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오를 뿐이다.
단지 오를 뿐이다.
  • 강찬호
  • 승인 2007.07.03 00:42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광명클라이밍클럽 암벽 현장을 찾아.
 



▲ 단지 오를 뿐이다. 더디가더라도 가다보면 어느새...하안동 인공암벽장. 

기자는 암벽에 대해 문외한 중에 문외한이다. 하안동 실내체육관에 인공암벽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고, 지나다 암벽을 오르는 이들을 지켜본 일은 있었다. 그러나 그 정도다. 더 깊이 암벽에 대해 알고 싶거나, 호기심을 가져 보지는 못했다. 직벽을 오르는 것은 보통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고 아예 접근할 엄두조차 내지 않았다. 심지어 90도 직벽을 넘어 그 이상의 각도로 오르는 모습도 목격할 수 있었다. 그리고 간혹 암벽에 푹 빠져 지내는 마니아들이 있다는 말은 지인들로부터 간접적으로 듣곤했다.

그런데 우연한 인연으로 암벽을 오르는 이를 만났다. 광명에서 인공암벽을 오르는 아마추어 모임인 광명클라이밍클럽의 기호신 회장이다. 그는 헬스장을 운영하면서 암벽을 즐기는 이다. 그가 암벽을 배운지는 일년이 조금 넘었다고 한다. 이 모임에는 기초 과정을 마친 회원에서부터 15년 이상 암벽을 한 베테랑까지 구성원은 다양하다. 물론 여성 동호인들도 있다. 30대부터 60대 연령층도 다양하다. 이제 암벽을 오른지 일년이 좀 넘은 기호신 회장이 모임의 책임을 맡게 된 것은 암벽의 연륜보다는 그저 나이 한 살 더 먹은 것이 이유가 됐다고 한발을 뺀다.



▲ 기초과정, 체력훈련은 기본이다. 암벽장 내 실내 연습장에서 
한 참가자가 팔 힘을 기르고 있다. 

그의 초대로 지난 6월 28일 하안동 실내체육관 인공암벽 현장을 찾았다. 처음 암벽을 배우는 이들을 대상으로 1주일에 2회씩 한달 과정으로 인공암벽을 배우는 기초과정이 운영되고 있다. 이날은 기초 과정 참가자들이 오후 7시에서 9시까지 훈련을 마치고 수료식을 하는 날이다. 기초과정 참가자들 외에도 기본, 중급, 고급 과정을 익히는 동호회 회원들이 자기 코스에서 암벽 등반에 몰두하고 있다. 기초 과정 참가자들은 암벽장 기초과정 코스에 앞서 암벽장 실내에 마련된 연습장에서 먼저 기본기를 익힌다. 체력 훈련 병행은 기본이다. 지도 강사의 안내에 따라 체력 훈련과 암벽 도구를 다루는 법, 홀드를 잡는 법 등 암벽을 오르기 위한 기초 과정을 배운다. 한달 정도 기초 과정을 익히면 초보자들은 암벽 기초 과정을 오를 수 있다고 한다. 이후 다음 단계 암벽을 배우고자 하는 이들은 동호회 회원들과 함께 다음 과정을 계속해서 연습해야 한다. 

처음 암벽을 대하는 이들은 어려울 것이라고 여기지만, 실제 암벽을 즐기는 층은 다양하다. 초등학교 5,6학년 정도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암벽장에는 초등학교 5,6학년이 단체로 신청할 경우 무료 강습 프로그램도 준비해 놓고 있다. 언뜻 어렵고 위험해 보이지만, 암벽은 스포츠 일환이다. 좀 더 깊이 들어가면 인간의 한계나 극한에 도전하는 익스트림 스포츠다. 암벽을 오르는 이들을 지켜보면 멋있고 때론 위험에 보이기도 하지만, 그들은 도전정신과 정신력으로 버티고 오른다. 그리고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면서 맛보는 그들만의 쾌감을 즐긴다. 



▲ 한달 기초과정을 마친 이들과 광명클라이밍 동호회 회원들이 함께 기념촬영

기 회장에 따르면 “극한에 도전하는 것인 만큼 중도에 포기하는 이들도 많은 것이 현실”이라고 말한다. “될 것 같으면서 안 되는 것이 암벽이지만, 더디가더라도 버티다 보면 어느 순간 가능해지는 것이 암벽”이라고 말한다. 안전 문제 역시 로프를 메고 이동을 하기 때문에 안전하다. 물론 밑에서 로프를 잡고 있는 이와 함께 2인 1조가 되는 것이 필수다. 로프를 잡아주는 이에 대한 신뢰가 없으면 암벽을 오르기 어렵다. 따라서 암벽은 혼자만이 아닌 동료와 함께하는 스포츠다.

개인이 극복해야 할 것도 많다. 암벽을 오르기 위해 힘을 기르는 것은 필수다. 그러나 힘만으로 되는 일도 아니다. 홀드 잡는 법과 힘쓰는 법부터 다리를 이동하는 법 등 곳곳에 기술이 필요하다. 공포감을 극복하는 것도 넘어서야 한다. 보는 것과 달리, 특정 높이를 오르면서 경험하는 공포감과 함께 찾아오는 호흡 문제 역시 침착하게 넘어서야 한다. 암벽을 오르다 힘이 부쳐 떨어지거나 혹은 코스를 다 오른 뒤 떨어지는 과정도 잘 해야 한다. 자칫 실수해서 암벽에 부딪칠 수 있기 때문이다.

암벽을 즐기는 이들은 이벤트로 게임을 하기도 한다. 개인으로도 하고 팀으로도 한다. 특정 코스를 빠르게 오르는 것일 수도 있고, 어려운 코스를 선택해서 그 코스를 오르는 것일 수도 있다. 암벽의 코스들은 홀드마다 색깔이 칠해져 있다. 칠해진 색깔이 코스를 표시한다. 같은 색깔을 집고 오르는 것이다. 다양한 코스가 나올 수 있고, 난이도 역시 달라진다. 직벽은 그래도 낫다. 직벽을 넘어서서 오르는 것은 고난이도다. 오르다 힘이 부치면 직벽에서 쉬었다, 다시 오른다. 힘을 비축하기 위해서다. 얼마나 힘든지, 간혹 어떤 회원들은 오르다 힘을 모으는 괴성을 지르기도 한다. 비오듯 흐르는 땀 때문에 웃통을 벗고 오르는 남성 회원들의 모습도 눈에 띤다.  



▲ 아무리 힘든 암벽이라고 해도, 뒤풀이로 훈련의 고단함을 잊는다.

암벽동호회는 기초과정을 이수한 이들이 스스로 희망하면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다. 현재 80여명의 회원들이 가입해있다. 이들은 인공암벽 등반 외에도 자연암벽 등반을 하기도 한다. 때론 벙개모임을 통해 가까운 산을 오르기도 한다. 이날 진행된 수료식에도 동호회 임원들이 별도로 참석해, 한달 과정의 훈련을 마친 이들을 격려했다. 출석을 잘한 이들에 대해서는 선물이 주어졌다. 물론 암벽에 사용되는 것들이다. 70% 이상 출석자들에게는 수료증이 전달됐다. 훈련 참가자들은 강사에게 작은 선물을 마련했고, 참가자들과 동호회 회원들이 함께 어울리는 뒤풀이도 마련했다. 어려운 과정을 함께 한 이들만의 유대감이 뒤풀이 현장에서 넘쳤다. 

* 광명클라이밍클럽 기호신 회장 016-692-3020  모임카페 http://cafe.daum.net/kwangmyungcc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소산 2007-07-04 14:42:41
처다만 봐도 아실아실히다. 여자 회원들도 많네요.
대단하네요. 사진만 봐도 다리가 후들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