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 막바지 캠프로 ‘모싯골’ 다녀온 ‘꿈터’와 ‘두드림’ 아이들
여름방학 막바지 캠프로 ‘모싯골’ 다녀온 ‘꿈터’와 ‘두드림’ 아이들
  • 강찬호 기자
  • 승인 2006.08.21 13:4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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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이 끝날세라, 바삐 막바지 여름 캠프를 다녀온 이들이 있다. 여름방학이 막바지인, 지난 17일과 18일 양일간 방과 후 광명만남의 집 아동센터 ‘꿈터’ 어린이들과 경실련 청소년공부방 ‘두드림’ 청소년들이다. 초등학생들과 중학생이 섞여서 떠난 캠프가 그리 흔한 경우는 아닌 듯한데, 역시나 사춘기로 예민한 중학생(이하 중딩)을 어른(?) 대접 하지 못해 캠프를 인솔하는 선생님들이 나름대로 애를 먹기도 했다. 그래도 초등학생(이하 초딩)들과 나름대로의 불만을 가지고서도, 어울려준 중딩의 마음을 모르는 바 아닐 듯.

‘사랑운수’ 버스를 타고, 문경새재로 출발 

캠프를 떠나는 17일 오전 8시 10분. 처음 보는 ‘사랑운수’ 버스가 철산역 출발지에 도착. 노란색으로 차가 도배가 되어있다. 마치 프로 축구단이나 농구단 선수들의  차량처럼, 차량 곳곳에 낙서들이 자유롭게 되어 있다. 이 차량을 이용한 단체나 그 단체의 아이들이 자신들의 이용을 낙서로 남긴 것이다. 사랑운수 차량은 이 회사에서 버스 2대를 사회 환원 차원에서 제공을 하고 있다. 차량 이용에 부담을 느낄 수 있는 어려운 단체들의 야외 활동에 차량을 지원해주는 것이다. 만남의 집 꿈터 교사들이 이 정보를 활용한 것이다. 노란색 역시 이와 같은 용도로 활용되는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칠해진 색깔임이 분명.

예정시간에 맞춰 온 초딩과 중딩 그리고 인솔교사와 이날 캠프를 지원하러 온 자원교사들이 함께 동승. 드디어 캠프 목적지인 경상북도 문경의 모싯골 마을로 출발. 대략 소요시간은 2시간 30분. 간단한 아침 겸용의 간식이 제공되고, 꿈터 인솔교사의 일정 안내와 노래 배우기 등 차 안 프로그램이 1시간 정도 진행. 안전벨트 메기는 필수. “문경새재가 왜 문경새재인지 아세요.~?” “문경새재, 어쩌고, 저쩌고…” 



드디어 문경 도착. 첫 방문지는 모싯골에 들어가기 전에 먼저 석탄박물관 견학. 잔뜩 놀 것으로 기대했는데, 첫 방문지가 박물관이라. 한국의 석탄 전체 매장량 중 5위의 규모를 자랑하던 문경탄광의 이모저모를 빼곡히 쌓아 놓은 곳. 이곳에서 아이들은 전시물과 직접 은성갱 안으로 들어가 보는 경험을 통해 석탄에 대한 다양한 정보, 광부의 생활상, 에너지 이용 등에 대한 정보를 접할 수 있었다. 1시간 정도의 박물관 견학 후, 드디어 식사 시간. 박물관 근처 식당에서 자리를 잡고, 맛있는 백반으로 허기를 달랜다. 오후에 있을 물놀이를 대비해서, 듬직하게 식사를 해두는 것은 필수.

석탄박물관 견학하고, 모싯골로 이동. 

다시 차량으로 이동. 한양 가는 영남대로와 백두대간의 산세들이 펼쳐진 산세를 마주하며, 드디어 모싯골 도착. 모싯골의 행정 명칭은 지곡리. 소위 ‘팜 스테이’ 마을이다. 농촌체험 활동과 농촌의 소득을 잇는 정부 지원 프로그램 중에 하나다. 모싯골 마을에서 머물 숙소 역시 지어진지 얼마돼지 않은 곳으로, 이 마을의 이장님이 운영하는 ‘박성률의 집’이다. 잘 지어진 황토집. 집 입구에 논이 펼쳐져 있고, 바로 아래에 마을회관과 이 마을 어르신들이 모이는 마을정자가 있다. 숙소에 머무는 이들의 생활상이 한 눈에 보이는 곳이다. 그만큼, 이곳 주민들은 마을체험 활동에 대해 마음을 열어 놓은 듯 하다. 곳곳에 사과가 무르 익어가는 사과밭 천지다. 마을을 길을 따라 흐르는 마을 천을 따라 호두나무 역시 널려 있다. 아이들 역시 숙소에 대해서는 대만족의 표정. 안도하는 인솔교사들의 표정. 

여장을 정리하고, 기다리던 물놀이 장소로 이동하는 시간. 캠프 답사부터 캠프 진행 전반에 도움을 주신 문경 지인(너무, 너무 감사!!)의 도움으로, 적당한 거리의 물놀이 장소로 이동. 몇 시간이 흘렀을까. 아이들의 간식을 준비하고, 때로는 아이들의 물놀이 상대가 되어주면서, 최대한 아이들의 물놀이 시간을 확보해주기로 하고 인솔교사들은 시간 연장을 결정. 지칠 줄 모르고 뛰어 노는 아이들의 에너지 폭발. 해가 서서히 어두워 질 무렵, 그리고 체온이 낮아지는 시간. 물놀이 장소에서 탈출.

끝날 줄 모르는 물놀이. 

또 한번의 이벤트. 삼겹살 파티. 어두워지기 전에, 삼겹살 파티 준비를 완료하기 위해, 인솔교사들의 손길은 바쁘고, 아이들은 샤워와 옷 널기. 이장님의 안내로, 마을회관 입구에 구이 판을 설치 완료. 그리고 이장님은 어느 새, 차를 몰고, 마을에서 공동으로 이용하는 돗자리를 한 움큼 옮겨와, 편안한 시식의 공간을 마련. 번개 불은 타오르고, 참나무 숯 열기가 올라오기 시작. 고기 굽는 자원교사들의 손길은 바쁘고, 아이들은 물놀이에 지친 허기를 채운다. 그 많던 삼겹살이 서서히 바닥을 드러낼 즈음, 이제 다음 프로그램으로 이동.



인솔교사 한패는 아이들의 모둠 활동과 발표를 준비하고, 자원교사 한 패는 캠프 파이어 준비. 어두워진 밤하늘엔, 별이 총총총 모습을 드러내고. 사위가 어두워진 숙소엔, 아이들의 모둠활동으로 밝은 전등 빛을 드러낸다. 한편 캠프 파이어를 준비하는 이들은 마을 입구 정자나무가 있는 마을 휴식 터에 자리를 잡는다. 이장님이 가져다 준 나무를 차곡이 쌓고, 신나가 없는 상황에서, 점화에 만전을 기한다. 그리고 준비 완료. 더운 방에서, 깔깔대고 웃기도 하고, 발표에 쑥스러워 하던 아이들. 모둠 발표 활동을 마치고, 어두운 마을길을 이동하여, 캠프 파이어 장소로 이동. 둥글게 원을 그리며, 노래를 부르는 동안 점화 시작. 다행이 마른 나무라 불 붓기 성공. 아이들은 종이에 소원을 담아, 종이비행기로 접어 모닥불에 날리며, 소원을 빌어 본다. 저마다의 소중한 소원을... 

캠프 파이어,  소원 담아 종이비행기로 날려...문경새재 오르는 길, 절반 만에 접고.

캠프 파이어를 마지막으로 이날의 하루 공식 일정은 마치고. 그러나 늦은 밤, 그것도 단 하룻밤의 캠프에, 어느 누가 잠을 바로 들꼬. 인솔교사들은 인솔교사들대로, 남은 모닥불과 대화를 나누고, 때론 마을 정자에서 수다를 떠는 중딩을 위해 감자를 굽기도 하면서 하루를 달랜다. 초딩과 중딩이 섞여, 자는 아이들 아랑곳 하지않고, ‘쥐를 잡자, 쥐를 잡자’ 게임을 하는 아이들. 그리고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이제는 강제취침. 일제 소등. 

그리고 다음 날 아침. 어느 틈엔가 방안으로 쳐들어 온 파리들의 횡포에 일찍부터 눈을 뜬 아이들도 있다. 저마다, 밖으로 나와 아침 공기 맑은 시골 마을의 정취를 느낀다. 개구리를 쫓기도 하고, 마을 앞 디딜방아를 쪄 보기도 한다. 마을 개울을 따라 걸어보기도 한다. 거의 모두가 일어날 즈음, 마을회관 앞 공터에 모여, 아침 기를 내려받기 위한 아침 운동 시작. 단전을 자극하고, 온 몸 스트레칭. 
이제 하루 일과 활동 준비 끝. 간단하게 김치찌개로 준비된, 아침식사를 마치고, 캠프의 마지막 일정 수행. 문경새재에 왔으니, 문경새재를 넘어봐야지. 아니 넘지는 못해도, 흉내는 내야지. 문경새재 입구 1관문에서, 2관문까지 도보로 걷기. 맨발로 걸어서 산행. 지압 만점. 그러나 예상만큼 아이들은 걷지를 못한다. 목표는 2관문을 돌아오는 것이었지만, 지쳐한다. 너무 논 탓일까. 아니면, 최대한 여유롭게 걸어 올라가기로 한 인솔교사들의 배려 탓일까. 결국 중간 즈음에서, 턴을 해야만 했다. 시간도 흘렀고, 아이들도 걸을 만큼 걸은 듯 하고. 그런데, 우스운 것은, 그리 힘들다는 아이들이, 연개소문 촬영 현장이나, 대조영 촬영 현장을 만나면, 어디서 그리 힘이 솟는 것인지. 냅다 달린다. 우연치 않게 두 개 방송사의 사극 촬영 현장을 만난 것도 아이들에게는 행운. 

한 나절이 어느 새 갔다. 그리고 문경 지인이 마련해 준, 맛있는 청국장을 점심으로 먹고, 다시 광명으로 돌아왔다. 짧지만, 여름 방학의 아쉬움을 달랜 꿈터와 두드림의 캠프는 이렇게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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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다 2006-08-22 15:36:09
나도따라갈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