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3·8여성대회를 다녀와서
기고>3·8여성대회를 다녀와서
  • 정애숙
  • 승인 2008.03.11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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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애숙 (광명여성의전화 부설 가정폭력상담소장)


해마다 봄을 알리는 날은 바로 3·8여성대회였던 것 같다.
 “100년 전 하늘의 절반인 여성들이 단순히 존재하는 것을 거부하고 인간답게 살 권리를 외치며 성과 계급을 뛰어 넘어 연대하던 그 날, 비로소 하늘이 열리고 평등, 평화의 새날이 열리기 시작했다”라는 3·8여성선언과 함께 올해도 어김없이 축제분위기로 3·8여성대회가 열렸다. 모두 함께 모여서 지지하고 격려하며 기쁜 축제의 날이 되었다.

미국 여성노동자들이 생존권과 참정권을 외치며 투쟁한 날을 계기로 ‘여성의 날’ 이 선포되고 세계 곳곳에서 이 날을 기념하며 ‘세계여성의 날’을 축하하고 있다.

지난 100년 동안 여성들은 평등하고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가정과 직장, 사회에서 당당하게 활동해 왔다. 2008년 ‘세계여성의 날’에는 “여성, 새로운 공동체 세상을 열자!” 라는 슬로건과 “사람”, “돌봄”, “상생”을 3대 핵심가치로 정했다.

물론 이 날 3·8여성대회에는 올해의 슬로건과 9대 과제, 핵심가치 등의 중요성만큼이나 중요했던 것은  함께 모여 있을 때 의미가 있고 힘이 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100년 전 선배여성들의 목소리가 오늘 우리들의 함성 속에 되살아 난 듯 전국 각지에서 ‘세계여성의 날’을 축하하고 연대하기 위해 많은 단체와 회원들이 모였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가려면 여럿이 가라”라는 말처럼 많은 단체와 회원들이 모인 의미 있고 뜻 깊은 행사였다.

특히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수요시위”가 ‘올해의 여성운동상’으로 선정이 되었다. 16년간 지속되고 있는 수요시위는 2008년 3월3일(수) 현재 803회 차가 되었다고 한다.

지난 1992년 미야자와 일본총리 방한 일정에 맞춰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와 20여개의 여성단체들이 제안해 군위안부 문제 해결을 요구하기위해 시작되었다.

무엇보다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803번의 함성’은 전쟁의 생존 피해자가 당당하게 운동의 주체가 된 것이고 가장 큰 업적이다.

한 평생을 피해 생존자이면서도 과거가 밝혀질까 두려워하며 죄인처럼 지내야했던 피해자들을 당당한 운동의 주체자로 변화시키는 역할을 한 것이다.

또한 수요시위는 전국의 여성·시민사회단체들이 함께 만들어온 연대의 역사이기도하다. 각계각층의 남녀노소가 참여하고 있는 수요시위는 여성평화운동의 상징으로 세계 속에 빛나고 있다. 

803번의 함성은 앞으로 또 100년 후에도 영원히 살아 있는 함성으로 우리 후배 여성들의 가슴속에서 울려 퍼질 것이다.

오늘 우리는 또 다시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야 한다.
“어떤 세상을 만들 것인지?”
“여성이 행복한 세상이 어떤 것인지?” 를.

여성이 정말 행복한 세상은 바로 여성과 남성이 서로 존중하며 평등하고 평화롭게 공존하는 세상이 아닐까?

그런 세상이 되기 위하여 노력해야 할 사람 역시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여성 나 자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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