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자동차 번호판을...저들은 누구?
앗, 자동차 번호판을...저들은 누구?
  • 강찬호 기자
  • 승인 2012.02.09 0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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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정과 체납관리팀 영치반 현장 취재기...체납차량과 숨박꼭질을 벌리는 ‘번호판 영치반’

제 때 납부하지 않은 자동차세를 확보하기 위해 체납관리팀은 번호판을 영치한다. 누구는 내고 누구는 내지 않는 세금은 공평과세 원칙에 부합된다. 영치반의 현장 활동 모습.

‘자동차번호판 영치 기동팀’이라고 불러야 할까. ‘영치반’이라고 불러야 하나. 8일 오후 세정과 체납관리팀의 자동차번호판 영치 기동팀 활동 현장을 취재했다.

이날 당번 구역은 광명5동 일대. 60년 만에 찾아온 혹한의 추위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제법 날씨가 쌀쌀했다. 손을 꺼내 놓으면 이내 손이 오그라들었다. 황정환 팀장과 박병렬 주무관, 류석범 주무관이 현장에 나갔다. 이들은 광명5동 주민센터 인근에 차를 세웠다. 각 자 면장갑(목장갑)을 끼고, 손에는 피디에이를 들었다. 자동차세를 체납한 차량을 찾아, 번호판을 영치하기 위함이다.

자동차세를 납부 기한 내에 납부하지 않은 차량 중 3회에 걸쳐 고지를 한 차량이 대상이다. 해당 차량이 발견되면 차량의 앞 번호판을 떼어 내 수거해서 세정과에 보관한다. 말 그대로 ‘영치’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차량에는 번호판을 떼어냈다는 사실과 체납 자동차세를 납부하고 찾아가도록 안내 스티커를 부착한다. 번호판을 떼인 체납자는 시금고에 밀린 세금을 내고 그 증명을 해야, 번호판을 찾아 갈 수 있다.

세 명의 팀원은 손에 피디에이를 들고 골목에 주차되어 있는 차량의 번호를 조회했다. 차량의 번호를 피디에이에 입력하면, 체납 차량이 확인되는 것이다. 몇 회에 걸쳐 고지를 했는지, 얼마가 체납되었는지, 관내 차량인지 등의 여부가 피디에이 화면에 뜬다.

2시경 현장에 도착해 번호를 찍어가며 10여분을 이동했다. 첫 건이 발견됐다. 9회 고지를 한 차량이다. 번호판을 떼어내고 안내 고지서를 부착했다. 떼어 낸 번호판은 메고 있던 가방에 담았다. 이어 또 5분여가 지났다. 두 번째 차량이 다시 발견됐다. 이번에는 조금 ‘대어’였다. 고지 안내가 3회 나간 차량인데 미납액이 73만원이나 됐다. 익숙하게 다시 번호판을 떼어 내고 스티커를 붙였다.

‘번호판을 가방에 담으면서 무슨 생각이 드냐?’고 묻자, 류석범 주무관은 “잡았다.”라는 생각이 든다고 ‘농반진반’ 답했다. “그냥 골목길 걸으라면 못 걷는다. 이거라도 하면서 걸어야 성취감이 생겨 걷게 된다”고 말했다. 체납 차량을 얼마나 찾을 수 있을까. 그는 “한 시간 정도 수많은 차량을 조회하고 나면 대여섯건 정도 체납차량을 발견하게 된다.”고 말했다. 체납 차량을 찾는 것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8일 세정과 체납관리팀이 광명5동 현장을 돌며 체납 차량을 찾아 나섰다.(사진 위. 왼쪽부터 황정환 팀장, 류석범 주무관, 박병렬 주무관)


자동차세 체납 차량 번호판 영치는 2월 한 달 동안 집중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2월말로 2011년 회계연도를 마감하기 때문에 이에 앞서 체납액 확보에 나서는 것이다. 세정과 6개팀이 일주일에 두 차례씩 조를 짜서 구역별로 현장을 돈다. 체납관리팀에서 지휘한다. 2월 한 달 동안 전체적으로 30여회를 나가게 된다.

번호판 영치를 통해 1억원 정도의 세수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통상 목표액의 6-70%를 달성하게 된다. 지난해 연말 기준 자동차세 체납액은 35억원 가량. 이중 현년(2011년)도 부과액 중 20억원이 들어왔다. 현년도 부과액에서 체납액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자동차세 세입관리의 우선 목표이다. 그리고 나머지 과년도 미납액 등 체납관리에 착수한다.

자발적 납부 외에 발생한 체납액을 관리하기 위해 현장을 뛰는 경우가 번호판 영치 활동이다. 성실하게 성실납부의 의무를 다라는 시민이 있는가 하면, 고질적으로 체납을 하는 불성실 시민이 있다. ‘공평과세’라는 형평성에 위배된다.

번호판을 떼어 내는 과정에서나 혹은 영치 번호판을 내어 주는 과정에서 담당부서가 겪을 불만성 민원이 보지 않아도 들린다. 가능하면 현장에서 조용하게 번호판을 떼어내는 이유이다. 나비처럼 날아가서 벌처럼 쏘고 오는 것이다.

박병렬 주문관은 “(번호판을) 떼어 내기 전에 사전에 납부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넌지시 밝힌다. 떼어 내는 수고로움도 힘들지만, 그 마음도 편할 리가 없다. 체납에야 저마다의 이유가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평과세에 입각한 성실납세가 중요한 이유이다.

지금도 체납관리팀 번호판 보관소에는 찾아가지 않은 영치 번호판들이 상당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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