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사람들>대안학교의 텃밭을 일군다! 강옥희씨
광명사람들>대안학교의 텃밭을 일군다! 강옥희씨
  • 강찬호기자
  • 승인 2004.01.15 19:00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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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사람들> 볍씨학교 강옥희씨

대안학교의 텃밭을 일군다!

 

 

 

▲ 대안초등학교 볍씨학교의 중심에 서 있는 강옥희씨.

 

광명 옥길동에는 초등 대안학교가 있다. 지역내외로 꽤나 알려져 있는 곳이다. 광명YMCA 생활협동조합 회원들 중 교육에 뜻있는 학부모들과 광명YMCA 실무자들이 볍씨학교를 설립한 것이 2000년. 3년을 보내고, 이제 겨울방학 중이다.
지난 3년간 볍씨학교 운영에 대해 이 학교 교사들이 7박8일의 일정을 마련, 자체적으로 평가한 것이 며칠 전이다. 옥길동에서가 아니면,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강옥희(32)씨를 광명YMCA 사무실에서 만났다. 광명YMCA에서 실무자로 활동을 해오다, 볍씨학교를 준비하면서 담당교사로 활동해 오고 있다.

 

자리 잡은 볍씨학교, 그 곳엔 강옥희 씨가 있다.

 

3년이 지나면서 볍씨학교는 대안학교로서 자리를 잡았다. 작년까지 학교 정원이 45명, 올해는 55명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빠르게 볍씨학교가 자리 잡은 것은 교육을 바로 세우겠다고 시작한 초기 학부모들의 믿음과 참여, 그리고 그들의 열성적인 노력이 교사들과 어우러져 이룬 성과다. “자리 잡기까지의 3년, 지도력의 성장이다. 처음 사람들의 힘이 컸다. 볍씨학교를 생각하면 행복해진다. 볍씨학교는 구체적인 공동의 목표를 가진 이해집단이다. 이전에 경험을 했던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경험하는 갈등도 다르다. 새로운 경험들이다. 아이들이 변해가는 과정, 학부모들이 변해가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었다.”

 

“전체적인 틀이 보인다.”

 

이러한 지난 3년간의 경험을 보태고, 이제 4년차에 들어서는 볍씨학교가 올해 집중해야 할 일은 ‘체계’를 세우는 일이라고 한다. “전체적인 틀이 보인다.” 교사체계, 학교체계, 학부모 역할 등. 처음 시작하고 정신없이 달려온 지난 3년이다. 이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으니, 안정적인 체계를 세울 단계라는 것이리라. 한 가지 일에 정신없이 몰입하고서 통상 3년 정도 지나면, 그 분야에 전문성이 획득되는. 그래서 자기만의 눈을 가질 수 있는. 처음부터 그랬겠지만, 강씨가 없는 볍씨학교가 가능했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게 되는 것은, 그동안 보여 준 열성 때문이다. 볍씨학교 아이들을 데리고, 지역에서 진행하는 반전평화행사에 참여했을 때, 태양아래 그을린 그의 인상이 아직도 남아있다.

 

“커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여전히 대안학교라면, 그들만의 잔치라고 생각하는 학부모들이 이 세상에는 대다수 일 것이다. 공교육을 믿지 못해, 아이들을 학원으로 내 몰고, 대안학교라면 다소 비정상적인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라는 인상을 가지고 있는 이들도 상당수 일 것이다. 그러나 대안학교를 찾는 학부모들은 그들만의 교육적 철학이 비교적 뚜렷한 경우가 많다. 불가피한 상황 때문에 보내는 이들도 있겠지만, 학부모의 교육적 철학에 근거해 공교육 비참여라는 부담에도 불구하고, 대안학교를 보낸다. 그런 근저의 힘들이 대안학교를 밀어가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대안학교 일선교사로서, 교육운동을 자신의 삶이라고 생각하는 강씨에게서 향후 볍씨학교에 대한 강씨만의 전망을 질문해보았다.
“정형화된 대안학교의 틀이 있겠지만, 지역 안에서 내용이 변형되어 가면서 만들어지는 학교였으면 좋겠다. 거기에 어떤 정형이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전형, 전망을 규정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아직 그려지지 않는다. 지역을 구성하는 한 부분이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커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끝의 모습보다는 “과정이 아름답다”며 ‘끝과 과정’을 선택적으로 질문하자, 웃으며 선뜻 답한다.

사람을 규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리고 가능하지 않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해를 할 수는 있다. 알아갈 수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는 방법적 선택이 있을 수 있다. 볍씨학교를 통해 강씨를 설명하는 것은 그래야 할 것 같기 때문이다. 일에 자신의 삶을 거는 사람들을 들여다보는 방법적 틀이기 때문이다.

 

그 동안의 활동 정리해 볼 터

 

강씨는 올해 개인적인 목표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공부를 하는 것이다. 그 동안 비슷한 고민, 문제의식을 가지고서 만나 온 동료들이 있다. 각 자가 활동하는 장에서 경험해 온 내용들을 점검하고, 정리해 보는 시간을 가져 볼 계획이다." 강씨는 모든 것이 교육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회원들을 만나는 것도 공부고, 이렇게 친구들과 만나 활동을 정리하는 것 역시 교육이다. 교육을 통해 사람이 변화하는 것이라면, 강씨에게 교육운동이 가지는 의미가 어떤 것인지는 미루어 짐작이 되는 바다. ‘삶이 교육이고, 교육이 삶이다.’라는 말이 강씨에게 딱 들어 맡는 것은 아닐까?

 

낙관적인 성격

 

비교적 낙관적이고, 지칠 줄 모르는 기질의 소유자. 스트레스 같은 것에 비교적 강한 편이라고 한다.건강함은 그에게 주어진 최고의 선물이라고. 그런 그이지만, 힘든 경우도 있다. 아이들이 성장하고 사춘기를 경험하면서 달라지는 아이들의 모습, 학부모들과의 관계 등에서 오기도 한다. 새로운 이미지, 밖으로부터 에너지를 얻는 편인데, 그런 통로가 차단이 될 경우도 자신을 지치게 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고 한다.

 

늙지 않는 이 총무 존경

 

바깥사람 입장으로 보기에 강씨는 광명YMCA 이영이 총무와 호흡이 잘 맞아 보인다. 그렇듯 강씨는 이영이 총무를 존경하는 인물의 한 사람으로 꼽는다. 같은 공간에서 일하는 이를 존경한다고 선뜻 말하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닐 듯 한데, 강씨는 다르다. “늙지 않는 사람이다. 현실적인 듯 하면서도, 유토피아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 실무자들과 논쟁을 한다.” 실무자들과 다른 기질이지만, 그리고 입장도 다를 수 있지만, 이 총무는 직원들과 많은 대화를 가진다고 한다. 개인적인 대화를 많이 청하기도 한다고 한다. 그리고 주로 많이 실무자들에게 혼이 나기도 한다고 한다. 여하튼 속된말로 강씨나 이 총무는 서로 코드가 맞는 사람인 것 같다. 그리고 그 코드라는 것은 교육운동을 하는 공통된 입장이라고 생각되어 진다. 이 총무는 볍씨학교 교장이기도 하다.

탐닉을 즐기는 스타일. 그래서 외부에서 에너지를 받아야 한다는 그. 그렇다고 외부의 시선을 신경 쓰는 스타일도 아니라는 그. 그러면서도 외딴 동네 학교를 지키고 있는 그. 다소 당찬 이미지를 주기도 하고, 환경이 사람을 만든다고 시골 학교 아낙내지 전형적인 시골학교 교사의 이미지를 주는 강씨. 광명 대안학교 역사의 한 페이지를 써 가고 있는 강씨와의 만남은 시간이 짧다. 바빠 보이는 그이기에 시간을 무한정 붙들 수도 없어, 자리를 정리했다. 애니어그램 7번 유형. 즐겁게 인생을 살고자 하는 그의 삶이 이 땅의 또 하나의 교육적 희망이 될 수 있기를 바램 해 본다.

 

 

  

<2004. 1. 15  강찬호기자 tellmec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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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선 2004-01-15 19:00:39
열정이 있는 강옥희 선생님....아름다운 모습입니다.

김희수 2004-01-15 19:00:39
인간이 평생을 교육을 받아야 저승가서 덜 배운다고 합니다. 저승의 업을 좋은 쪽으로 쌓고 있네요. 올해도 작년과 같이 변함이 더욱더 발전하길...,

류지호 2004-01-15 19:00:39
선생님 얼굴을 오랜만에 보니 반가워서요. 건강하세요. 그리고 언젠가 또 만나 선생님과 여러가지 프로그램을 같이 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