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자살 0%’에 도전한다.
‘노인자살 0%’에 도전한다.
  • 강찬호 기자
  • 승인 2012.04.03 2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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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노인복지관, 2011년 노인자살예방사업으로 노인일자리 ‘최우수기관’으로 선정

노인자살예방을 위한 상담 사례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노인복지관은 노인자살예방사업을 특화사업으로 실시하고 있다.

광명노인복지관 내 노인자살예방센터로 의뢰가 들어왔다. 만79세 독거노인 김모 어르신. 2남2녀 자녀들을 두었지만, 이혼 등 자녀들의 상황은 좋지 않았다. 김모 어르신은 자녀들에 대한 걱정과 기존 약물 복용 등으로 우울증 지수 검사 결과 높게 나타났다. 이어 전문상담사를 통해 자살생각 척도 검사를 실시했다. 결과는 높게 나타났고, 고위험군 사례관리자로 포함됐다. 사례평가 결과 항우울제 약제 지원, 경제적 지원, 정서적 지원이 필요했다. 자살예방센터, 노인복지관, 경기도노인종합상담센터가 연계해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했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자존감을 높여주고 정서적 지지 등 필요한 지원을 위한 활동을 해갈 계획이다.

광명노인종합사회복지관(관장 서은경) 내 노인자살예방센터의 상담과 사례관리의 한 예이다. 노인복지관 자살예방사업이 지난 3년 동안 묵묵히 뿌린 씨앗이 성과를 냈고,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노인복지관에서 운영한 ‘찾아가는 생명사랑 교육단’ 사업이 노인일자리사업 공공분야 우수 프로그램 공모에서 전국 최우수 프로그램으로 선정됐다.

우리사회에는 자살률 세계 1위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있다. 그 중 어르신들의 자살률 문제가 시급하다. 2007년 기준 광명시 노인자살 인구는 인구 10만명당 25명으로 경기도 평균 자살률(70.4%) 보다 다소 높은 74.9%이다.

광명시노인복지관은 지난 2009년 7월 개관과 동시에 노인자살 예방 사업을 본격 시행했다. 노인복지관 내 ‘노인자살예방센터’를 설치해 특화사업으로 집중했고, 또 어르신 일자리 사업과 연계했다.

이 사업은 주목을 받았고, 2010년도에 경기도 노인자살예방사업 우수기관으로 선정돼 경기도지사 표창을 받았다. 이어 지난해 사업 수행 결과, 올해 전국 최우수 프로그램으로 선정됐다.

프로그램 경쟁은 치열했다. 2011년 노인일자리사업 공공분야 우수 프로그램 공모에는 전국에서 3,991개 프로그램이 신청됐다. 선정은 공익형, 교육형, 복지형 3개 분야에서 각각 대상 2곳(장관상), 최우수상 4곳(장관상), 우수(개발원장상) 5곳이 선정됐다. 광명노인복지관은 이 중 ‘교육형’ 노인일자리사업 수행기관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돼 장관상을 받는다. 시상식은 5월에 있을 예정이다.

노인복지관 ‘찾아가는 생명사랑 교육단’의 목표는 분명하다. 광명지역에서 ‘노인자살률 0%’에 도전하는 것이고, 그 일을 위해서 지속적으로 지역사회 시스템을 만들고, 지역 전문 일꾼을 양성해 노인자살 예방사업을 전개하는 것이다.

노인상담원들의 교육 모습(위). 찾아가는 이동상담실 활동 모습(아래).

노인복지관은 이 일을 위해 복지관 내 노인자살예방센터를 설치해 전문상담사를 배치했다. 이어 2011년부터 ‘찾아가는 생명사랑 교육단’(이하 교육단) 운영을 통해 지역 곳곳의 현장을 찾아다니며 심리검사와 상담을 진행하는 ‘코밑상담소 쾌청’사업을 진행했다.

노인자살예방 전문 교육과정을 이수한 이들이 노인상담사 자격을 획득하고, 이들이 교육단에 편입되어 활동했다. 교육단에서 활동하는 상담원들은 전문교육과정과 재교육과정을 이수한 이들로 복지관에서 자격증을 부여하고, 노인일자리 사업에 등록해 정식으로 활동한다.

이러한 방식으로 지난 2009년 5개, 2010년 15개, 2011년 15개 일자리가 창출됐다. 상담원 교육과정도 지난해 기준 38회 걸쳐 연인원 497명이 참여했다. 자살예방교육도 92건으로 연인원 1,608명이 참여했다.

교육단은 연중 지역 복지관, 경로당, 주민센터, 무료급식소 등 어르신들이 모이는 곳을 찾아다니며 적극적인 상담활동과 자살예방 캠페인을 펼쳤다. ‘찾아가는 이동상담실’ 활동을 펼친 결과 지난해 3,573건의 상담이 있었고, 이 중 1,492명에 대해 사례관리를 하는 실적을 냈다.

교육단은 설문지를 통해 어르신들의 우울증 정도를 1차적으로 스크린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우울증 등급과 자살 등급을 나눠 사례 관리에 들어간다. 각 등급별 상황에 맞춰 전문 교육과정을 이수한 교육단 상담원들과 사례자를 연결해 사례관리를 진행한다. 자살 고위험군에 대해서는 전문상담사를 통해 집중상담을 진행한다.

상담원들은 매주 상담실에 모여 ‘사례회의’를 진행하고, 상담기법에 대해 공부를 하고 있다. 기존 상담원과 신규 상담원이 멘토링 관계를 맺고 역량을 강화하고 있고, 집단상담 교육을 통해 직무연수를 실시하고 있다. 상담사들은 7개월간의 일자리 사업 기간이 끝난 후에도 자발적으로 자원봉사를 통해 활동에 나서면서 지속적인 활동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상담원 활동은 일자리 사업에 참여한 당사자들에게도 큰 보람이 됐다. 생명지킴이 신정숙 어르신은 “누구라도 찾아와주기를 바라는 안타까운 현실, 이 모든 것을 통해 그동안 너무 모르고 살았다는 것에 부끄러움을 느끼며 내 발전에 많은 도움이 되는 시간이었다.”고, 활동에 대해 회고했다.

노인예방사업 실무를 총괄하고 있는 염윤정 사회복지사. 자살예방사업에 대한 지역사회의 지속적인 지원과 지지가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한다.
노인복지관 자살예방사업 실무를 총괄했던 실무자의 소감은 또 어땠을까. 염윤정 사회복지사는 “광명시에서 새로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실행했다는 것이 눈에 띤다. 처음하는 일이라 초기에는 어려움도 있었다. 그러나 꾸준하게 물적, 인적자원의 지원이 따라줬다. 시나 노인복지관, 외부 전문가들의 다양한 슈퍼비전이 있었고, 자체 개선노력을 통해 반영하려고 노력한 결과에 대한 평가여서 기쁘다. 생명을 살리기 위한 한기장복지재단 계명성교회의 관심에도 감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서은경 관장은 이번 공모 결과에 대한 소감에 대해 말을 아꼈다. “사람 한 명을 살리기 위해 직원들과 상담원들의 노력이 엄청났다”며, “그동안 사업 진행을 지켜보면서 어쩌면 좋은 결과는 당연히 예측돼었다.”며, 웃음을 지었다. 서 관장은 “위기와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들을 위해 삶의 의미와 목적을 찾도록 적극적인 지원과 안전망 구축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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