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은 사소한 집안 문제가 아닌, 사회적 범죄다.”
“가정폭력은 사소한 집안 문제가 아닌, 사회적 범죄다.”
  • 강찬호
  • 승인 2007.10.26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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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여성의전화, 25일 광명시가종폭력실태 토론회 개최 

“가정폭력은 명백하게 사회적 범죄이다. 가정 폭력 발생 신고 시 경찰의 초기 대응은 이러한 전제로 접근돼야 한다. 사소한 가족의 폭력이 아닌 것이다. 가해자에 대한 처벌과 함께 피해자에 대한 보호가 필요하다. 가정폭력에 대한 인식 확산과 예방을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 광명시 가정폭력 실태에 대한 토론회에서 나온 내용들이다.

광명여성의전화(회장 전영미)는 25일 오전 10시 시청 중회의실에서 여성폭력 인식 및 실태 조사와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광명시 가정폭력 실태에 대한 조사 결과가 발표되어 눈길을 끌었다. 광명시에서는 처음으로 조사되어 발표된 내용이다.

조사결과 광명시민들의 가정폭력에 대한 인식 정도는 ‘잘 모르겠다’는 응답이 많아 전반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가정폭력 실태와 관련해서는 광명시민의 32.8%가 가정 폭력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가정폭력에는 신체적 폭력, 언어적 폭력, 성적 폭력 등을 포함한 것이다. 이 중 신체 폭력의 피해 경험이 26.2%%, 언어적 폭력 피해 경험이 28.6%, 성적 폭력 피해 경험이 7.3%로 나타났다. 피해 경험은 남성 보다 여성이 높게 나타났다.

가정 폭력 가해 경험에 대해서는 다른 폭력과 달리 언어적 폭력의 경우 여성이 남성 보다 높게 나타났다. 가정 폭력을 행사하는 원인으로는 배우자 또는 자녀들에 대한 불만이 1위로 나타났고, 화를 잘 내거나 충동적인 성격 탓이 그 다음 순위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광명전지역 기혼남녀 385명을 대상으로 지난 6월1일부터 6월30일까지 질문지에 대한 응답 방식으로 조사했다. 여성이 236명, 남성이 176명이다. 30대가 151명이고, 40대가 147명이다. 광명시 전체인구 비율에 따라 표본 성비와 연령 비율을 반영했다.

토론회에서 한영신학대학교 김봉화 교수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김 교수는 조사결과를 토대로 “가정폭력을 줄이고, 개인의 인권 보호를 증진하기 위한 정책 대안이 마련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토론에서 신순기 광명시청 가정복지과장은 현재 시가 가정폭력상담소 4개소와 성폭력 상담소 1개소를 운영하고 있고, 상담 건수는 증가 추세라고 말했다. 지속적으로 가정폭력과 성폭력 예방 교육을 실시하고 있고, 여성폭력방지지역협의체 구성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병노 광명경찰서 여성청소년계장은 올해 1월부터 9월 30일까지 가정폭력으로 검거된 사건은 50건으로 가정불화, 음주, 외도, 성격차이, 경제적 빈곤 순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그는 가정폭력 신고 시 초기 현장에서 현장 판단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고미경 한국여성의전화연합 사무처장은 경찰의 초기 대응이 미온적인 것은 가정폭력을 사소한 집안 문제로 치부하는 경향 때문이라며, 가정폭력은 사회적 범죄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 전체 살인 사건의 1/5이 가족관계에서 발생하고 있고 살해당한 여성의 46.4%가 남편, 동거, 내연관계에 의한 피해라며 가정폭력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또 가해자의 처벌 보다는 피해자의 보호에 초점이 맞춰진 정부 정책은 문제라며, 가정폭력에 대한 국가의 미온적 개입을 비판했다. 앞으로 학교에서 의무적으로 실시되는 가정폭력예방교육의 적극적 실시 등 예방 교육이 중요하고, 가정폭력에 대한 처벌 규정이 강화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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