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예치료 프로그램 통해 장애, 비장애 부담 덜어
원예치료 프로그램 통해 장애, 비장애 부담 덜어
  • 김윤옥 시민기자
  • 승인 2012.02.08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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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장애인부모연대, '우리 하나' 원예 치료 및 공동체 활동 프로그램 진행

장애.비장애 자녀를 함께 둔 가족의 스트레스, 특히 비장애 아동들이 겪는 부담을 덜어주고자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사)새누리장애인부모연대 광명지회는 장애 아동과 비장애 아동을 함께 둔 가족의 부담과 스트레스를 덜어 주기 위해 ‘원예치료와 공동체 활동’으로 ‘우리하나’ 프로그램을 지난 1월 28일(토) 광명시평생학습원에서 진행했다.

장애 아동과 비장애 아동이 함께 있는 가정의 경우 부모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장애 아동에게 더 쏠리게 되어있다. 따라서 같은 가정에 있는 비장애 형제나 자매들이 겪는 남다른 부담이나 스트레스가 있다는 점에 착안해, 이들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으로 마련됐다.  

프로그램 시작. 처음 만난 학생들과의 관계 형성과 자존감을 높이고, 책임감을 주기 위해 ‘명찰 담당’, ‘볼펜 담당’, ‘신문지 담당’ 등으로 크고 작은 역할을 나눴다.

첫 번째 프로그램으로 ‘뇌구조 그리기’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요즘 학생들 머리속에는 무슨 생각이 가득할까? 겨울 방학 기간이라 ‘눈썰매장 가기’나 ‘게임’이라고 생각했었는데, 학생들의 뇌구조는 ‘스트레스’, ‘학업’, ‘방학과제’가 가장 많았다. 초등학생이 겪는 학업에 대한 부담감이 이렇게 크다니 가슴이 ‘쿵’하고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두 번째 시간은 ‘잔디인형 만들기’ 시간. 미술 치료, 음악 치료 등 대체 의학 붐이 일고 있다. 그 중 ‘원예치료’가 갖는 차별성은 ‘생명’을 다룬다는 것이다. 또한 가장 큰 강점은 식물과 사랑을 주고받는 피드백이 가능 하다는 것과 그 속에서 자아 존중감과 책임감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잔디 씨앗이 무슨 색일까요? 톱밥의 감촉은 어떤 느낌인가요?

‘잔디인형’은 스타킹, 톱밥, 잔디씨앗, 장식품을 이용해서 만들며, 같은 재료를 사용해도 이렇게나 다양한 모습을 만들어낸다. 마치 각양각색의 우리 아이들 모습과도 닮았다.

세 번째 시간은 ‘공동체 놀이’. 명찰 뒤에 자기 학년을 ‘숫자’로 적은 후 사회자가 숫자를 부르면 몇 몇의 학생들이 모여 사회자가 부른 숫자를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사회자가 “25”가 되게 모여라! 하면 5, 6, 5, 5, 4학년 학생들이 모여 숫자의 합을 "25"로 만드는 것이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필자. 원예치료 및 공동체 놀이의 다양한 가능성에 주목해 본다.

옵션으로 ‘나경이를 포함해서 "15"를 만들어라!’, ‘흰색 옷을 입은 사람을 포함해서 “20”을 만들어라!라고 할 수도 있다. 이 게임의 특징은 혼자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갖고, 힘을 합쳐야만 게임에서 이길 수 있다.

네 번째 시간 ‘주먹밥 만들기’. 주먹밥 속 재료를 나눌 때도 게임을 이용하면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직접 선택한 재료라 학생들이 남기는 것 없이 모두 먹는다.

가령 ‘오늘 주먹밥 재료에 들어가는 속 재료와 필요한 도구를 모두 말하면?’라고 질문하는 식이다.

이렇게 하면 주먹밥을 만들었던 과정이 기억에 오래 남아 혼자 있을 때 직접 해먹을 수도 있다. 또한 주먹밥을 비빌 때 처음에는 비닐장갑을 한 쪽만 끼게 하고, 그 다음에 두 쪽 모두 끼게 해서 간단한 장애 체험을 했다.

그리고 마지막 미션은 자기가 만든 주먹밥 다른 친구에게 먹여주기!

다섯번째 시간은 ‘케이크 만들기’. 뿌리 식물인 고구마를 활용한 고구마케이크 만들기! 고구마의 촉감과 향을 느끼면 조별로 창의적인 케이크를 만들었다. 학생들이 제일 좋아했던 건 생크림 짜기~

요즘 학생들이 컴퓨터 게임만 좋아하는 게 아니라 다른 활동을 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없다.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은 어른들의 몫이다.

여섯 번째 시간은 ‘압화 편지지 만들기’. 가을 낙엽을 책에 끼워 놓고 책갈피를 만들어 본 기억은 누구에게나 한 번 쯤은 있을 것이다. 마른 꽃 하나 보다는 여러 개의 꽃잎을 조화롭게 모여 놓으면 더 아름답다.

일곱 번째 시간 ‘다육식물 분갈이와 삽목’. 손톱에 흙이 끼고, 먼지가 날려서 더럽다고 할 만도한데 학생들은 집중한다. 학생들은 ‘생명’을 심고 있기 때문이다.

다육식물 줄기 한 부분을 가위로 줄기를 "싹 뚝~ " 잘라서 화분의 한 쪽에 심는 삽목을 했다. 내년 봄이 오면 잘라 낸 줄기에서 뿌리가 내려 ‘새로운 생명’으로 자라나가게 될 것이다. 이제 우리 학생들도 ‘엄마, 아빠’가 되었다.

‘이렇게 많이 먹고, 노는 프로그램은 처음이었다.’라는 학생의 말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무언가를 배우고, 공부하는 것 보다 사랑 받고 있다는 느낌. 그 자신감이 우리 아이들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이 아닐까. 그래야 다른 사람도 사랑할 수 있을테니까.

그래서 부모님들께 강력 추천 하는 것은 아이와 함께 화분을 키우거나 베란다에 텃밭 만들기, 조금 더 시간이 된다면 가족 끼리 함께 가는 ‘주말 농장’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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