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락무시’는 조선일보의 사시(社是)인가
‘맥락무시’는 조선일보의 사시(社是)인가
  • 안티조선
  • 승인 2004.04.28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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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락무시’는 조선일보의 사시(社是)인가


4월 21일(수) 오후 12시 서울시의회 앞에서 조선일보 반대 시민 연대는 2004 총선 미디어 감시 국민 연대와 공동으로 “편파.허위.왜곡 선거보도 규탄 및 언론개혁 촉구 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집회에서 참석자들은 총선 기간 동안 조선일보의 편파왜곡보도 실태를 알리고, 이를 규탄했다.
그러자 다음날 조선일보 진성호 기자는 <조선일보를 때려잡자?>란 칼럼에서 집회의 취지가 ‘편파왜곡 선거보도에 대한 규탄’이었음은 밝히지 않은 채, 연사들의 발언 가운데 자극적인 수사만을 뽑아내 실었다. 이 과정에서 발언의 전후 맥락이 빠졌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덧붙여 진씨는 과거 ‘한 안티조선 인사’가 시위 과정에서 조선일보의 ‘아니면 말고식 보도’를 비꼬았던 발언, 조선일보 왜곡편파보도의 폐해를 비꼬았던 발언 등을 상기시키며 ‘안티조선 운동 진영’이 감정적인 비난이나 일삼는 집단처럼 묘사했다.
조선일보의 친일과 친독재 역사, 왜곡보도 사례, 탄핵을 부추긴 보도 등을 사실 그대로 패널로 만들어 전시한 것을 두고도 진씨는 “조선일보를 헐뜯는 내용의 패널”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게다가 진씨는 이날 집회를 “안티조선 집회”라며 얼렁뚱땅 넘어가더니, 주최단체를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국민의 힘’ 등”으로 표현했다.
이날 집회의 주최는 ‘2004 총선 미디어 감시 국민 연대’와 ‘조선일보 반대 시민 연대’였고 공식적인 보도자료와 플래카드에도 분명하게 표기되어 있었다. 진씨가 공식적인 주최 단체이름을 대신해 8개 주관단체 가운데 하나에 불과한 민언련과 국민의힘을 부각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진씨는 200여개가 넘는 시민사회단체들이 참여한 총선 미디어 연대나 40여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조선일보 반대 시민 연대가 ‘안티조선’ 집회의 주최단체라는 사실을 밝히고 싶지 않았던 게 아닌가.
진씨는 집회 참가자들의 ‘거친 말’들을 쭉 소개한 후 “비판에도 최소한의 예의는 있어야 하는 법”이라고 ‘충고했다’. 이 충고야말로 우리가 조선일보에 대해 끊임없이 해왔던 것이다. 조선일보야말로 자신의 입맛에 맞지 않으면 최소한의 예의도 갖추지 않고 ‘공기(公器)’인 신문지면을 통해 왜곡과 음해를 해온 당사자들이다.
백번 양보해 안티조선 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이 규탄 연설 가운데 지나친 표현을 했다고 인정하자. 그러나 규탄 연설에서 나왔던 개개인의 발언들의 맥락과 취지를 무시하고 거친 표현만 모아서 ‘광기의 풍경’ 운운하는 것은 제대로 된 언론보도인가.
그 날 집회에는 조선일보를 비롯한 수많은 언론사 기자들이 취재를 나왔다. 그러나 조선일보와 같이 발언의 맥락을 거두절미한 채 ‘표현’만을 문제삼아 기사를 쓴 곳은 없었다.
우리는 집회 당시 진씨를 현장에서 보지 못했다. 혹시 진씨는 후배 기자들이 가져다주는 정보만으로 기사를 쓴 것인가? 그렇다면 집회의 전반적인 내용과 발언자의 맥락을 제대로 이해 못하고 기사를 쓰게 된 이유가 그 때문은 아닌지 궁금하다.
21일 집회의 핵심은 ‘총선에서 한나라당에 편들기 보도로 일관한 조선일보의 편파왜곡보도에 대한 규탄’이었고, 이것은 보도자료와 성명서만 봐도 잘 나와있다. 정말 조선일보가 이같은 비판을 치부해버려도 좋을만큼 공정한 총선보도를 했는지 진씨 개인적으로라도 한번 자성해보기를 바란다. ■


2004/04/27 [08:00] ⓒ 안티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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