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시의회, ‘성인지’ 여성정책 목소리 높인다.
5대 시의회, ‘성인지’ 여성정책 목소리 높인다.
  • 강찬호 기자
  • 승인 2006.10.11 11:1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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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명여성의전화, 시의원과 여성정책 간담회 진행 

광명시여성의전화는 성인지 여성정책을 제안하고, 5대 시의원들은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고민하겠다며 관심을 표출했다. 여성의 전화는 시 담당 부서 공무원들과 여성정책에 대해 그동안 몇 차례 간담회를 진행해왔다. 이번 간담회는 시의원들과 본격적인 자리를 마련해 여성 정책을 토론하는 자리여서, 그 운영방식을 두고 더욱 눈길을 끈다. 

2시간 동안 시청 중회의실에서 진행된 ‘2006 시의원과 함께 하는 여성정책 간담회’는 진지했고, 활발했다. 방과후 아동 교실 문제나 어린이집 문제, 보육조례, 보육시설 확충 문제, 여성 일자리와 노인들 일자리 문제, 각 종 위원회 활성화 문제, 여성 고위직 공무원 확대 문제 등 다양한 문제들이 토론되었다. 성인지적 여성정책은 무엇이고, 왜 필요한지, 이와 관련하여 어떤 정책이 필요한지 등이 제시되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광명시의 여성정책이 다른 시군에 비해 앞서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 대체로 공감했다.

간담회 통해 다양한 보육 및 여성 정책 과제 토론 

10월10일. 오후4시. 광명여성의전화 지역자치위원회가 이번 간담회를 준비했다. 복지건설위원장인 권태진 의원과 간사인 오윤배 의원, 그리고 심중식 의원, 조미수 의원, 박영현 의원, 문현수 의원, 박은정 의원이 참여했다. 여성의 전화에서는 강은숙 회장과 유미숙 사무국장 그리고 지역자치위원들이 참여했다. 시에서는 여성정책 담당 과장과 보육계장이 참여했다. 이날 간담회 사회는 김성현 지역자치위원이 진행했다. 여성의 전화 유미숙 국장이 먼저 ‘광명시 여성발전 5개년 계획’을 요약하여 발표했다. 이 계획은 시가 2005년도부터 2009년도까지 5년 동안 중점적으로 추진하게 될 10대 과제와 세부계획 그리고 연도별 추진계획을 포함하고 있다.

이어 강은숙 회장은 성인지(gender) 정책의 개념을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며 왜 이러한 접근이 필요한지 설명했다. 강 회장은 시의원들이 의정활동을 함에 있어, 예산 편성을 살필 때 산술적인 접근에만 그쳐서는 안 된다고 주문했다. 양성평등이 실질적으로 구현될 수 있도록 내용적 접근을 해야 하고, 그 접근의 전제가 ‘성인지적 인식’과 그것을 볼 수 있는 ‘성별분리 통계’를 확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런 접근이 왜 필요한지, 사례를 들었다. 대표적인 것이 여성화장실이라는 것이다. 사용시간이 다름에도 산술적으로 남자와 여성의 화장실을 같게 설치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여성들에게 불평등하다는 것이다. 결국 남성과 여성이 편성된 예산을 통해 실질적으로 받는 영향과 효과를 감안해서, 평등하게 편성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예산 편성, 산술적 균등이 아닌 내용적이고 실질적인 균등 이루는 것이 성인지 예산편성

강 회장은 선진국의 사례를 볼 때 “국가경쟁력이 높은 나라일수록, 그리고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일수록 양성평등지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여성들이 일도 하면서 보육도 가능한 사회를 만들어야 하며 이를 위해 사회적 인식의 전환과 보육에 대한 사회적 지원이 동시에 이뤄져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보육문제에 있어 남성이 보육을 분담할 수 있도록 돼야 하고, 이를 위한 친가정적 문화가 조성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성인지 정책에 대해서 제안을 했다. 여성의 전화는 보육정책과 여성정책에 대해 각각 제안했다. 보육정책과 관련해서 △보육조례 제정 △시립어린이집 비율 20%대 확충 △노화된 시설 현대화 △시립어린이집 교사 순환제 △보육정책위원회 활성화 △시립어린이집 보육비 지원 강화 △ 영아 전담 보육시설 강화 △지역아동센터 확대와 지원강화 △급식조례 개정 △이효선 시장의 무상급식 확대 실시 공약 이행 점검 △차상위계층과 방학 중 급식 문제 해결 등을 제시했다. 여성정책과 관련해서는 △빈곤여성에 대한 일자리 창출 등 △한부모가정 중심으로 취약계층 여성을 지원하기 위한 지원체계 마련 △여성폭력 피해자 지원을 위한 대책 강화 △ 성별분리 통계 마련 △각 종 위원회 여성참여율 제고 및 여성참여 인력 확대 △일반 정책의 성별 영향 평가 실시 △ 정기적인 여성백서 발간 등을 제시했다.

여성의전화, 성인지 입각한 여성정책과 보육정책 과제 제안하고 토론

토론에서는 박영현 의원은 “보육과 교육만 잘 하면 재선, 삼선은 문제가 없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보육‘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높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아는 만큼 보인다는 이치에 따라 많이 다녀보고, 보고 듣고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며 초선의원들에게 보육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져 줄 것을 주문했다. 또 박 의원은 방과 후 특기적성교육을 지원하는 방안과 보육시설 확충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여성개발원에서 운영하는 ’양성평등 교육 과정‘을 시의원을 포함, 공직자들이 반드시 이수할 필요성이 있다며,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고위 공직자 양성평등 교육 과정 이수해야…시립 보육시설 확충해야. 

조미수 의원은 “보육문제 등에 대해 국가차원의 준비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이에 대비해서 지자제도 준비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보육시설 교사들의 근무 여건과 관련하여 교사대비 아동 인력을 줄여서 교육 여건을 확보하는 방안과 시립 보육시설의 교사 순환제 방안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5급 이상 고위직 공무원들이 양성평등 교육에 참여하도록 하는 방안 역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여성이나 보육관련 위원회를 활발하게 활용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도 주문했다.

문현수 의원은 자신의 경험을 들어 “밖에서는 어느 정도 양성 평등 의식이 있는 것으로 스스로 생각하지만, 집에만 가면 잘 안 된다.”며, “이런 문제는 어려서부터 자라온 과정의 문제라며, 조기교육 과정에서 ‘양성평등’ 교육을 도입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문 의원은 “이번에 발의된 보육조례에 간담회에서 제시된 보육문제에 대해 많은 내용이 담아져 있어 만족할 만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한편 강은숙 회장은 어려서부터 양성평등 교육을 진행하는 것은 성인지 의식이 사회문화적 변화와 함께 하는 것인 만큼, 조기 교육으로 실시하는 것이 필요하고 교육청 등과 협조해서 적극적으로 검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간담회에는 각 동마다 보육시설을 확보하는 것 역시 중요하게 토론되었다. 부지 확보 등 보육시설 설치에 있어 많은 예산이 투입 되는 현실을 감안하여, 동 단위 다목적 시설을 설치할 경우 보육시설을 앉히는 방안 등이 적극적으로 검토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은 대체적으로 공감대를 얻었다. 철거 예정인 철산3동의 KRC-net에 대해서도 도서관을 지을 경우, 보육시설을 함께 설치하는 것을 고민해야 한다는 주장 역시 제안되었다. 여성 노인인력을 활용해서 영유아보육시설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할 필요성이 있다는 제안 역시 나왔다.

여성공무원 승진 목표제 도입해야

여성공무원의 승진 문제 역시 토론되었다. 강 회장은 승진목표제를 통해 고위직에 여성들이 진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주요 부서라고 인식되는 파트에도 여성 공무원들이 배치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계약담당에 여성 공무원이 배치된 것은 지금까지 없었던 고무적인 사례라며, 이후 인사 부서 등 전통적으로 남성들이 차지하고 있는 부서 역시 여성들의 진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각 종 위원회에 여성들이 참여하는 것에 대해서도 강은숙 회장은 여성위원들이 중복이 되는 문제가 있더라도 여성들을 배려해야 하며, 보다 다양한 여성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교수 등 특정 전문가들로 위원회 참여를 제한하는 것 역시 재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일반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치위원회 위원인 조상희씨는 “본인이 가정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다며, 4세 이하 영아반과 유아반이 섞이는 것 역시 문제가 된다며, 보육시설 설치 시 이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보육시설 아동들의 교육에 대해서도, 먼저 아이들이 선진국의 사례처럼 스스로 자기 책임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책임감을 부여하는 것 역시 필요하고, 시립 보육시설에서 이런 노력을 솔선수범해서 민간으로 확대하자는 의견도 제안되었다.

남성들만 잘 하면 좋은 세상 열린다. 



▲ 왼쪽부터 (조미수·박영현·권태진·심중식·오윤배·문현수)의원의 모습. 

이날 간담회는 진진하게 진행됐으며, 때론 가벼운 농담을 주고받기도 했다. 시 집행부와 시의원 그리고 시민단체 등 상호 견제와 비판 그리고 협력의 지점에 있는 당사자들이, 간담회를 통해 이해하고 공감대를 넓힐 수 있음에 대해 만족하는 분위기였다. 이런 자리를 자주 갖자는 의견도 제안되었다. 권태진 의원은 이런 자리가 보다 일찍 마련이 되었다면, 보육조례 제정 과정에서 의견을 반영할 수 있었는데, 늦은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사회를 진행한 김성현 자치위원은 “짐은 나눠지면 가벼워지고, 남자만 잘하면 세상은 좋아진다. 지도층들이 남의 눈 의식하기 쉬운데, 지도층이 먼저 솔선수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마무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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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위 2006-10-16 12:52:30
의미있는 자리의 의미만큼 시의회와 시집행부의 적극적인 대처 모습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