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 살아가는 것의 힘겨움
이 사람> 살아가는 것의 힘겨움
  • 강찬호 기자
  • 승인 2006.08.10 15:5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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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평 남짓 영업장 지키는 남기표 사장 

광명에 재건축 사업이 한창인 가운데, 많은 광명시민들이 살던 아파트를 떠나, 임시 거주지를 마련하고 있다. 광명시에 머무르는 경우도 있고, 광명시를 떠나는 경우도 있다. 당장 살던 거주지를 떠나도 재건축이 완성이 되면, 다시 입주를 하는 이들이야 사정이 좋다. 그러나 세입자들은 다르다.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해야 하는 것이고, 그것이 세입자 처지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더욱 사정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재건축 단지에서 삶의 근거, 생존의 근거를 가지고 있었던 경우다. 재건축으로 인해, 생계 기반이 흔들리는 경우다. 신광명열쇠 남기표 사장이 딱 그런 경우다. 이미 <광명시민신문> ‘광명사람들’ 코너에도 실려, 그가 열쇠업을 하면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음은 소개가 되었었다.

그런 그에게 위기가 찾아 온 것이다. 철산동 주공 2단지 일대가 재건축 사업이 진행이 되면서, 이미 철거 작업이 한 창이기 때문이다. 주요 고객들인 주민들이 이미 거의 대부분 떠난 상태이다. 남 사장의 영업 기반과 존립이 위태롭다. 그 나마, 영업점이 도로변에 인접해 있어 오고가는 이들이 손님으로 오고, 고객들이 출장을 요청하면 출장을 가서 영업을 이어간다. 문제는 지금 있는 장소에서 앞으로도 영업을 계속 할 수 있는가이다. 남 사장이 바라는 것은 그것이다. 그러나 아직은 마음을 놓을 수 없다. 조합과 문제 해결이 안 되었기 때문이다. 

재건축으로 주민들은 떠나고…이곳은 엄연한 나의 영업장, 그러나.

남 사장이 영업을 하고 있는 1.5평 내외 작은 공간이 이곳에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은 이미 22년 전 일이다. 그런 만큼 이곳에서 영업을 지속할 점유권이 있는 것이고, 자신은 어떤 경우에도 영업활동을 침해받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점유권이 인정이 될 수 있는지는 법적인 검토 사항이다.

이런 상황에서 남 사장은 자기 사업자번호를 가지고 있고, 전화나 전기를 독자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만큼, 영업활동은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물론 영업 조건은 열악하게 됐지만. 그래서 철거공사로 인해 가게 옆이 공사 차단막으로 가려져, 영업 활동에 지장이 있을 수 있는 상황이 되었지만, 횡단보도 앞 차단막에다 영업을 알리는 현수막을 부착해 놓았다. 저녁이면 형광등을 밝혀, 영업 중임을 알린다. 낮에는 잠시 자리를 비울 경우, 음악을 틀어 놓는다. 잠시 비운 것임을 알리는 것이다.

남 사장은 이곳이 영업 활동 외에도 ‘피난처’ 역할을 하고 있다고도 강조한다. 만약 인근에 무슨 일이라도 발생을 하면, 이곳에서 바로 전화 연락을 취해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역할도 한다는 것이다. 이곳이 존재해야 할 이유고, 자신이 이곳을 지키는 이유다. 날씨는 무덥고, 가게를 찾는 손님은 부쩍 줄었지만, 남 사장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이 길 밖에 없어 보인다.

법에 앞서, 생존의 길 찾는 상생의 노력.

한편 조합은 조합대로 난처한 입장을 표시한다. 이곳에서 오랫동안 영업을 하고 있는 사실은 알고 있고, 그 영업활동이 생존권의 문제와도 결부가 되어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조합원으로서의 지분이 없기에, 마땅한 해결책을 찾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가능한 영업을 보장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는 있는데, 아직 서로 만족할 만한 방법이 찾아 진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조합 관계자는 시와도 협의를 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 영업장소를 공사현장 외곽 도로변으로 옮겨, 영업을 지속하고 공사는 공사대로 진행을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는 것도 협의 중이다. 그러나 남 사장 입장에서 옆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다시 공사 완료 후에 정상복귀를 할 수 있는 방법이나, 그에 준하는 다른 조치가 취해지고, 이를 보장할 수 있는 방안이 나오지 않는 한 선뜻 ‘동의’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한다. 자신은 생존의 문제와 관련이 돼있기 때문이다.

이미 남 사장 가게 주변은 거의 재건축 공사 현장이다. 사람은 없고, 삭막하다. 한 평 남짓 공간의 가게를 지키며, 살아 갈 방법을 찾고 있는 남 사장의 수심은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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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2006-08-15 16:22:49
웃는 모습이 따뜻한 분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