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의 약속, 6.15 민족통일대축전 개막
통일의 약속, 6.15 민족통일대축전 개막
  • 이국언기자
  • 승인 2006.06.15 11: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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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 주역 DJ, 특별연설...1만여명 환영단 “조국통일” 물결

  
▲ 6.15 여섯돌을 기념하는 통일민족대축전이 14일 광주에서 개막식을 갖고 3박 4일간의 일정에 돌입했다.ⓒ이정재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다짐한 6.15공동선언 여섯 돌을 기념하는 '6.15민족통일대축전'이 3박4일간의 일정으로 민주화의 성지 광주에서 화려한 막이 올랐다.

14일 축전 공식 개막식이 열린 광주 월드컵 경기장에는 지칠 줄 모르는 장대비 속에서도 전국 각지에서 1만여명의 환영단이 운집, 통일의 함성을 마음껏 외쳤다. 이날 예상 밖의 폭우로 인해 당초 행사위원회가 기대한 3만여명의 규모에는 못 미쳤으나 행사장을 찾은 각지의 시민들은 모처럼 광주에서 맞는 뜻 깊은 행사에 시종 들뜬 분위기였다.

개막식은 예정시간 보다 1시간 늦은 오후 8시, 단일기를 손에 쥔 광주 YMCA서부지구 어린이스포츠단 150여명이 경기장에 들어서면서 시작됐다. 빗속에서도 개막식을 기다려 온 1만여명의 환영단은 대표단이 경기장에 입장하자, 열띤 환호와 함께 "조국은 하나다"를 목청껏 외쳤다.

이어 대회기인 대형 한반도기 입장에 이어 기수단 50여명이 그 뒤 대열을 이끌었다. 이어 "렬사적인 공동선언 기치 밑에 조국통일운동을 거족적으로 벌여나가자"라는 현수막을 앞세우고 드디어 북측대표단이 경기장에 들어서자, 경기장은 다시 한번 열광의 함성이 메아리 쳤다.

이날 해외 대표단은 "자주 평화민족대단합으로 통일의 전기를 열어나가자"는 현수막을, 남측 대표단은 "우리 민족의 단합된 힘으로 6.15 남북공동선언 실현하자"라는 현수막을 내 걸고 경기장에 들어섰다.

'아리랑', '우리는 하나다'…광주는 "통일"물결

  
▲ 광주월드컵 경기장에는 악천우속에도 1만여명의 참가단이 참가했다. 통일음악단 공연에 흠뻑 빠져 바라보고 있는 시민들 표정.ⓒ이정재
이어 해외대표단, 남측대표단의 순서대로 차례로 입장한 대표단들은 트랙을 한바퀴 돌며 환영단의 손길에 일일이 화답했다. 특히 북측 대표단이 단상 앞을 지나갈 때는 우뢰와 같은 박수와 함께 더 큰 함성을 보내며 이들을 환영했다. 이들이 입장을 마치는 동안 반복해서 '아리랑' 음악이 울려 퍼졌다. 14일 저녁 광주 월드컵경기장은 온통 "조국통일" 단 하나의 목소리였다.

8시 20분경 본 행사를 위한 주석단 입장이 이어지자 경기장은 다시 한번 박수와 함성으로 메아리쳤다. 무대에 오른 주석단은 이어 노란색 비옷을 입은 어린이합창단 20여명의 선창에 따라 '우리의 소원'을 합창하기도 했다. 경기장을 바라보고 양편 관람석에 마주앉은 환영단도 이에 호응, 함께 '우리의 소원'을 부르기도 했다.

이날 사회는 홍창진, 김성철, 박길호씨 등 남북 해외 대표 3명이 공동 진행했다. 사회자가 개막식을 선포하자 축포와 함께 대회기인 대형 단일기가 게양됐고, 이에 맞춰 경기장 천장에서는 "아따 통일 얼릉 해붑시다"라는 전라도 말투의 대형 선전물이 펼쳐져 잠시 참가자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백낙청 6.15 남측위원회 상임대표의 개막사에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이 특별연설에 나서자 오랜만에 김 전 대통령을 보게 된 시민들과 참가단은, 어느 때 보다 열띤 박수로 김 전대통령을 맞았다.

DJ "6.15는 민족사상 가장 의의깊은 사건"

김 전 대통령은 "오늘의 이 '민족통일대축전'의 광경을 보고 망월동 국립묘지에 계신 영령들의 마음은 어떠하겠느냐"며 "틀림없이 자신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았다고 생각하시면서 오늘의 모임을 축하하고 기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6.15 남북정상회담은 우리 민족사상 가강 의의 깊은 사건"이라며 미국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6.15 남북정상회담은 남북한이 사상 처음으로 자기 민족의 미래를 스스로 결정한 사건이었다"고 이날의 의미를 덧 붙였다. 아울러 6.15공동선언의 주역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도 "감사드린다"며 안부를 건넸다.

김영대 북측 당국자 대표단장은 "2000년 6.15야 말로 우리 민족끼리 시대를 여는 역사적인 날이었다"며 "우리민족끼리 기치를 높이 치켜들면 승리요, 내리면 패배다"며 힘주어 말했다.

남측 당국대표단 단장인 이종석 통일부장관은 6.15이후 변화해 온 각 부문의 변화상을 거론한 뒤 "우리는 지난 6년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남북관계를 새로운 차원으로 한 단계 도약시켜 나가야 한다"며 "이런 차원에서 남북관계를 좀더 통 크게 열어나가자"고 환영사를 대신했다.

이어 해외대표단 단장 곽동의 해외위원회 공동위원장은 "분단의 비극이 아무리 참혹하다해도 아무도 우리에게 통일을 가져다주지는 않는다"며 "통일은 달려가면 가깝고, 걸어가면 멀고, 주저앉으면 도달할 수 없는 민족대행진의 종착역"이라고 노령에도 불구, 열띤 연설로 주목을 받았다.

  
▲ 5.15민족통일대축전 개막식에서 축하공연을 펼치고 있는 북측 "통일음악단"의 공연장면.ⓒ이정재
주석단이 퇴장과 함께 공식행사가 끝나고 이어 북측, 해외, 남측의 축하공연 한마당이 연이어 펼쳐지면서 이날 개막식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북측 '통일음악단' 공연에 매료
'아리랑 낭랑' 대중가요, 민요 등 장르 넘나들며 솜씨 뽐내

  
▲ 북측 공연팀 "통일음악단"의 공연장면. 시종 참가단을 사로잡았다.ⓒ이정재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북측 '통일음악단'이었다. 당초 행사위원회 한 관계자가 "기대해도 좋다"고 한 말은 과장이 아니었다. 이날 축하공연은 20여명의 성원들로 구성된 북측 '통일음악단' 공연으로부터 시작됐다.

이들은 '통일축전가' 등 6.15를 기념하는 창작곡들을 새로 선 보였다. 이어,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여배우가 등장해 남측에서 즐겨 부르는 '아리랑 낭랑'을 간드러진 목소리로 열창하자, 이내 관람석 여기저기가 들썩거리기 시작했다. 가던 길을 멈추고 되돌아선 시민들은 이어 '찔레꽃', '선창' 곡이 이어지자 이내 관람석에서 내려와 무대가 마련된 경기장으로 내 닫기 시작했다.

애초 경기장은 자원봉사자, 대표단, 행사위원회 관계자 등 비표를 가진 사람들에게만 개방됐으나, 한발이라도 무대 가까이에서 공연을 보려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경찰도 결국 통제에 손을 놓을 수밖에 없었다.

북측 공연단은 노래 중간 중간 손짓과 눈짓으로 관객의 호응에 답하는 등, 낭랑한 목소리와 화려한 무대 솜씨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공연단의 표정 하나 하나에 매료당한 관객들은 노래 곡목에 따라가며 시종 애간장을 태웠다, 녹였다.

통일을 주제로 한 노래, 대중가요, '새타령', '등가타령' 등 민요에 이르기까지, 이들은 첫 방문지인 광주에서 장르를 넘나들며 남측 동포들에게 유려한 솜씨를 마음껏 뽐냈다.


이슈신문 '시민의소리' 이국언 기자  road819@siminsor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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