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초 여성 총무, ‘뒷끝’도 역시!!
아시아 최초 여성 총무, ‘뒷끝’도 역시!!
  • 강찬호 기자
  • 승인 2012.04.20 16:06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광명와이엠시에이 사무총장 이취임식...‘수평적 순환보직제’ 모범...다시 평교사로 활동.

큰 바위 얼굴, 당신이 좋습니다.

“등대 같은, 그 사람을 우리는 가졌습니다.”
“큰 바위 얼굴, 당신을 닮고 싶습니다.”
“영이, 어디 안 가는데, 이임식이라니, 자꾸 눈물이 나네요.”
“영이야 놀자. 옥희야 놀자. 우리함게 놀자.”

어느 이취임식과는 달랐다. 참석한 모든 이들은 아름다운 이취임식에 함께 울꺽 마음이 동했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이들에게는 고마움의 눈물이 비쳤다. 그동안 지나온 시간들을 회상하며 동지적 감회를 나눴다. 이취임식의 주인공들도 결국 눈시울을 붉혔다. 4월19일 5시. 광명와이엠시에 옥길동 교육회관에서는 사무총장 이취임식이 진행됐다. 이영이 총장이 이임하고, 강옥희 신임 총장이 취임했다.

‘힘’이 있는 곳에, ‘결’이 있는 곳에, ‘아름다움’이 있는 곳에 감동이 있다. 이영이 광명와이엠시에(YMCA) 사무총장(이하 와이, 총무)은 한결같이, 우직하게 주어진 사명을 다한 힘이 있다. 동료와 협동하며 공동체를 소망하고, 또 공동체로 살아가는 결이 있다. 사람들과 느리고 소박한 삶을 꿈꾸며, 마을을 만들고, 세상을 바꿔가는 아름다움을 지녔다.

5년만 하겠다던 총무 역할. 어느덧 12년. 이제사 그 짐을 내려 놓게 됐다며, 고마움을 감추지 못하는 이영이 총무(오른쪽). 바통을 이어 받은 강옥희 후임 총무.


그는 12년 동안 광명와이 사무총장으로 일했다. 임기를 시작하며 동시에 언제 자리를 내려놓아야 하는지 마음에 깊이 품었다. 그에게 와이를 성장시켜가야 하는 막중한 임무가 주어졌고, 많은 일들이 주어졌다. 처음 다짐대로 5년차에 직을 내려놓고자 했으나, 그 많은 짐을 누군가에게 부담시킬 수 없어, 다시 2년을 더했다.

그리고 7년차 되던 때부터 ‘직’을 내려놓겠다고 말했다. 와이 조직은 그를 신뢰했고, 그의 뜻을 존중(?)하지 않았다. 그는 매년 짐을 내려놓고 다른 이에게 기회를 주자고 요청했으나, 12년째가 되던 때에야 비로소 직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후임 강옥희 총무에게 바통을 넘길 수 있었다.

뒷모습도 달랐다. 이영이 총무는 무거움 직책의 짐을 내려놓은 다른 곳으로 도망치지 않았다. 다시 ‘하방(下方)’해서, 옥길동 교사(지킴이) 역할을 자임했다. 와이의 사무총장 이취임식은 ‘수직’의 직책 교환이 아니다. 수평적인 ‘순환보직제’라는 아름다운 원칙을 실현하는 과정이다. 직책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는 것이 아니라, 때가 되면 서로 짐을 나눠지면서 리더십을 나누는 ‘수평적 교환’이다. 이러한 순환보직은 와이 근무자들에게 공히 적용되는 있는 원칙이다.

이영이 총무는 한국와이엠시에 100년의 역사에서 처음으로 등장한 ‘여성’ 총무였다. 아시아에서도 최초였다. 그동안 와이 운동의 핵심 리더십인 ‘총무’자리는 남성들의 독무대였다. 이영이 총무는 지난 2000년 4월 총무 직책을 맡아, 12년 동안 활동했다. 이어 바통을 ‘여성총무’ 강옥희에게 넘겼다. 그 사이에 전국 와이에서도 여성 총무들이 6,7명으로 늘었다. 여성들이 새로운 와이의 역사를 써나가고 있다.

광명와이는 지난 94년도에 철산2동 구 광명복지관(현 철산복지관) 지하에서 처음으로 프로그램센터를 개소하고 활동을 시작했다. 이어 생협활동을 시작하면서 마을만들기 활동을 시작했다. 2000년 총무로 취임했고, 2001년 볍씨학교가 전국 최초 초등대안학교를 열었다. 2002년 옥길동에 교육회관을 건립했다. 2003년 철산4동에 넝쿨도서관을 개관했고, 같은 해 자활사업을 시작했다.

광명와이는 생협을 통해 먹거리와 공동체 운동을 진행하고 있고, 풀씨와 볍씨학교를 통해 대안교육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청소년상담센터운영을 통해 청소년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공동체 활동과 마을 만들기를 통해 더 나은 세상을 꿈꾸며 마을 곳곳에서 그 꿈을 실천해가고 있다.

광명와이 회원들은 시와 노래, 영상으로 이영이 총무의 그동안 활동에 대해 고마움을 표시했다. 감사패를 전달하고, ‘등대 같은 그 사람을 가진 것’에 대해 고마워했다.

10년전 볍씨학교에 입학했던 학생들이 '강옥희샘'을 위해 든든한 백이 되어주겠다며, 축하공연을 했다.

이영이 총무는 이임사를 통해 “충분하게 다했다. 그동안 행복하게 해준 분들께 정말 감사하다...총무 그만두고 평교사 가는 것 이해 못하는 분들도 있는데...원래 저의 꿈이고, 마지막 희망이다. 바통을 기꺼이 받아준 후임 강옥희 총무에게 정말 감사하다. 와이 운동은 ‘순한 운동’이다. 학생운동도 했고, 노동운동도 했지만 ‘순한’ 이들이 모여서 하는 와이운동이 좋다. 와이운동은 경쟁하지 않고, 악착같이 하지 않고, 자기 안에 있는 것 끌어내는 순한운동이다. 우리에게는 마을이 있다. 함께 해갔으면 좋겠다.”

바통을 받은 강옥희 신임 총무도 과거를 회상했다. 95년 실습생으로 와이를 찾았고, 그의 열정은 이영이 총무 눈에 띠었다. 어쩌지 못하는 인연이 됐고, 그렇게 눌러 앉았다. 강옥희 총무는 그동안 함께 해오며 성장과정을 지켜봐준 회원들과 함께 무거운 짐을 나눠지겠다며, 자신과의 약속과 다짐을 밝혔다. 둘은 포옹했고, 광명와이는 또 다시 변화를 위해 나아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모니터 2012-04-21 22:45:58
기사는 좋은데, 사진 선택이 나쁘네요. 위에서 두번째... 두 총무의 얼굴을 뭉개버리다니... 기본이 없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