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갈등, 다른 시선으로 들여다보기
공공갈등, 다른 시선으로 들여다보기
  • 강찬호
  • 승인 2006.03.11 1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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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포럼에 대한 짤막한 소개 

▲ 지난 1월 20일에 있었던 갈등포럼 창립총회 모습

최근에 갈등예방과 갈등해결이라고 하는 문제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공부를 하는 모임이 생겼습니다. 약칭하여 ‘갈등 포럼’이라고 부릅니다. 막 시작하는 단계입니다. 갈등영향평가와 분석, 참여적 의사결정, 협상과 조정, 갈등사례 연구, 갈등교육에 대한 연구 등 연구 주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공무원도 있고 시민사회 활동가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삶은 갈등의 연속입니다. 사회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개인 차원에서도 매일 갈등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고 봐도 틀리지 않을 것입니다. 갈등포럼은 개인적인 갈등보다는 사회적 갈등, 그 중에 정부 정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하는 공공정책 갈등에 주목하는 모임입니다. 중앙정부에서 추진하는 정책이나 지방정부에서 추진하는 정책들이 연구 대상입니다.

갈등, 피할 수 없는 딜레마.

통상 갈등에 대해 우리는 부정적 인식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피할 수 없는 것이 갈등임에도 왠지 갈등은 불편한 것처럼 느껴지곤 합니다. 새만금 사업이나 천성산 터널 공사 등에서 보듯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치르기도 합니다. 갈등포럼은 이러한 갈등의 모습에 주목합니다. 피할 수 없는 것이라면, 그리고 갈등이 많은 사회적 비용을 치르는 것이라면, 적극적인 개입과 관리를 하자는 것입니다. 가능한 사전에 예방을 하는 것이 주목적입니다. 갈등의 부정적 에너지보다는 긍정적 에너지에 주목하고, 생산적인 방향으로 갈등을 다루자는 것입니다.

분명 우리 사회에서 미처 주목하지 못했거나 충분히 대비하지 못한 분야에 대한 접근입니다. 그렇다보니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고 있습니다. 갈등의 소모적인 측면에 많이 지쳤다고 보는 이들도 많을 것이고, 뭔가 생산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갈등의 문제에 대해 접근해보고자 하는 이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참여와 관심을 보인다고 여겨집니다. 긍정적인 흐름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사회적 갈등에 대해 법적으로, 제도적으로 준비를 하고자 하는 정부 내 흐름 역시 존재하고 있는 것 역시 사실입니다. 나름대로 이런 흐름을 포착하는 정부 부서의 공무원들도 이런 모델을 도입을 해보고자 자발적인 모임이 생기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한편 시민사회 진영에서도 이러한 갈등해결 기구를 자체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이른바 갈등해결센터 같은 경우입니다. 어느 정도 갈등 해결에 대한 사회적 역량이 생기기까지는 이런 저런 움직임들이 활발하게 움직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곳곳에, 갈등 모임 생겨나는 추세

한편 우리사회에서 갈등에 대한 합리적 해결이라고 하는 틀이 가능할 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을 수 있다고 여겨집니다. 우리사회의 발전 과정이나 사회적 지형을 고려할 때 서구에서 발달한 갈등해결 모형이 과연 우리사회에서 적용이 될 수 있을지, 또 하나의 지배 체제를 정당화 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의구심이 충분히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우리사회 갈등 해결이 아직 한 치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고, 노사정과 같이 불신과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이 갈등해결 모델 도입의 어려움을 반증하는 경우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역시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고 봅니다. 한편 국회에 관련법이 계류 중인데, 국회에서 이 법안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되는데 어려움이 있는 것이 현 상황인 것 같습니다. 정치권의 할 일이 없어진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농담이겠지요.

갈등해결, 지역사회 역량으로 확대해야

여하튼 공공정책의 추진 과정에서 발생이 될 수 있는 갈등의 문제에 대해 ‘사후약방’식 대응이 아니라, 보다 근본적인 문제의식을 가지고 접근을 해보겠다고 하는 흐름이니 적극적인 생각을 가져 봅니다. 이제 이 문제에 대해 많은 연구도 행해지겠고, 다양한 공론화가 진행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갈등을 사전에 예방하겠다고 하면, 공공의 영역이 적극적으로 열려야 하고, 시민사회와 전문가 그리고 이해당사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이 되어야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많은 시간이 필요한 일입니다. 인식의 전환과 신뢰의 형성이 기본이기 때문입니다. 지방자치가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때입니다. 내용적으로 지역사회가 성장하고, 지방자치제가 성숙해가는 과정으로 지역사회에서 갈등해결 모델이 도입이 되고 실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 봅니다. 지역사회에서 이런 문제에 대한 공론화가 진행이 되었으면 합니다.

갈등포럼. www.pcrforum.or.kr.

2006. 3. 13  / 강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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