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평생학습원 민간위탁 적격심사, ‘이의’ 있습니다.
기자의 눈> 평생학습원 민간위탁 적격심사, ‘이의’ 있습니다.
  • 강찬호
  • 승인 2007.12.07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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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시평생학습원 민간위탁심의위원회(이하 심의위원회)의 심의가 적절했는지, 그 구성이 적절했는지가 여전히 의문이다. 평가로 제출된 사업계획서를 검토해 본 바로는 의구심이 더해진다. 영어마을을 하겠다는 것 외에는 차별성을 찾기 어려웠다. 오히려 평가가 과장된 듯 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심사가 서강대로 기운 이유, 그것도 근소한 차이가 아닌 압도적인 차이로 기운 이유를 찾는 동안 발견한 것은 문제점들이었다.  

전공자 심의위원, “왜 전공자인 나를 부른 것인지...이외의 결과에 당혹스러웠다.”
 
△ 심의위원 구성의 적절성 =먼저 심의위원 구성이다. 총9명으로 구성됐다. 공무원 4명과 시의원 1명 그리고 민간에서 3명이 참석해 심의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참석하지 못했다. 관련 조례에는 공무원4명, 시의원 1명, 관계전문가 4명으로 구성하도록 돼있다. 관계전문가를 놓고 유권해석의 여지나 자의적 적용의 여지가 있다.

시는 구성과 관련해 통상 조례에 의한 민간위탁심의위원 구성을 준용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시설의 특수성, 즉 평생학습 분야의 특수성을 전문가적인 시각에서 평가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관련 분야 전문가의 참여가 어느 정도 선에서 이뤄진 것인지에 대해 의문이다.

의례적인 시 공무원 4명의 참석 역시 평생학습에 대한 이해와 계획의 적절성을 평가함에 있어 어떤 전문성을 갖고 임한 것인지 의문이다. 조례에 따른 의례적인 위원 참여의 딜레마다. 시의 방침이 심의에 그대로 전달될 수 있는 개연성이 크다.

위원 구성에서 ‘관계 전문가’는 어떤 기준을 말하는가? 공무원들의 자의적 해석, 적용의 소지 많아.

관련 분야 전공자의 경우는 단 1명에 불과하다. 지역위원과 지역외위원의 구성 기준으로 보면 8명 대 1명이다. 그래서 지역 외부 위원인 1명의 시각은 가장 객관적이고 공정할 수 있다. 더욱이 그는 교육 분야 전공자로서 해당 분야 전문가이다. 그래서 단 1명이라고 해도, 이 위원의 평가는 상대적으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그는 지난 6년 동안 운영의 성과가 있는 성공회대에 아주 높은 점수를 줬다. 그러나 자신의 평가와 달리 전체 위원들의 평가 결과가 서강대에 압도적으로 높은 점수를 준 것에 대해서는 ‘예상외의 결과로 당혹스럽다’고 표현했다. 평생학습 분야 전문가 입장에서의 평가와는 너무도 다른 결과였기 때문이다. 이 위원은 “이럴 바에 전공자를 왜 부른 것이냐”고 반문했다.

관계 전문가 위원, 서강대는 구체성 적고 변수 많아....성공회대, 축적된 경험으로 구체성과 현실성 높아.

그는 성공회대가 그 동안의 성과로 인해 구체성과 현실성이 있었던 반면 서강대의 계획에 대서는 광명지역이 아니더라도 다른 지역에도 일반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계획의 측면이 강하다며 구체성이 부족했고, 향후 변수를 안고 있는 미래계획적인 측면이 강했다고 평가했다. 현실성이나 적합성 측면에서 고려해야 할 것들이 많다는 것이다.

한편 심사 내용에 있어 해당 분야 전문가의 점수 차이와 지역 위원 그리고 공무원들의 평가 차이가 크게 발생한 것에 대해 지역의 다른 한 위원에게 입장을 확인하고자 했으나, 그는 이 사안에 대해 언급하기를 꺼려했다.

△ 심의기준에 따른 심의의 적절성 여부 = 심의가 제대로 진행이 된 것인지 역시 의문이다. 시는 수탁자 전문성(15), 사업계획에 따른 운영능력(45), 광명시 평생학습도시 건설 기여도(25), 운영계획의 적합성 및 실천의지(15)를 평가항목으로 제시했다.

사실상 평가 기준을 놓고 보면 서강대가 압도적으로 높게 평가를 받기에는 무리가 있다. 서강대는 지자체와 협력 사업으로 진행한 경험이 시흥과 마포에서 교양특강 프로그램을 운영한 것이 전부이다. 물론 서강대 평생교육원을 운영한 자체 경험은 있지만 이는 학교 시설 운영이라고 하는 차원이어서 지자체 관련 시설 운영과는 거리가 있다.

따라서 수탁자 전문성, 사업계획 운영 능력, 학습도시 건설 기여도의 측면에서 보면 서강대가 우위라고 보기는 어렵다. 관련 분야 실적과 축적된 운영 경험은 성공회대가 지난 6년의 경험이 있기에 유리할 수밖에 없다. 이런 맥락에서 서강대가 제시한 안은 구체성이 떨어지고, 미래 계획일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서강대, 기존 인력을 13명으로 축소...이중 사업운영 인원은 단 8명...반면 성공회대는 운영 인력 16명, 이중 사업 운영은 14명.

△ 운영인력 배치 적절성=실제 서강대가 제시한 사업계획과 성공회대가 제시한 사업계획을 비교해 보면 이런 부분이 드러난다. 사업계획서에 따르면 서강대는 운영 인력을 축소했다. 정직원은 8명으로 하고, 나머지 용역은 5인으로 해 총 13명이다. 이중 시설관리를 맡은 용역을 제외하면 사업 부문 운영 인원은 8명이다. 인건비는 3억9천만원이다. 이중 원장 인건비는 5천만원으로 제시했다.

반면 현재 운영하고 있는 성공회대는 16명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중 기능직이 2명이다. 이들을 제외하면 사업 운영에 투입되는 인원이 14명이다. 인건비는 4억6천8백만원을 제시했다. 원장의 인건비는 3천5백만원이다.

서강대는 시설 운영을 제외하면 사업 부문 운영 조직을 대폭 줄인다는 복안이다. 기존 성공회대 14명의 인원을 8명으로 축소하는 것이다. 성공회대는 인건비를 낮추고 사업 운영 인력을 늘린 구조이다. 반면 서강대는 적은 인원 대비 고임금 구조로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인데, 현실성 문제가 제기될 수밖에 없다. 사업 제안 과정에서 기존 평생학습원 운영 조직에 대한 세부적인 직무 분석이 가능하지 않은 상황에서 제시된 조직으로 볼 수밖에 없다.

지하공간을 기존 강좌실에서 영어마을로 전환하는 계획이 차별화라면 차별화?

△ 지하에 영어마을 도입의 문제점=서강대가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변화와 참신성의 근거 역시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다. 그 중 많이 언급된 것이 지하 영어마을이다. 서강대는 기존 지하 공간을 영어마을로 변경해 외국어체험교실로 운영할 계획이다. 지역사회 아동 외국어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공간운영의 적절성에 대한 평가가 충분하게 된 것인지 의문이다. 이 공간은 당초 식당으로 운영되었다가, 식당 운영의 어려움에 봉착한 후 이용자들의 요구를 수렴해 강좌실과 동아리 활동 공간으로 이용해 온 공간이다. 따라서 서강대 계획에 따르면 기존 강좌실과 동아리 활동 공간이 외국어 체험이라고 하는 특수 공간으로 변경되는 것이고, 일반 시민들의 이용 공간은 줄어드는 것이다.

영어교육에 대한 시민들, 평생학습원 이용자에 대한 선행적 판단있었나? 무슨 근거로.

외국어 교육에 대한 지역의 평생학습적 요구가 얼마나 있는지에 대한 선행적인 평가가 있는지 역시 의문이다. 서강대는 이 학교가 가지고 있는 어학 프로그램의 장점을 제시할 수 있지만, 이를 수용하고 평가하는 광명시 입장에서 시민들의 영어교육에 대한 요구가 얼마 만큼인지를 평가한 근거가 없다. 그럼에도 평가에 참여한 이들이나 관련 공무원들은 서강대가 제시한 영어마을이 참신해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영어에 대한 주관적 기대치와 잣대들이 적용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학교에 영어교육 지원을 늘리겠다는 것은 시장의 공약 중에 하나다. 시는 이를 위해 내년도 학교지원 사업으로 원어민 교사 지원 등 영어 교육 지원에 많은 예산을 투입했다. 경기도영어마을과 영어교육 지원을 위해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시 차원에서 영어교육을 지원하기 위해 여러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 흐름에 맞춰 평생학습원 운영 계획에도 영어교육이 등장했고, 높은 평가의 근거로 작용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전국 지자체 1호 평생학습도시, 영어 특색 평생학습도시로 가자는 것인가?

이 무슨 일인가? 광명시는 전국 지자체 1호의 평생학습도시다. 그런 대외적인 인지도와 명성을 가지고 있다. 그런 평생학습도시가 갑자기 ‘영어마을’로 바뀌어 가는 것인가? 아니면 영어교육에 특성을 가진 평생학습도시로 특화를 하겠다는 것인가? 이런 흐름을 반영해 ‘특화’, ‘차별화’라고 평가를 한 것인가? 그러나 지금까지 광명시가 영어교육에 경쟁력을 가진 평생학습도시로 가자고 한 논의를 지금까지 들어 본 적이 없다.

학습동아리 공간 줄이고, 교수실과 휴게실로 전환?...공간 계획에 사업방향 담겨져.

△ 학습동아리 활동 공간 축소 문제 =공간조정과 관련해 기존 학습동아리연합회 사무실을 외래강사실로 변경하는 것 역시 논란이 될 수 있는 계획이다. 공간의 재배치는 운영자와 시설 이용자들이 합의를 원만하게 조정되면 아무런 문제는 없다. 그럼에도 공간의 결정에는 운영 방향이 반영되기 마련이다.

기존에 성공회대 측이 학습동아리연합회 사무실을 제공하는 것은 학습동아리 활동에 힘을 싣는 결정이다. 현재 평생학습원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학습동아리는 130여개 1,000여명이 넘는 인원이 활동하고 있다.

따라서 서강대 측이 1층 학습동아리연합회 사무실과 3층 동아리실을 휴식공간으로 변경하겠다는 계획이 실제 이용자들의 요구에 맞춘 것인지, 아니면 자의적인 판단인지 역시 의문이다.

프로그램개발연구비 8천만원 배정...결국 학교 교수들 연구지원비...다른 사업 축소 불가피.

△ 사업에 따른 예산계획의 문제 =사업에 따른 예산 계획 역시 논란의 여지가 있다. 서강대가 제시한 사업계획에 따르면 시민대학 운영과 시민교양아카데미 부문에서 과정담당교수연구개발비를 각각 6천만원, 2천만원을 배정했다. 이 예산은 각 강좌에 참여하는 강사료와는 다른 것이다. 프로그램 개발에 따른 연구개발비 명목이다. 해당 분야 각 프로그램 개발에 대해 학교 교수들에게 지급되는 명목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런 예산의 배정이 어떤 실익이 있는지 의문이다. 프로그램 개발로 8천만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다른 사업예산의 축소가 불가피한 계획이다.  기존 학습원의 경우 프로그램 개발은 평생학습사 자격을 보유한 평생학습원 직원들이 담당했다.

서강대가 두드러진 평가를 받을 만한 흔적을 사업계획서 상에서 발견하기 어려워...영어마을 과다 평가된 것 아닌지.

서강대에서 제시한 여러 사업 항목들이나 평생학습도시 기여에 대한 계획이 기존 운영자인 성공회대 계획과 어떤 차별성이 있는 것인지, 아니면 두드러지게 높은 점수를 받아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발견하기 어려웠다. 영어 마을이라고 하는 요인을 어느 항목에서 얼마만큼 배정한 것인지 그 속내가 그저 궁금할 뿐이다.

시가 제시한 평가항목들 기준에 따라 심사위원들이 무엇을 어떻게 평가한 것인지, 평생학습도시 광명에 대해 심사위원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 평가를 위해 제시된 사업계획서를 살펴본 바로는 의구심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더 강화되는 것은 왜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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