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입학식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입학식
  • 강찬호
  • 승인 2010.09.03 10:1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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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산초와 노인복지관, 어르신 문해교육 ‘아름드리학교’ 입학식 진행

‘아름드리학교’ 입학식에 참석한 모든 이들은 감동했다. 감격했다. 축하할 수 있는 최고의 언어들을 통해 마음을 전했다. 아름드리학교는 구름산초등학교와 광명시노인종합사회복지관이 함께 운영하는 어르신들의 문해교육 프로그램이다. 2일 오후3시 구름산초에서 입학식이 진행됐다.

입학식에는 장재성 구름산초 교장과 노인복지관 서은경 관장, 양기대 광명시장을 포함해 고종성 광명교육장, 천병성 대한노인회장 등 많은 지역인사들이 참석해 27명의 어르신 입학생을 축하했다. 그리고 자발적으로 참석한 구름산초 6학년 학생들이 신기한 듯 행사를 지켜봤다. 

▲ 장재성 구름산초 교장이 아름드리학교에 입학한 어르신들에게 '입학허가증'을 전달했고, 학생들은 환영의 꽃을 전달했다.

입학식은 어르신들의 영상 메시지, 장재성 교장의 입학허가서 전달, 내빈 인사말, 구름산초 어린이들의 축하 메세지 전달과 축하공연, 케잌 절단 그리고 앞으로 공부를 하게 될 교실로 이동해 다과를 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어르신들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어려서 초등학교를 못 다녔는데, 70살이 넘어 학교에 다니게 되어 너무나 감사하다.’는 마음을 전했다. 손주이자, 구름산초 선배가 된 학생들은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배우게 돼 좋다. 힘들더라도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환영의 메시지를 전했다.

아름드리학교에 입학한 어르신들은 노인복지관에서 한글교실에 참여하고, 매주 목요일 오후 구름산초 교실에서 ‘학교수업’을 받는다. 아름드리학교 수업을 위해 4명의 구름산초 1학년 교사들이 자원했다. 1년 과정의 교과과정을 준비하고, 수업을 진행한다. 아름드리학교에 입학한 어르신들은 이 학교 명예학생이 되어 구름산초 교장 명의의 입학허가서와 졸업장을 받게 된다.

▲ 꿈에 그리던 학교 문턱을 넘어, 앞으로 공부를 할 학교교실을 방문해 교사들과 인사를 나눴다.

이날 행사의 감동이 남다른 데에는 이유가 있다. 지금의 기성세대들을 길러 준 이들은 바로 우리들의 부모 세대들이다. 그들 중 제때 배울 수 있는 기회조차 갖지 못한 이들이 있다. 그럼에도 온갖 고생을 하면서 자녀들을 위해 헌신적으로 살아왔다.

자녀들은 기성세대가 됐다. 그리고 안다. ‘초등학교 문턱에라도 가보고 싶은 것’이 배움의 기회조차 갖지 못한 채 살아 온 우리 부모세대들의 한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 꿈이 이뤄졌다. 완전하게는 아니지만, 조금은 그 한이 어루만져 졌다.

이날 입학식 사회를 본 양영희 교사는 “긴 시대를 한꺼번에 만나는 느낌을 받았다. 개인의 절박한 심정을 가진 이들과의 사회적 관계가 어떻게 돼야 하는지 생각하게 되었다. 사업제안을 하면서 가슴이 뛰었고, 머리에 예쁜 그림이 그려지더라.”고 말했다.

장재성 교장은 “존귀한 어르신들을 맞이하게 돼 영광스럽고 가장 의미 있고 기쁘다. 어려운 시절 태어나 정규학교는 다니지 못했지만 인생의 선배님들이고 자랑스러운 부모님이시다. 연세들어 배우고자 하는 용기와 학구열에 존경을 보낸다.”며, 환영했다.

서은경 관장은 눈물을 감추지 못한 채, “어느 초등학교 입학식이 이 보다 더 감동적일 수 있겠냐. 앞으로 검정고시 과정, 대한노인회 노인대학 과정도 준비해드리고 싶다.”며, 감동을 전했다.

고완철 노인복지관 운영위원장은 “노년은 시간의 문제가 아니다. 노년의 시기는 후손들에게 새역사 창조의 건설을 보여주는 마무리의 시간이다.”라며 의미를 더했고, 구름산초 교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고종성 광명교육장은 “너무 감사해 이야기하기 어렵다.”며 감격했고, 자원교사로 참여한 구름산초 교사들을 격려했다. 양기대 광명시장은 “감동적이고 새로운 의미의 초등학교가 된 것 같다. 이런 모델이 드물고, 학교와 복지관이 연계하는 모델이 확대되었으면 좋겠다.”고 축하 인사를 했다.

▲ 구름산초 학생들은 할머니, 할아버지 '후배'들을 환영했고, 축하공연을 했다.(위) 입학식에서 삼대가 함께 부른 국민의례는 의례적인 그것과는 달랐다.

소하동에 자리 잡고 있는 구름산초등학교는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혁신학교로 지정받은 학교이다. 도심형 혁신학교의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그런 구름산초등학교는 광명시노인종합사회복지관과 마주하고 있다.

그동안 이 복지관을 이용하고 있는 어르신들이 학생들의 등굣길 안내를 해주거나, 학교 급식을 도와주는 등 크고 작은 교류를 해오고 있다. 이웃이고, 적극적으로 만나는 이웃이 되어 가고 있다. 그리고 아름드리학교를 함께 함으로서 더욱 깊은 만남을 시작하고 있다.

문해교육 프로그램은 광명시내 복지관들이나 평생학습원 등에서 어르신들을 위해 진행되고 있다. 문해교육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어르신들의 한글교실이다. 배움의 기회를 갖지 못했던 어르신들을 위해 한글을 가르치고, 그 외 문화나 여가활동 프로그램으로 진행되고 있다.

아름드리학교는 구름산초와 노인복지관이 함께 운영함으로서, 기존 문해교육의 틀 거리에서 한 발 더 앞서가는 새로운 프로그램의 전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양영희 교사는 '아름드리학교에 입학한 학생들은 수학여행도 떠나고, 운동회도 진행하게 될 것’이라며, ' 앞으로 다양한 학교 과정의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교과과정을 소개했다. 아름드리학교는 이날 입학식에 이어 장재성 교장의 특강으로 다음 주 첫 수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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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경호 2011-10-12 21:32:12
장재성 교장선생께!!! 오랜시간의 세월이, 한 순간의 찰라앞에 잠시 멎은듯,
그대의 자랑스런 존경받는 교장선생님으로,
우리의 2세 교육에 족적을 남긴 아름다움이 마냥 자랑스럽구만!
대나무로 죽마를 만들어 두발로 타고놀던, 고향의 죽마고우~ 옥암, 진경호일세!
카페에 등업을 했는데도 .한번도 오시지 않터군!!
지난, 무더웠던 여름날~ 몇십년만의 만남~우정이 ~~ 세월의 무게 앞에
감회가 뜨거워 사진 몇장 올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