이 땅의 노동해방을 위해
밤낮없이 젊음을 불태웠던
여성전사 문금례를 상상해 보라

나는 그녀가 좋다.
10년의 세월을 갖은 유혹에도 흔들림없이
지역주민들과 함께 그 자리를 지켜온
지역운동가 문금례의 우둔함을 사랑한다.

나는 그녀가 좋다.
동네방네 쫓아다니며 주민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불의한 힘에 맞서 싸우다
만신창이 되던 문금례의 투지를 사랑한다.

나는 그녀가 좋다
삶의 애환을 함께 나누며
때론 부드런 대화로 때론 구성진 노랫가락으로
하나가 되던 문금례의 춤사위를 사랑한다.

나는 그녀가 좋다.
10년을 열심히 살았으니 이제 나 떠난다고 말할수 있는
건강한 농촌 일구며 검게 그을릴
까무잡잡해질 문금례의 40대 얼굴을 사랑한다.

나는 그녀를 사랑한다.
불혹의 나이되어 새 삶을 꿈꾸며
새로운 신혼을 즐기리라고
애교있는 웃음을 선사하는 문금례를 사랑한다.

마지막 순서는 문금례 운영위원장의 답사.
“돌이켜보면 ‘바위처럼’이라는 노랫말 처럼 살려고 했던 것 같다. 오늘 이 자리에 서니 그동안 너무 많은 사랑을 받고 있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살겠다. 그동안 더 열심히 하지 못한 것이 미안하고 남은 사람들의 어깨가 더 무거워질 것 같아 안타깝다. 만남의집 생활이 나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였던 것 같다. 광명의 사랑을 품고 귀농해서 어려울때 마다 조금씩 꺼내 위로와 힘을 받겠다."
문위원장은 “보성 농산물을 꼭 이용해 달라”는 애교섞인 맨트로 답사를 마무리했다.

함께 한 지인들은 못내 그의 떠남을 아쉬워하며 ‘함께 가자 우리 이길을’이란 노래를 힘차게 불렀다. 문금례위원장은 7월 초 남편 안경환씨와 아들 안민우군과 함께 귀농길에 오른다.

2005. 6. 24  /  이승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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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선 2005-07-02 13:55:11
그 날 가보지 못해서 안타깝습니다. 문금례 선생님 자연 속에서 행복이라는 글자를 찾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조은주 2005-07-02 02:47:51
갔다가 힘들더라도 마음 힘들게 보낸 사람들을 생각해서 잘 사시고, 그래도 너무 힘들면 다시 정든이들이 있는 광명으로 돌아오소. 그냥 그모습 그대로 그대를 맞이하리니... 그모습을 너무나 좋아하는 마음은 그리 쉽게 변하지 않을터...

이종락 2005-07-01 11:05:33
그날 못다한 이야기... 도시는 흔히들 출세와 욕망을 위해 모이고 시골은 그리움이 넘쳐서 돌아간다고 합니다. 이제 자연의 품에서 여유롭고 넉넉한, 비움으로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박상대 2005-06-26 15:05:22
그날 의원세미나가 있어서 참석 못했는데 정말 많은 분들이
축하해 주었군요. 행복한 삶 이루길 바랍니다.
광명에서 처음 만났을때의 그 모습으로 변함없이 행복하게 사시길.... 다시 만난날 날을 기대해 봅니다.

,,, 2005-06-25 14:09:29
우리는 바위가 아닙니다. 갈대보다 더 연약하고 또 바람보다 먼저 눞는 풀인가 그런 생각입니다. 먼저 만나서 보여 준 품위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또 아들이 입던 옷도 내가 입어니 벌써 너덜해져서 버렸습니다. 어디 버릴 것은 옷만이 아니겠지요. 부디 어는 산자락에서 득도하였다는 소문듣고져합니다. 아마 산으로 들로 가는 것은 행복하기 위해서 가는 것은 분명 아닐 것이라는 '조금 슬픈 생각'이 내게 있습니다. 방초 우거지고 거센 바위가 앞에 있더라도 물러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