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갖출 대로 갖춘 이 시장 발언과 언행, 무엇이 문제인가?
기자의 눈> 갖출 대로 갖춘 이 시장 발언과 언행, 무엇이 문제인가?
  • 강찬호 기자
  • 승인 2006.08.02 16:01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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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선 시장의 발언과 행보에 대해 갈수록 파장이 확대되고 있다. 이 시장의 발언에 대해 한나라당 중앙당은 출당 권고에 이어, 강제성을 띠는 출당 조치를 조만간 취할 것이라고 2일 입장을 밝혔다. 민주노동당 중앙당 역시 이 시장의 부적절한 행위에 대해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열린우리당 역시 지난 달 8일 중앙당 대변인 논평을 통해 이와 같은 입장을 밝혔다. 정치인, 공인으로서의 이 시장은 갈수록 ‘사면초가’다.

광명지역에서도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그리고 민주노동당 역시 각 당 성명서를 통해 이 시장이 사퇴를 해야 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광명지역 시민단체협의회 역시 규탄 성명서를 발표했다. 한편 이 시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비상대책위의 대규모 집회 역시 예정돼있어, 향후 파장은 더욱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왜 좀처럼 이 시장의 발언과 이후 파장이 가라앉지 않는 것인가? 그 이유가 자못 궁금하다.

결론부터 말하면, 참 골고루 갖춘 발언이다.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발언치고는 이렇게 완벽하게 ‘모양새’를 갖추고 나오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먼저, 이 시장 발언의 적절성 문제다.

선출직 공무원이 됐으면, 그리고 한 자치단체의 장이 되었으면, 공인으로서 그에게 요구되어 지는 사회적 자격과 기준이 달라지기 마련이다. 이러한 경우는 이미 노무현 대통령 선출이후 국민적인 지지 여론의 변동 추이를 봐도 잘 알 수 있다. 취임 이후 노 대통령의 행보와 발언의 적절성 문제가 결국 지금까지도 대통령의 평가에 꼬리를 문다. 그것을 본인이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던 국민은 다른 기준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인의 위치가 힘든 것일 수 있다.

이 시장은 시장으로 당선되기 전부터 이미 많은 이들로부터 소위 ‘막말’하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것에 대해 스스로 인정을 하든, 그렇지 않든 그러한 평가가 일각에서 존재했다. 이런 평가들로 인해 그의 당선에 대해 우려를 가졌던 사람들도 많았고, 그것이 한편의 현실이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그런 자유스러운(?) 그의 언행에 대해 ‘솔직한 사람’이어서 그렇다고 옹호하는 입장 역시 있었다. 그러나 이제 공인으로서의 위치가 달라진 만큼 이 시장의 언행은 다른 지위를 갖게 되었다. 취임한지 얼마돼지 않은 상황에서, 여론의 질타와 뭇매를 맞는 상황에 직면한 것 역시 이 시장이 이러한 자각이나 처신에 있어 부족하고 소홀한 탓으로 보인다. 그의 발언이 지역의 단체장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뤄진 것이나, 더욱이 시민을 대변하는 대의기관인 시의원을 두고 행한 발언이 문제가 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결국 이런 상황에서 문제가 불거진 만큼, 각 당의 성명서 자료 등에서는 ‘상식적인 선’에서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는 반응이고, 시민의 자존심과도 직결 된다고 하는 평가들을 내린 것이다. 공인이 공인으로서 분별력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면, 이를 어찌 받아들여야 하는가.

둘째, 해묵은 지역감정을 자극했다는 것이다.

이미 지역감정은 개발독재와 유신정권 그리고 군사정권을 거치면서, 우리 사회가 민주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청산해야 할 국가적 과제의 1호로 거론되는 사안이었다. 그만큼 지역감정 문제는 민감하고, 폭발력이 있는 사안이다. 지역 간 이해의 대립과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이 문제가 와전 혹은 확산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호남권을 비롯해 각 정당에서 강도 높게 이 시장의 발언을 비판하는 것은, 지역감정 문제의 이런 폭발력 때문이다. 지역감정을 극복하고 우리사회가 정치적 민주주의를 획득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보지만, 여전히 지역문제는 현실과 앞으로의 미래에도 정치 문제의 ‘1호’라고 하는 ‘지위’를 가질 수밖에 없다. 결국 이 시장의 발언은 정치적인 문제가 될 수밖에 없으면서도 역사적 과오를 범하는 문제로 평가될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이 된 것으로 이해할 수 밖에 없다.

셋째, 지역발언 이후 지역 간 자매결연에 대한 그의 처신이다.

행정의 수장으로서 행정의 절차를 잘 몰라, ‘누'를 범했다는 이 시장의 해명은 제고의 가치가 없는 ‘변명’이다. 이 시장의 변명을 십분 고려한다고 해도, 그것은 결국 ‘무능’을 인정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차라리 ‘경솔했다.’고 인정한다면, ‘행정 절차를 몰라서’라고 하는 변명보다는 설득력이 있을 수 있다. 우호적 관계를 형성하기 위한 자매결연이나 지역 간 교류 사업은 이미 나온 지적대로, 서두를 사안이 결코 아니다. 소위 ‘민생’사안이 아니기 때문이다. 시간을 두고, 광명시의 현실에 맞는 교류 방식을 찾으면 성과가 나오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결국 지역관련 발언 이후 그 연장선상에서 이 시장의 행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넷째, ‘지역감정’ 폭탄에 ‘성희롱’ 폭탄을 안고 뛰었다.

광명시민단체협의회는 이 시장의 발언에 대해 ‘성희롱’ 발언으로 규정한 바 있다. 결국 이 시장이 일을 하는 능력이 아닌, 통상적인 공인으로서, 정치인으로서 할 수 있는 행보에서 노출할 수 있는 ‘자충수’는 한꺼번에 다 노출을 한 것으로 보인다. 지역감정과 성희롱 발언을 하고서도, 빠져 나갈 수 있는 ‘공인’이 과연 얼마나 있을 수 있을까. 이제 그의 언행에 대해 그를 당선시켜 준 한나라당이 이 시장을 버거워하고, 당의 ‘짐’으로 여기는 상황이 도래하고 있다. 다른 당들 역시, 그에 대해 ‘정치적 선고’를 내렸다. 이제 그를 지탱할 수 있는 것은 시민이 투표로 ‘선출’했다고 하는 ‘선출직’의 지위뿐인 신세가 되었다. 그러나 과연 지금의 사태를 지켜보는 광명시민들 중에서 그가 해묵은 지역감정을 위해 싸우고, 여권의 신장을 위해 모범을 보이는 수장으로서, 누가 인정을 한다고 생각할 수 있겠는가? 직접 그를 선출한 광명시민들로서는 안타까운 상황이고, 이 시장 또한 사면초가의 상황이다.

다섯째, 지도층에 대해 높은 도덕성과 자질, 그리고 자격을 요구하는 사회적 여론과 기준이다.  

최근 김병준 교육부총리의 자격을 두고, 사회적 논란이 일었다. 정치권과 여론 그리고 국민은 그의 편이 아니었다. 지도층에 대해 엄격한 자질과 자격 기준이 요구되고 있다. 그것이 사회적 흐름이다. ‘정치권이 썪었다.’고 정치적 냉소와 무관심을 보이는 것이 국민들이지만, 새로운 변화의 요구에 대해서 냉정한 것이 또 국민들이다. 정부 요직에 진출하는 인사들은 인사청문회 등 ‘자격고사’를 거치고, 또 언론의 ‘검증’을 거친다. 일종의 사회적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자질과 자격 그리고 도덕성에 대해 엄격함을 요구하는 것은 중앙이나, 지역이나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문제는 그런 검증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가, 아닌가의 차이일 뿐이다. 통상 지역이 열악하다고 감안을 하더라도, 이번 사태는 공교롭게도 중앙 여론의 검증 절차를 이행하고 있는 중이다. 광명이 갑자기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는 것 역시 이런 맥락이다. 이제 지역이 이러한 검증절차를 어떤 방식으로 수용하고 이행할 것인지의 문제에 와 있는 듯 보인다.

한편, 안타까움과 아쉬움이 있다. 이 시장의 행보다. 이 시장 측은 지난 30일 해명자료를 통해 일부 언론에 관련 자료를 낸 것으로 확인이 되고 있다. 그리고 해명 기사를 일부 수도권 신문들이 게재했다. 그러나 해명자료의 출처를 확인하는 과정은 어려웠다. 사안의 중대성과 그 내용을 담고 있는 해명자료의 출처 확인 과정에서, 이 시장 측 관계자는 ‘해당 자료를 기자실에 문건으로 배포했다.’는 것으로 끝이다. 그러나 이 사실에 대해 시 공보실이나, 비서실 등에서 공식적인 확인은 되지 않았다. 자료의 출처를 역으로 문의한 끝에 확인한 것이다. 그리고 그 해명자료의 보도는 또 다시 ‘진실규명’이라고 하는 소모적 싸움으로 상황을 몰아가고 있다. 책임있는 이의 ‘자숙’이 아닌, ‘변명’과 ‘옹호’가 사태를 더욱 심각하게 가져가고 있다. 그리고 2일 한나라당 중앙당과 민주노동당은 더욱 강도 높은 ‘처분’을 요구하고 있다.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는 것인지, 그리고 모르는 이가 이 시장 당사자 인지, 아니면 그의 자질을 문제 삼는 정치권과 국민 그리고 시민들인지.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안타까울 뿐이다. 한 점도 옹호할 것이 없는 상황에서, ‘그래도 시민들이 선출한 시장인데, 그리고 이제 임기 시작 초반인데, 눈감고 지켜봐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자위’를 해야 하는 것인가? 총리직을 눌러 앉힌 중앙의 수준과 지역의 수준 ‘차이’를 인정해야 하는가? 아니면 ‘선출직’이라고 하는 그 특수성을 ‘업’으로 받아들이고, ‘불안’하지만 미래를 낙관해야 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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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1동 2006-08-03 21:16:51
과빈수이상이 지지하긴 한나라당을 보고 찍었지 이효선이가 그런 후진 인물인 줄알았나? 알았으면 안찍었다. 이제 한나라당 소속도 아니니 사퇴하라

시민 2006-08-02 23:32:08
과반수 이상의 시민이 지지한 시장을 몇가지 잘못이 있다고 무조건 내모는 자체가 광명시민들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일이며,
흥분한 몇몇 사람들의 주장이 대다수 침묵하는 시민들의 마음보다 앞서는 것은 아니다.

거림 2006-08-02 17:08:26
일부 쓰레기 언론을 중심으로 이시장 지키기 프로젝트가 가동되고 있다는데 터진 둑을 호미로 막는 어리석음을 경계한다! 광명시민이여, 시민으로서의 명에를 지키기 위해 이효선 사퇴까지 두 눈 부릅뜨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