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5일 새벽, 북한이 순차적으로 단·중·장거리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한반도의 안보위기를 고조시키고 6자회담을 비롯한 외교적 해결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할 위험성이 있다는 점에서 강한 유감을 표한다. 또한 이번 북한의 조치가 미국과 일본의 강경파 입지를 강화해 대북강경책을 정당화하고 미사일방어체제(MD) 등 군비증강의 추진 근거로 악용될 소지가 크다는 점에서 더욱 큰 우려를 자아내게 한다.

아울러 우리는 국내외에서 일고 있는 강경 대응론에도 강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 배경에는 취임 직후 미사일 협상을 중단시키고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해 선제공격 대상에 포함시킨 부시 행정부의 책임도 크다. 특히 부시 행정부는 북미간의 불신 완화 및 교착상태 타개를 위해 필요한 북미간의 직접 대화를 줄곧 거부함으로써, 북한의 벼랑끝 전술을 부채질한 측면이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번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는 대북강경책의 근거가 아니라 미국이 대북정책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또한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에 대해 한미일 등 관련국가들이 대북 제재와 군사적 대응태세를 강화하는 것은 한반도 위기를 고조시킬 뿐, 문제 해결의 현명한 방법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두고자 한다. 오히려 이럴 때일수록, 북한과의 대화 채널을 유지·강화함으로써 북한의 진의를 정확히 파악하고 평화적인 해결을 도모할 수 있는 외교력이 필요하다.

우리는 거듭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하며, 이번 시험 발사로 인해 초래될 수 있는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킬 수 있도록, 한국 정부를 비롯해 관련국들에게 각별한 노력을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