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지역사회를 꿈꿉니다.
이런 지역사회를 꿈꿉니다.
  • 김윤옥 시민기자
  • 승인 2011.08.01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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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광명청년회’의 찾아가는 인터뷰(3)-새누리장애인부모연대 박미영 지부장.

더 나은 지역사회를 꿈꾸는 밝은광명청년회 회원들은 지역사회를 일구는 시민사회 활동가들을 만나 인터뷰를 해가고 있다. 이번에는 발달장애 부모들의 활동과 고민에 대해 들었다. 장애, 비장애 구분 없이 함께 교육받고, 함께 지역사회를 일궈가는 구성원으로 설 수 있도록 하는 지역사회 시스템 확보가 중요하다. 

필자는 눈이 나빠 안경을 쓰지만 불편해서 보통은 필요할 때만 꺼내 쓰는데 깜박하고 안경을 놓고 온 날이면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멀리는 글씨를 읽지 못해 옆 사람에게 물어 보기도 하고, 영화관에서 안경이 없을 땐 자막은 포기하고 흐릿한 영상만 감상할 때도 있다.

‘안경’이라는 도구가 없었다면 현재 안경을 끼고 생활 하는 사람들은 시각장애인이나 다름 없을 것이다. 눈이 나빠지면 안경을 쓰듯, 다른 장애 역시 장애인에게 적절한 도구와 주변 환경만 잘 갖춰 있다면 불편함은 많이 줄어 들것이다.

그러나 다수인 비장애인이 소수인 장애인의 ‘불편함’에 관심 갖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누구나 사고로 장애인이 될 수 있고, 사랑하는 아이가 장애아로 태어날 수 있는 상황을 생각해 본다면 더 이상 남의 일만은 아니다.

항상 하얀 이를 보이며 웃는 얼굴이 순박해 보이는 박미영 새누리장애인부모연대 광명시지부장을 만나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밝은광명청년회(이하 청년회) : 안녕하세요? 단체와 개인 소개를 짧게 부탁드리겠습니다.

박미영 지부장(사진). 그동안 공교육 내 발달장애 학생들의 교육권 확보를 위해 주로 활동해 왔다. 전환기 교육, 평생교육 등 활동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박미영지부장(이하 지부장) : 새누리장애인부모연대 광명시 지부장 박미영입니다. 새누리장애인부모연대(이하 새누리)는 발달장애아동을 자녀로 두고 있는 부모들이 모여서 장애인 교육 권리와 장애인 복지가 제대로 실현 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모인 부모들의 단체입니다. 가입 정회원은 100명 정도이며 대부분 장애 부모님들이 회원이시며, 후원회원까지 합하면 대략 140명 정도 됩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정신지체장애가 현재는 이름이 바뀌어서 ‘지적장애’로 불리고, 신체장애인과는 다른 특성을 가진 지적장애와 자폐성 장애, 뇌병변 중복장애를 합쳐 ‘발달장애’라고 부른답니다.

일반인들에게 장애에 대한 개념이 불분명해서, 새누리에서는 장애 부모들이 발달장애라는 말을 보편화 시키기 위해 강조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새누리는 성인기의 발달 장애인의 권리와 복지를 실현시키기 위한 고민까지 가지고 만들어진 단체이지만 현재는 유치원, 초등, 중등, 고등학생을 자녀로 둔 부모 위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성인기 발달 장애인 부모까지 아우르는 단체로 성장 할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새누리, 그간 장애인 교육권 확보에 집중...향후 전환기 교육, 평생교육 등 보장되는 지역사회 만들기로 활동 영역 확대.

그간의 활동은 학교 현장의 장애인 교육권 확보에 집중했었는데, 학교 졸업 후 성인이 되어서 비장애인처럼 직업도 갖고 여가도 즐기며, 평생 교육까지 누릴 수 있는 지역사회를 만드는데 제대로 기여하는 단체가 되고 싶습니다.

청년회 : 그렇다면 주력하고 있는 사업에 대해 이야기 해주세요.

지부장 : 특수 교육 현장에서 장애인들이 제대로 교육받을 수 있는 환경들을 만드는데 1차적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특수학급이 없는 학교에는 특수학급을 신설하거나, 부족한 학교에는 증설하는 활동들을 펼치고 있습니다. 특수교육보조원 증원, 방학 중 계절학교 확대 등등. 이러한 부모회 노력의 결과로 경기도에서는 교육지원청 예산으로 운영하는 방학 중 계절 학교 ‘늘해랑학교’ 를 전국최대 규모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청년회 : 부모회에서 활동 하시는데 어려운 점이 있다면요?

지부장 : 초등 장애 아동의 학부모인 경우 부모회 활동을 열심히 하지만 시간적 제약이 크고, 중고등학생의 부모들은 장애 아동으로부터 여유가 생기게 되고 그 시간을 대부분 경제 활동에 보내게 됩니다. 자연스럽게 부모회 임원으로 활동 할 수 있는 활동가들이 줄어드는 것이죠. 그래서 올해는 부모회 조직역량 강화를 목표로 두고 중점 사업으로 부모들을 대상으로 장애인권강사양성교육을 실시하게 되었습니다.

청년회 : 그렇다면 장애 인권 강사 양성 교육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지부장 : 광명시 평생학습원 공모 사업에 공모하여 ‘찾아 가는 평생교육지원사업’의 ‘장애 인권 강사 양성 교육’을 실시했습니다. 장애 감수성이 가장 뛰어난 부모들이 실제 장애 인권, 이해 교육을 할 수 있는 강사를 양성하자는 취지에서 사업을 계획했습니다. 장애 부모들이 15명~20명이 교육 받았으며, 14회차 중 10회 이상 출석한 수강생에 한해 수료증을 발급하였으며 16명이 수료할 정도로 수강생들의 열기가 뜨거웠습니다.

장애 학부모 인권교육 통해...장애인 인권 및 교육권 당당하게 요구할 권리 관점 획득.

장애를 가진 부모들은 항상 뭔가 부탁하고, 죄스러운 감정을 갖고 있습니다. 장애는 개인의 잘못이나 결핍이 아니라 사회의 문제로 봐야하는데 이 번 교육을 통해 장애 문제에 대한 부모들의 관점 변화가 큰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장애인의 인권, 교육권 문제는 개인이 혹은 가족이 끙끙 앓는 것이 아니라 마땅히 요구해야할 권리라고 말 할 정도로 부모들이 당당해졌습니다.

청년회 : 장애아동 교육 분야에서 보완 되어 있으면 하는 점이 있다면요?

지부장 : 전환교육이라고 해서 학년기에서 성인기를 준비하면서 진로 및 직업, 의사소통 훈련 등이 있습니다. 외국의 경우는 학생들의 요구에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는 제과제빵, 바리스타, 도예, 비즈공예 등 극히 제한적인 프로그램만 운영되고 있어 장애 학생들의 선택 폭이 좁아 개인의 특성을 발휘하는데 한계가 많다는 점이 안타깝습니다.

진로, 직업 교육 등 성인기를 준비하는 다양한 전환교육 마련 필요...평생교육 접근성과 ‘장애인가족지원센터’ 설치 기대

또한 발달장애의 평생교육에 대한 고민이 많습니다. 보통 장애인의 평생 교육 같은 경우 기존 신체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것 외에 발달장애를 위한 세밀한 계획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작년 6.2지방선거에서 ‘장애인가족지원센터’ 설치를 비롯한 장애아동 관련한 요구들을 제안했고, 양기대 시장이 공약으로 내걸고 적극적으로 고민하겠다고 해서 지금은 지켜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청년회 :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에 대한 문제 제기를 진행한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내용인지 궁금합니다.

지부장 : 네. 우리가 흔히 아는 기초생활수급자에 대한 내용인데요. 수급자 선정에 있어 부양 의무자에 대한 기준을 수정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성인이 된 장애인이 경제적 능력이 없다고 해도 가족이 있는 경우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 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장애인은 평생 가족이 돌봐야 된다는 의식을 오히려 강화시키고 있습니다.

얼마 전 부자 가정으로 장애인 아들을 홀로 키우는 아버지가 본인 명의로 된 몇 평 집 때문에 본인과 장애인 자식 모두 벌이가 없는 상황인데도 생계비 지원을 받지 못했습니다. 결국 아버지는 자기 때문에 아들도 국가 지원을 받지 못한다며 아버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화가 신문에 보도되었습니다.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부양 의무자에 대한 문제 제기를 다른 단위와 연대하여 진행 중 이나 어려움이 많습니다.

청년회 : 특수교육학과에 재학 중인 김푸른솔입니다. 예비 특수 교사에게 한 말씀 해주신다면요?

지부장 : 특수 교사를 지원 하고 있는 학생들을 보면 소명 의식이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일단은 존경스럽습니다. 하지만 특수 교육 현장이 비장애 학생 위주이며, 경쟁 체제 안에서 고민해야 할 것이 많을 겁니다. 그래서 굉장한 각오와 바지런함이 없으면 많이 힘들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장애 아동을 위해 부모들과 소통하면서 장애인 교육의 방향을 같이 고민했으면 좋겠습니다.

장애 학생 부모들과 소통하며 교육방향 고민해가야...장애 학생들의 교육권 마련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 마련돼야...학생 개별 특성에 맞춘 맞춤형 교육과정 개발돼야.

대부분의 학교가 장애인을 위한 교육권을 지켜 주지는 못하는 것이 현실이며, 공교육을 넘어 대안학교를 선택하는 부모들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장애 아동의 경우 대안 학교를 선택하게 되면 정규 학교 졸업 인증이 되지 않아 대안 학교 졸업 후 사회에서 일자리를 구하려고 해도 학력을 요구하는 곳에서는 일을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경증의 발달장애의 경우 비장애 아동처럼 대학을 가고 싶다고 해도 갈 수 있는 조건도 대학도 없는 게 한국 사회의 현실입니다. 특수 교사를 양성하는 특수 교육 대학에서도 전환 교육이 교과 과정에 없는 단면만 보더라고 장애 아동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이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개설된 프로그램에 장애아동을 짜 맞추는 형태라면 외국의 경우 장애아동 한 명 한 명의 특수성과 개별성을 인정하고 맞춤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외국과는 시작부터 고민의 접근이 다릅니다. 현재 장애 교육에 대한 한계들을 교육 현장에서 바꿔나가는 노력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청년회 : 끝으로 인터뷰 소감 한 말씀 해주신다은요?

지회장 : 지역 사회에서 다양한 문제들을 고민하는 청년 일꾼이 있어 정말 좋습니다. 또한 장애 현실을 알고 있는 당사자(김푸른솔)와 함께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어서 더 기뻤으며 부모회에서 도움 받을 일이 있으면 바로 전화하겠습니다.

김푸른솔(밝은광명청년회) : 특수교사들을 만났을 때는 장애 학부모님들과 힘들었던 일들에 대해서 많이 들어서인지 선입견이 있었는데, 오늘 이렇게 장애 아동 부모님을 만나 보니 오해한 부분이 많이 있었던 거 같아요. 장애 아동 부모님은 막연하게 무섭고, 어렵다고 생각했었는데 오늘처럼 서로의 입장과 의견을 말하고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을 보내 좋았습니다.

[인터뷰 후기] 비장애인인 경우 장애인 시설이나 기관이 아닌 일상생활에서 장애인과 마주 할 일이 거의 없다. 필자의 경우 장애인이 소수여서 만날 기회가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많은 장애인들이 시설에서 생활하거나 기관 혹은 가정 안에서만 지내기 때문이라는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놀란 적이 있다. 장애인들이 사회에 나오기에는 보이지 않는 벽이 너무 높다. 누구도 벽을 통해 세상을 조망하면서만 살고 싶지 않을 것이다. 이제 벽돌을 하나씩 허물어야 할 때다.

작성자 : 김윤옥 , 인터뷰 한 사람 : 김윤옥, 김푸른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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