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먹고 찾아와, 여기서 안 재워주나요?"
"술 먹고 찾아와, 여기서 안 재워주나요?"
  • 강찬호 기자
  • 승인 2012.04.27 12: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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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철 광명시인권위원회 위원장 인터뷰.
광명시가 전국 지자체 최초로 인권위원회 설치 조례를 만들었다. 그리고 인권센터를 시청 별관에 설치했다. 초대 인권위원회 위원장은 윤철 광명시사회복지협의회장이 맡았다. 25일 오후 4시경 인권센터를 방문했다. 인권위원들을 구성하고, 위원장은 선출했지만 아직 센터장이나 직원은 뽑지 않았다.

사무실에는 상담자가 방문해 상담이 진행되고 있었다. 간간히 간판을 보고 방문해, 자신들의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이날 방문자도 이웃 간 분쟁으로 소액소송까지 가게 된 사연으로 윤철 위원장을 붙들고 있었다. 당장의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더라도, 들어주고 어딘가에 하소연 할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으로도 힘이 되는 모습이었다.

▲ 윤철 위원장은 인권에 대한 시민교육을 통해 시민들의 인권 감수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인권위원회가 설치된 것은 궁극적으로 광명시가 인권친화적인 도시, 인권감수성이 높은 도시를 지향하는 것이다. 국가권력 혹은 지방정부 등 행정기관으로부터 부당한 침해를 받았거나, 혹은 조례가 시민의 인권을 침해하는 소지가 있을 수 있다. 또한 시민사회 곳곳에서 인권침해 소지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인권의 문제가 삶의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라면, 인권을 보호하고 시민의식을 높이는 활동 역시 삶의 현장, 지역현장에 있어야 하는 것이 이치이다.

최근 국가인권위원회도 광명시가 인권위 설치에 나서는 모습을 보면서, 관심을 갖고 협력하는 방안을 찾는 중이라고 윤철 위원장은 전했다. “인권은 인간이 가진 기본적 권리이다. 그래서 천부인권, 절대성과 보편성을 갖는 것이 인권이다. 사람들의 최소한의 권리확보,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하는 기본권 보장과 여기서 더 확장된 시민권을 확보해 나가는 것이 중요한 인권운동이 돼야 한다. 국가차원의 국가인권 확보도 중요하지만, 지역차원에서 시민들이 마땅히 누려야 할 것들을 누리도록 하고 인권 감수성을 갖도록 해야 한다.”

윤철 위원장은 인권위원장 자격으로 최근 경찰서에서 강의했다. 조만간 소방서에서도 강의할 예정이다. 인권의 눈으로 지역을 다시 보니, 할 일이 많아지고 있다. 윤철 위원장은 지역에서 청소년교육과 문화교육에 관심을 갖고 활동해왔다. 인권 감수성을 높이기 위한 시민교육에 주목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시민들이 스스로의 권리를 자각하고 감수성을 높이는 시민성이 중요하고, 이는 교육을 통해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시민교육과 인권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 있다. 윤철 위원장은 인권위원장을 맡으면서 최근 지난 23년 지역에 머물면서 활동해 온 것에 대해서도 자문해보았다. “왜 지역에 사는가? 즐겁고 재밌게 공동체를 회복하기 위해서다.”라는 결론.

인권센터는 지난 4월 1일 개소했다. 시에 민원을 처리하러 왔다가, 해결이 안 되는 민원을 갖고 찾아오기도 한다. 밤에 술 먹다가 여기가 재워주는 곳이냐며, 쫓아오는 해프닝도 있다. “민원성이 많다. 인권침해 문제이기 보다는 시 민원에 대한 하소연이 많다. 억울함을 듣는 것도 중요하다. 통로가 있다는 것, 그 자체가 힘이고, 시민위로일 수 있다.”

시 인권위는 11명으로 구성됐다. 시장 추천 3명, 시민단체 추천 3명, 시의회 추천 5명이다. 인권위는 합의제 방식으로 월1회 개최된다. 필요시 소위구성을 통해 활동한다. 인권센터는 위원장을 포함 센터장 1명과 직원2명 등 4명이 상근하는 형태로 출발한다. 최근 규정집을 만드는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인권위와 인권센터가 독립성을 갖고 활동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윤철 위원장은 “광명시가 인권조례를 만들고 인권위와 센터 설치에 발 빠르게 나서는 모습은 주목받을 만하다”며, “정치적으로 폄훼되지 않고 시민들의 인권확장에 기여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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