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모임>주부영상단 '해오름'을 찾아
소모임>주부영상단 '해오름'을 찾아
  • 조명선기자
  • 승인 2004.04.09 17:04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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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모임> 주부 영상단 '해오름'

지역내 이야기를 비디오에 담는다.

 

 

 

▲ 주부영상단 '해오름' 단원들이 야외촬영을 나갔다.

 

“엄마들이 주머니 털고 각자 집에서 반찬 하나씩 싸 가지고 와서 밥 나누어 먹으면서... 점심값 모아서 하나 하나 샀지요.” 무엇을 샀냐구요? 영상에 필요한 비싼(?)기구들을 샀답니다.

주부영상단 “해오름”에 '나리 나리 개나리 입에 따다 물고’ 시민기자가 봄 나들이를 나가보았습니다. 광명에 사는 주부들이 모여 영상동아리를 꾸려 나간다는 데... 어떤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을 까? 궁금한 마음을 담고요.

 

▲ 왼쪽으로부터 조영숙(초대회장), 양난숙(현회장), 조정희(왕언니)

 

어어? 세분이 나타나셨는 데 모두 연세가 지긋해 보이시는 게 아닌가? ‘주부영상단’이라 해서 30대의 젊은 여성들이 아닐까 하는 짐작을 했던 기자로서는 처음부터 의외의 돌발상황이었습니다. 왕언니 조정희회원,초대회장 조영숙회원, 현회장 양난숙회원과 함께 나른한 오후. 작은 차나눔의 시간속으로 들어가 보았습니다.

서로 서로 웃음으로... 만남에 대한 고마움의 인사를 했지요. 질문을 드리자 마자... 해오름단을 만들고 초대회장을 한 조영숙회원의 조용하면서도 옹골찬 목소리로 해오름단의 탄생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1996년 치매에 걸리신 시어버님을 모시고 살면서 이런저런 마음의 고민이 있을 때 한신코아문화센터 홈비디오 강좌에 우연히 참여하게 되었고 마침 그 시기에 광명문화원에서 아이 “유적답사”신청하러 갔다가 비디오강좌를 만들어 달라고 제안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제안이 받아들여지고 드디어 광명문화원내 주부 비디오강좌가 개설되었다고 합니다. 아이교육문제로 참여하여 엄마가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달라고 이야기하는 경우는 정말 흔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두 번째 의외’를 만나게 됩니다. 두 번째 의외가 곧 주부영상단 “해오름단”의 탄생신화가 되는 것이지요. 동시에 조영숙님의 삶의 변화가 시작된 것이기도 하구요.. 평소 카메라에 관심이 많았던 남편은 아내의 ‘주부영상단’ 활동에 지지해 주었고 카메라 부품이 고장나면 용산까지 가서 구해다 주는 관심과 지원으로 함께 해 주었다고 합니다. 아이도 ‘엄마는 영상하는 사람’이라고 인정해 주며 학교내 캠프에서 영상담당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주부영상단이 가족영상단으로 새끼치기(?) 한 것이지요.
남편과 아이가 엄마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에 대하여 함께 기뻐해 주고 지지해 주는 모습을 보면서 조영숙회원의 우울했던 마음은 활기와 사랑으로 변해갔다고 합니다. 이야기를 듣는 순간 조영숙회원의 눈은 잠시지만 참 행복해 보였습니다.

‘해오름’에서는 어떤 활동들을 하는 지 궁금합니다. 두 번째 질문을 던졌습니다. 왕언니 조정희회원이 이야기를 풀어내 주셨습니다.
“우린 회원들끼리 서로 서로 찍어주지요. 우리집 회갑잔치도 손녀,손자 재롱잔치도 다 내손으로, 우리 회원들 손으로 찍고 편집하고 만들어요. 우리 손녀가 다니는 어린이집에서도 내가 인기 최고예요.”
할머니가 직접 촬영을 하고 제작을 하는 것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 기자도 나이들어 할머니가 되면 아이들과 의사소통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해오름단은 광명지역에서 8년넘게 활동하면서 많은 작품을 제작하였다고 합니다. 그 동안 상도 많이 탔다니 지역사회안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현 회장이신 양난숙회원으로부터 주요활동과 그동안의 활동내용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지역내 활동으로는 매년 열리고 있는 “오리문화제”에 참여하였었고 “오리 이원익”이라는 영상도 제작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활동하면서 가장 소중했던 체험을 한가지 소개해 드릴게요? 2002년과 2004년, 2년동안 광명시 노인요양센터에서 요청한 노인요양센터를 홍보하는 비디오를 제작한 일입니다. 노인들의 하루일과와 연중행사,계절별나들이 등을 주로 담았던 것 뿐이었는 데 ... 광명시 노인요양센터 홍보용으로, 다른지역에 도움이 되는 홍보자료로 더 나아가 공영방송 프로그램에 소개되기도 한 것입니다. 우리손으로 만들어진 작품이, 몸과 마음이 불편하신 노인분들이 조금이나마 행복해 질 수 있는 일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니 참으로 보람있고 행복했습니다.”
“그 밖에도 다큐멘터리《겨울이야기》가 생각납니다. 10분짜리 영상이었는 데 기억에 오래 남아요. 진솔고도 따뜻한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였어요. 마을 김장 담그기,눈쓸기 등 작고 훈훈한 장면들로 만들어졌지요. 그야말로 착한 사람들이 웃어볼 수 있는 그런 그림이었어요.”
기자는《겨울이야기》의 내용을 들으면서 상상속으로 들어가 보았습니다. 나도 웃어볼 수 있을런지.... 혼자 되내이면서.

해오름은 현재 광명시 평생학습원 동아리에 소속되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 의외’는 두 번째 의외의 재출현입니다. 광명시 평생학습원 강좌 프로그램으로 주부영화반이 신설된 것입니다. 50~60대 주부들의 열정과 정성과 꿈을 이루어 나가는 모습이라고 밖에 달리 표현 못 하겠습니다. 가는 곳마다 강좌를 개설할 수 있도록 제안하고 참여하고 회원들과 나누며 공부하는 정말 ‘열정의 어머니들’앞에 입이 떡하니 벌어졌습니다.

 

▲ 싱그러운 초여름, 야외 촬영에 함께 호흡을 맞춘 단원들

 

다음으로는 해오름의 바램을 들어보았습니다.
“회원이 20명밖에 되지 않아 지원사업을 받거나 재정의 도움을 받고자 할 때 어려움이 많아요. 작고 소박한 동아리들이 지역안에서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다양한 지원사업이 있었으면 해요. 저희같이 장비가 필요하고 재정이 많이 드는 동아리로서는 아주 절실한 부분이지요.”
“해오름에 부족한 점은 시나리오에  약하다는 것입니다. 시나리오 공부를 계속하고 있는 데 한계가 있는 것 같아요.”
풀어나가야 할 과제가 있다는 것 또한 동아리로서는 행복한 일이며 노력할 수 있는 도전의 길이라는 생각에 크게 걱정하지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활동하면서 가끔 속상할 때를 들려주셨습니다.
“오랜동안 애정과 시간을 가지고 제작한 영상(작품)을  아예 보지 않거나 하찮게 여길때 입니다.”
그마음 이해할 수 있을 듯 하네요. 받아보는 사람들에게도 예의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기자와의 이야기꽃을 피우면서 “지난 이야기 다 나오네?” 하며 연신 웃고 때로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씀을 이어가는 세 분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저 나이에 저렇게 열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속으로 중얼거렸지요. 만남의 끝자락임을 서로 확인하는 침묵이 짧게(?) 흘렀어요.

손자막(재미) → 아날로그 편집기(행복 그 자체) → 디지털 편집기(환상) → DVD(너무 좋아라~)

편집기의 발달에 따라 해오름단도 천천히 한 걸음씩 거듭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광명에는 다양한 동아리들의 활동이 있지만 중년 여성들이 열정을 내뿜고 있는 동아리는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만큼 주부영상단 “해오름”은 광명의 소중한 동아리이며 ‘아름다운 주부동아리’입니다.더욱‘해오름’이 빛날 수 있는 것은 앞에서도 말했듯이 ‘50~60대 주부들의 멋진 공동체’이기 때문이 아닐런지.

기자가 ‘해오름’에 ‘바람’ 하나를 던졌습니다. 장애우복지관이나 시민사회단체들에게도 활동이 홍보되어졌으면 하는 바람이고,조금 더 욕심을 내어 본다면 광명지역의 어려운 이웃들의 아름다운 이야기나 사회적으로 현안이 되는  소중한 이야기들을 영상에 담는 “낮은 자리?로의 여행”을 부탁드리면 받아줄 수 있냐는 것이었지요. 세 분 모두 한 ‘해오름 눈빛’으로 말해 주고 었었답니다. “ 가야지요. 언제든 전화주세요!”

그 분들 말씀마냥 ‘착한 사람들이 보고 웃을 수  있는 그런 영상’을 많이 만드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행복한 봄나들이를 다녀왔답니다.
삐악삐악 ~~~

 

 

  

<2004. 4. 9  조명선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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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 2004-04-09 17:04:41
참 부럽네요..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봄날...작은 체험이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해오름 2004-04-09 17:04:41
감사합니다.관심이 있으시면,참여해 보겠어요.지금평생학습원에서 홈 비디오 반 을하고 있읍니다.의향이 있으시연 월요일 오전10시까지 오세요.강의실은 3층배음실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