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마다 제 뿌리로 돌아오는구나" |
죽은 지식이 아닌 삶의 향기로 묻어나는 수심결(修心結) 모임을 찾아서 |
2003. 7. 2. 조은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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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심결모임은 매주 한번씩 모여 여러종교의 경전을 공부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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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심결도우가(修心結道友歌) 난설표향(暖雪飄香) 송경도명(松鏡道銘) 따뜻한 눈은 그윽한 향기로 퍼지고 소나무 거울에 님의 뜻을 새기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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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노래는 수심결 도반들의 법명을 가지고 지은 것이다. 수심결에 참여하는 회원들은 각각 법명이 하나 씩 있다. 이번 모임에 참석한 도반들의 법명을 살펴보면 난설(暖雪- 따뜻한 눈- 광명 여성의전화 강은숙회장 ), 표향 (飄香 – 그윽히 퍼지는 향기-이복자님), 수월(水月-진리(달)를 품고 흘러가는 물-석혜주님), 월인(月印-달 그림자-이미라님), 일속(一粟-한 알의 좁쌀- 우영수), 도명(道銘-도를 새긴다- 강찬호님), 한심(閒心-쉬어가는 마음-이승봉님) 등이다. 이 외에도 적향(笛香洗心-피리향기에 마음을 씻는다-안경환님), 박원(樸園-소박한 정원-김혜영님) 등이 있다. 수심결 도반들은 이렇듯 각자의 모습에 어울리는 법명을 가지고 그 이름으로 서로를 부른다. 도반들의 법명으로 지어진 수심결 도반가만 보더라도 이 모임의 성격이 예사롭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수심결의 시작은 종교적 진리가 무엇인가?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모이면서 시작되었다. 1999년 2월 달 일이다. 다양한 종교의 경전을 공부해보자는 뜻이 모여져 세계 종교철학 공부모임으로 시작되었다. 당시 도반들의 대부분이 기독교 신자였던 터라 <그리스도교 이전의 예수>라는 책으로 예수의 가르침의 진정한 내용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였다. 그 다음엔 불교의 반야심경, 노자, 환경.생태에 관련된 신과학 서적, 예수 어록집, 장자 내편, 틱낫한 스님의 <화> 등의 폭 넓고 다양한 책들을 가지고 5년여 동안 함께 공부와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수심결 초창기 멤버인 월인(月印) 이미라 님은 현재 광명보건소에서 근무하고 있다. 몸과 마음을 닦아보고자 이 모임에 참여하게 되었고. 모임의 매력에 푹 빠져 처음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참석하고 있다. 서울에 근거지가 있는 수월(水月)도 매 주 월요일이면 일을 마치고 부지런히 광명의 작은 공간으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공부와 뒷풀이가 끝나고 갈 길이 아득하지만 여기서 얻는 기쁨이 더욱 크기 때문에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찾아오는 것이다. 이번 모임은 노자 이야기 16장 “저마다 제 뿌리로 돌아오는구나"라는 장이다. 원문을 수심결 수장인 한심당(이승봉 목사)의 강독으로 풀어 낸 후 원문이 가지는 의미를 서로의 삶에 빗대어 나름대로 풀어보는 것이 이 모임의 주 내용이다. 이승봉 목사는 공부는 언제나 내 삶과 함께하는 것에 의미를 두어야 한다고 말한다. 지식으로만 경전을 대하다 보면 그것처럼 헛된 것이 없고, 그 헛된 지식은 나에게, 또는 남에게까지 상처로 돌아 올 수 밖에 없음을 강조한다. 도반들은 옛이야기처럼 구수하게 풀어내는 각 구절의 의미에 대한 이승봉 목사의 이야기를 듣고 개인적 경험에 비추어 가장 마음에 와 닿는 구절을 선택하여 삶의 모습으로 이야기한다. 도명은 저마다 제 뿌리로 돌아온다는 각복귀기근(各復歸其根)이란 구절을 선택하며 과연 내 뿌리는 무엇인가?가 화두로 떠오른다고 말한다. 각자 돌아가면서 자신의 경험, 삶의 모습을 돌아보는 시간으로 채워지는 모임을 지켜보며 처음 가졌던 ‘道’에 대한 낯선 선입견이 작게 무너짐을 느꼈다. 수심결 모임에서 빠지지 않는 또 하나의 중요한 프로그램은 뒷풀이이다. 이미 어둠이 도시를 삼킨 지 오래다. 깊은 밤, 출출한 허기를 달래줄 순대며 머릿고기 등을 안주로 놓고 맑고 투명한 소주잔을 부딪히며 서로의 삶을 나누는 모습은 좀 전의 모습에서보다 조금 더 진한 향기가 배어나오는 듯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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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전공부는 4년 반 동안 이어져 왔다. 왼쪽부터 우영수(一粟)와 이미라(月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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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후암동에서부터 공부하러 오고 있다. 석혜주(水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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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시민신문 조은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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