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초코파이’, 그 비밀을 벗긴다.
개성공단 ‘초코파이’, 그 비밀을 벗긴다.
  • 김춘승 기자
  • 승인 2013.11.08 1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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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을출 경남대극동문제연구소 교수, 남북 당국 간의 신뢰 회복이 우선되어야
광명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개성공단 발전적 정상화 쟁점과 대안’이라는 주제로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를 초청해, 5일 평생학습원에서 ‘광명 민족화해아카데미’ 두 번째 강의를 열었다.

임 교수는 최근에 다녀온 중국에 있는 북한 식당을 찍은 동영상을 보여주며 강의를 시작했다. 북한 식당은 과거 밤 10시가 되면 문을 닫았지만, 현재는 12시 이후에도 손님이 있으면 영업을 하고 있다고 경험담을 전했다. 그는 “북한 역시 자본주의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임 교수는 북한을 바라보는 우리 내부의 시각을 비판했다. “북한을 공격해서 이득을 보는 세력이 우리 내부에 존재하고 있다. 종편방송은 탈북자들이 자기 고향이자 조국이었던 북한을 비난하게 한다”라고 지적했다. 탈북자에 대해 우리와는 다른 사람으로 인식하는 시각을 비판했다. 탈북자를 동일 지역 임대 아파트에 거주하게 하여 우리 사회와의 융화를 힘들게 하고, 탈북자끼리만 생활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여러 대학들이 탈북자에 입학 특혜를 부여했으나, 적응을 못하여 제대로 졸업을 하는 이가 드물다고 했다. 현시점에서의 통일은 남북한 서로 간에 ‘재앙’이라고 우려했다. 남북한의 경제력과 정보 접근성의 차이로 인해 격차가 너무 커져서, 통일 이후에 격차를 줄이는 것에 경제적 비용과 인적 노력이 너무 많이 낭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현재 이런 상황에서 유일한 탈출구로 ‘개성공단’을 언급했다. “개성공단을 한민족 공동번영과 한반도 평화를 이룩하기 위한 기반인 남북경제공동체형성의 초보적 가능성을 보여준 최초의 성공모델”로 평가했다. 또한 ‘개성공단’의 한계성을 지적했다. ‘비효율적인 3통(통행, 통신, 통관) 문제 및 인사자율권부재로 인한 개개인의 업무능력 함양 및 생산성 향상의 한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성공과 한계, 양면성을 가진 개성공단을 “남과 북이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유일한 유리창이자 통일 실험의 장이다.”라고 강조했다.

임 교수는 지난 4월 개성공단 통행제한 조치 이전 개성공단 현황을 설명했다. 개성공단에는 123개 입주기업이 5만4천여 명의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었다. 적지 않은 기업이 무엇 때문에 개성공단에서 사업을 할까. 기업의 최대 가치인 ‘이윤 추구’를 위해, 북한의 값싼 노동력을 찾아 나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북한의 불안한 대치 상황이 계속되고 있고, 통행과 통신이 불편하다. 그럼에도 기업이 사업을 하는 것은 기업 자신들이 최고의 자산이라고 하는 ‘뛰어난 기술을 가진 저렴한 노동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개성공단 노동자 임금은 평균 150달러로 저렴하다. 동일한 언어 사용이 가능하여 외국에서 사업을 할 경우 필요한 통역에 대한 비용이 없다. 또한 동남아 등지의 노동자보다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노조가 없으므로 노사문제에서 자유롭고, 중국, 동남아시아 지역 근로자는 이직률이 높지만, 개성공단 노동자는 이직의 자유가 없다. 남북한 대치 상황에서 존재하는 정치적, 군사적 위험을 상쇄하는 ‘경제적 이익’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임 교수는 ‘초코파이’를 예로 들어 개성공단에서 겪은 남북한의 격차를 이야기했다. 개성공단 초기부터 국내 법정 근로 시간, 8시간을 근무하게 했으나 노동자들이 체력이 약해서 근무 시간을 감당하지 못했다. 그래서 남측에서 북측의 부실한 영양상태를 걱정하여 식사 제공을 제의했지만, 양측이 절충하여 밥은 북측에서, 고깃국은 남측에서 제공하였다. 국물은 식사로 먹지만 고기는 가족을 위해 비닐봉지에 싸서 가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고 했다.

또 기업이 잔업을 시키고 임금을 더 주고 싶었지만 북한에는 인센티브 제도가 없어서, 고민을 하게 되었다. 고심 끝에 서로가 합의해서 잔업에 대한 추가 수당을 현금이 아닌 ‘초코파이’로 지급했다. 북측 노동자는 지급받은 초코파이를 중개상을 통해 시장에 내다 팔아 이윤을 취한다고 했다. 그 이윤이 임금을 초과한다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개성공단 국제화’를 공약 사항으로 약속했다. 그 핵심 내용은 ‘외국기업을 유치와 해외 판로 확대 지원’이다. 외국 기업 유치를 목표로 기업 활동을 국제적 수준으로 보장하여 국제적 경쟁력 있는 공단으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자유무역협정에서 개성공단을 ‘역외가공지역(OPZ, Outward Processing Zone)'으로 포함하게 하는 것이다. 개성공단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국내산에 준하는 관세 면제 등의 혜택을 볼 수 있다.

임 교수는 “‘통일 실험의 장’인 개성공단 뿐만 아니라 금강산 관광, 민간교류가 재개되어야 한다”며 지금의 남북한 대치 상황을 안타까워했다. 그는 “남북이 상식과 국제적 규범에 맞는 합의를 통해 서로의 신뢰가 쌓인다면 개성공단을 비롯한 남북경협은 물론 남북관계 전반에 획기적인 발전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북한은 일방적인 통행 차단을 자제하고, 근로자 철수를 취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이는 남한 기업과 외국인 투자자에게 신뢰를 얻는 중요한 조치이고, 북한 경제개발에도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무엇보다 남북 당국 간의 신뢰 회복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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