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 노점 단속의 손익계산
기자의눈> 노점 단속의 손익계산
  • 강찬호
  • 승인 2008.03.12 23:34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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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수억원 예산 투입하며 법대로...그러나 실익의 몫은 누구에게.



상업지구 자연석 의자를 놓고 노점 상인들과 용역 사이에 밀고 밀치는 실랑이가 이어졌다. 2월18일 현장. 

시가 진행하는 노점단속은 모순투성이다. 시가 노점 단속의 칼을 빼든 속내가 궁금하다. 시의 손익계산은 무엇일까.

노점 단속을 전후로 해 드러난 정황을 돌아보자. 시는 하안동 일대 거리 노점을 양성화했다. 단속의 위협이 몇 차례 가해졌고, 그 후 어떤 이유인지 이곳은 새롭게 단장을 했다.

이 지역 노점은 시와 협의를 거쳐 점유면적이 8㎡ 이상의 박스형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하안동 노점 재정비는 조례 이전 즉 조례에 근거하지 않고 진행됐다.

이후 시는 시의회에 이른 바 노점 양성화 조례를 상정했다. 노점을 양성화하고 적정 관리를 해 억제하겠다는 발상과 취지.

시의회는 해당 조례의 취지는 동의하지만 규격에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안동과 다른 지역 간에 형평성 문제가 있다며 4.2㎡로 수정했다. 하안동 노점은 반발했고, 결국 시의회는 다른 지역 규격보다 큰 8.2㎡로 최종 통과시켰다.

이제 조례를 적용할 절차만 남아 있다. 이미 진행된 하안동 노점의 양성화 문제는 의아함 그 자체지만 일단 예외로 두고 눈을 감아보자.

조례가 제정됐고 하안동 노점이 시와 협의를 거쳐 양상화된 사례가 있으니 철산동과 광명동 일대 노점 상인들은 노점 양성화에 대해 기대를 가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상황은 반전됐다. 시가 노점과 협의에 나서는 대신 단속의 칼을 뽑았다. 시가 왜 갑작스럽게 단속에 나선 것일까. 

단속의 징후는 2월 중순 경 시가 4천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45개의 자연석 의자를 철산동 상업지구와 외곽에 설치하면서부터다. 

이 일로 상업지구 일대 노점들은 당황했다. 노점 단속의 광풍이 몰아칠 것이라는 불길한 예감. 그 동안 시와 노점 정비안을 두고 여러 차례 협의를 해왔고, 양보선을 두고 조율을 해오던 터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웬 자연석 의자. 그것도 시민편익은 뒤로하고 노점자리를 밀치고 들어와 노점 대신 그 자리에 자연석 의자가 놓였다.

2월18일. 결국 노점 상인들과 시가 고용한 용역 350여명이 격돌했다. 자연석 의자를 밀치고 되찾아 오는 웃지 못 할 해프닝이 시내 한 복판에서 벌어졌다.

이 시점에 시는 왜 한 개에 백여만원하는 자연석 의자를 45개나 상업지구에 배치한 것일까. 이건 누구의 발상이고 아이디어인가. 노점 양성화 조례를 추진하면서 한편에서는 단속 방안을 숨기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어 용역이 투입됐다. 시는 올해 노점단속을 위한 용역예산으로 5억9천8백만원을 편성했다. 용역 한 명당 하루 일당이 8만원이다. 추가 시 10만원을 넘긴다.

용역 투입 첫날인 2월18일. 시는 350명의 용역을 투입했다. 광명사거리 단속이 진행된 3월 12일. 시는 260명의 용역을 투입했다. 이 기간 사이사이에 시는 크고 작은 규모의 용역을 시내와 시 외곽에 투입하곤 했다.

용역들은 외곽의 포장마차를 철거하기도 하고 거리의 불법 간판을 철거하기도 했다. 용역이 할 일이 아님에도 용역은 그런 일이라도 해야 했다. 그러나 용역 고용에 수천만원의 예산이 투입됐음에도 단속 실적은 초라했다.

한편 시는 수억에 해당하는 용역고용에 대해 수의계약을 했다. 왜 수의계약을 한 것일까? 그 배경 역시 의혹의 꼬리를 문다. 용역업체와 특정인의 관련‘설’이 조심스레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상황의 반전으로 노점 상인들은 노점양성화에 대한 기대를 뒤로하고 지난 2월 중순경부터 한 달 가까이 노점단속의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단속에 저항하며 노점을 접고 추위에 떨며 항의를 한 것도 수일이다. 노점 영업을 접은 날도 수일이다. 단속의 눈을 피해가며 부분 영업을 진행하지만 언제 단속이 올지 노심초사(勞心焦思)다.

노점은 단속을 해도 쉽사리 없어지지 않는 경향이 있다. 생존권을 이유로 버티고 있기 때문에 그렇고, 이미 상당부분 조직화 된 경우도 있다. 생존권은 최악의 싸움을 하기에 질기고, 조직화된 노점의 경우는 전국적인 연대망을 갖추고 저항하기에 질기다. 자칫 거대한 싸움은 죽음을 부르기도 해 위협적이다.

당장 노점 단속을 하면 없어지지만 다시 노점은 등장한다. 이는 노점도 알고 단속을 하는 시도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런 현실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기에 노점의 합법과 탈법의 여부를 떠나 정치적 타협을 모색하는 것이 추세다.

그리고 그것은 적정선에서 노점을 양성화하는 것이다. 마차형으로 규격을 정하고, 노점수를 조정하고, 노점의 영업 구역을 지정하는 방식이 그것이다. 더 나아가 노점을 특화해 명소로 만들자는 정책적 접근의 타진 역시 없애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면 다른 방법을 찾아보자는 대안적 접근이다. 

이런 추세를 시가 모르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하안동 노점에 대해 시가 조례가 없음에도 양성화 조치를 취했다. 이어 시가 뒤늦게 조례 제정에 나선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그런데도 시는 뜬금없이 실익이 적은 단속에 나섰다. 그것도 총선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에. 또 하안동 노점과의 형평성에도 맞지 않고 조례 제정과도 맞지 않는 모순된 행정을 진행하면서. 왜 일까.

시는 노점에 대해 위법성이라는 논리를 제일 먼저 내세운다. 또 보행권 확보와 주변 상권의 민원을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는 광명시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국 공통의 현안이다. 그런데도 시가 밀어붙이기식으로 노점 단속에 적극성을 띠는 이유는 무엇인가.  

시는 위법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대응한다는 법의 원칙론을 전면에 내세우며 가시적 행정행위를 통해 질서 확립에 노력하고 있다는 대시민 홍보 효과를 노린 듯하다. 그러나 이런 행정 효과가 액면 그대로 전달될 리 없다.

오히려 전시행정이고 예산 낭비라는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그것은 시의 일처리 방식에 기인한다. 이미 언급했듯이 형평성과 일관성을 결여했다. 또 투입예산 대비 효과를 따져 보면 전시행정이라는 비판은 더욱 설득력을 가진다. 



서로 내 자리

다시 보자. 시는 자연석 의자에 4천여만원을 사용했다. 용역고용에 수천만원을 사용했고, 앞으로도 올해 편성된 6억 가까운 용역 예산액을 소진하기 위해 용역 투입을 계속할 것이다. 더욱이 이 예산은 지난 해 사용하지 못하고 이월된 예산이기에 시는 예산 소진에 더욱 압박을 받고 있다.

또 용역 소진과 함께 수의계약의 조건을 포함하면 상황은 더욱 복잡해진다. 결국 시는 노점단속이라는 전시행정 이면에 용역비 소진이라고 하는 딜레마에 봉착해 있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시는 노점 양성화 조례 실시를 뒤로 하고 용역비 집행에 더욱 골몰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노점단속 대신 대화를 통한 합리적인 해결을 요구하는 시민사회의 목소리가 시에 전달될 리 없다. 오히려 시는 애써 외면을 하고 있다. 오직 ‘법대로’라는 명분하나로. 생계형 노점 상인들의 시 행정에 대한 불신은 높아가고, 전시행정과 예산 낭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 역시 터져 나올 것은 자명하다.

시가 원칙론을 주장하고 있지만 현실 문제 해결에 대해서는 무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노점 양성화 조례는 어디로 갔으며 기존에 노점과 절충을 모색해 왔던 타협의 과정은 어디로 간 것인가. 시와 노점의 당사자 간 합의 노력 그리고 이런 합의가 어려울 경우 시민사회를 참여시켜 제3의 방식을 모색하는 타협의 정치와 행정은 보이지 않는다.

결국 시와 노점은 갈등하고 생계 활동에 집중하지 못하는 생계형 노점은 힘겨운 날을 보낼 수밖에 없다. 실익은 노점 단속의 실질적인 열매를 따먹는 용역업체에게 돌아가고 있다. 예산은 낭비되고 눈에 보이지 않는 행정력도 낭비될 가능성이 높다. 

상황을 지켜보는 시민들은 위협적인 용역들의 행보와 거리 노점의 안타까운 현실을 목도하며 한숨을 지을 수밖에 없다. 이해관계의 합리적 조정이라는 타협의 모델은 멀어진다. ‘법대로’를 주장하지만 노점양성화 조례는 뒷걸음질 친다. 노점단속의 손익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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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탈맨 2008-03-13 06:49:58
법대로 좋은말이죠 하지만 법은 누구를위한 법인가여 있는자의법 아니면 평등의법 광명은 시장을 위한법인가 생각됩니다 없는 서민이 마지막 수단으로 노점에서 생활하는데 폭력용역으로 불쌍한분들을 ....선대책을 수립하고 계획적으로 해야죠 불쌍합니다 시민들에 혈세를 낭비하니 상업지구 돌은 시민들 다치기에 안성맞춤 술먹고 가다가 머리다치기에 적합 생각없이하는것 같아여 혹 2001아울렌과 같이하는것은 아닌지

광명시민 2008-03-15 10:44:28
참거짓/
얼굴 보이지 않는다고 인생 그따위로 살지 마라.
내 앞에서 그 잘난 얼굴 내밀고 그딴 소리 나불대보지.
우리 아버지가 당한 것에 1000배정도 두들겨버리겠다.
아직도 분이 풀리지 않는데 헛소리를 지껄이고 있어...

참거짓 2008-03-15 07:43:59
가난한 서민, 불우이웃에 더 투자해라 - 옳소
노점상을 하는 사람들 생계부터 살펴줘라 - 매출액공개해라
용역깡패한테 얻어맞아 - 뻥인거 같소
노점상 없으니까 깨끗하고 훨배 좋던데 - 당연 깨끗하오
술먹고 가다가 머리다치기에 - 적당히 먹으시오

시민 2008-03-14 22:31:35
용역 살 돈으로 가난한 서민, 불우이웃에 더 투자해라. 얼마나 힘들면 거리까지 나앉아서 저런대접 받으면서 노점상 하겠냐? 노점상도 인간이다. 불법이다 뭐다 따지기 전에 먼저 노점상을 하는 사람들 생계부터 살펴줘라.

광명시민 2008-03-14 12:24:20
우리 아버지가 노점상한다. 용역깡패한테 얻어맞아 시퍼렇게 멍이 든 아버지 모습 보니 눈물이 나서 멈추어지지 않는다. 밑에 글 쓴 놈 누군지 모르지만 길거리에서 만나면 아구창이 남아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