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일마을에 우담바라 꽃이 폈다? 그리고 고령의 느티나무를 만났다.
밤일마을에 우담바라 꽃이 폈다? 그리고 고령의 느티나무를 만났다.
  • 강찬호
  • 승인 2007.06.12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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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안동 밤일마을 미림IRT(주) 건물 3층 옥상에 우담바라가 3,4곳에 피었다.


우담바라가 핀 그곳에는 수령이 300년은 넘어 보이는 느티나무가 서있었다. 우담바라를 만났고, 바로 옆에 우뚝 서있는 고령의 느티나무를 만났다. 그리고 느티나무의 운명에 대해서 생각했다. 

기자가 우담바라가 피었다는 제보를 받은 것은 11일 오후 4시경이다. 하안동 밤일마을에 위치한 한 회사 관계자가 연락을 취한 것이다. 우담바라는 그 꽃의 실체가 무엇인지를 떠나, 일단 보는 이들이나 소식을 전해들은 이들에게 상서로운 기운을 전달하는 꽃이기에 호기심을 가지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제보자는 지역에 있는 신문들과 중앙의 모 신문에 연락을 취했다고 한다.

제보자인 대호상사 김인식 대표는 기자를 반갑게 맞이하고 이 회사가 입주해 있는 미림IRT 주식회사 건물 3층으로 이동했다. 3층 건물 옥상 회사 홍보간판 위에 우담바라로 보이는 꽃들이 3~4곳 피어있다. 김인식씨는 “한 곳도 신기한데 여러 곳에 핀 것을 보며 더 놀라웠다”며, “직원들과 우연히 담배를 피우려 나왔다가 발견한 것”이라며 즐거워했다. 또 “15cm이상 되는 지네가 우담바라 꽃 근처에서 어제 발견되어 다른 곳으로 옮겼다”며 더욱 놀라웠다고 말한다. 



▲ 우담바라가 핀 건물 바로 옆에 예사롭지 않은 느티나무가 서있다.

상서로운 조짐이어서, 급히 언론에 알린 것이라고 한다. 일상에서 달리 볼 수 있는 기분 좋은 발견임은 틀림없어 보인다. 그 꽃이 풀잠자리 알이던, 우담바라이던, 동일한 지칭이던 발견한 이들의 기쁨은 그것을 넘어서는 어떤 것일지 모를 일이다.

그런데 정작 기자의 눈을 사로잡은 것은 우담바라와 함께 이 회사 건물 바로 옆에 자리 잡고 서있는 2,3백년이 훌쩍 넘어 보이는 느티나무였다. 나무의 기둥 둘레가 상당하고 기둥 곳곳에 나있는 구멍들이 오랜 세월을 견뎌온 흔적들로 보였다. 이미 인근 마을 주민 중에 한 명이 이 나무의 보호가 필요하다고 제보를 한 적이 있었지만, 아직 취재를 하지 못한 터였다. 우담바라 꽃이 핀 바로 옆에 그 제보를 받았던 느티나무가 신비롭게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이다. 

밤일마을 지적산과 마을의 경계에 위치하고 있는 느티나무는 과거 자연마을 입구 정자나무나 혹은 그 나무 아래에서 마을제사나 마을잔치를 지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내용은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다. 우담바라를 제보한 김인식씨는 “늘 저 나무를 지켜보면서 예사롭지 않았고 보호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나무 이곳저곳을 안내했다. 동네 아이들이나 지나는 사람들이 나무 근처에 쓰레기를 버리곤 해서 일부러 나무 옆에 ‘쓰레기통’도 마련했다. 나무를 아끼는 마음에서다. 



▲ 느티나무 옆에 스레기통을 마련했다. 나무와 주변 관리가 필요하다.

나무의 보호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아직 시는 이 나무에 대해 별 다른 관리를 하고 있지 않다. 오히려 향후 도로계획에 의해 이 나무가 잘릴 위기에 처해 있다고 주민들은 말한다. 그러나 시 도로과 관계자에 따르면 아직 도로 계획이 정확하게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가리대에서 밤일마을을 지나는 도시계획도로를 시가 추진하고 있지만 구름산을 관통하는 가리대터널 공사가 실시될 경우 인근 한국수자원공사 시설의 안전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현재 안전진단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안전진단의 결과에 따라 도로계획선이 달라 질 수 있다는 것이 시 관계 공무원의 말이다. 

따라서 아직 느티나무의 운명은 결정되지 않았다. 생존의 가능성이 남아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곳에 우담바라 꽃이 피었다. 김인식씨는 15cm 지네를 이 느티나무에 옮겼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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