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내 편이었던 아버지
언제나 내 편이었던 아버지
  • 류현미
  • 승인 2014.02.20 0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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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미의 소일꺼리 ㅡ소소한 일상에서 삶의 꺼리를 돌아보다
나 어릴 적 나이차이 많이 나는 오빠 둘을 둔 아이가
이유없이 나를 때리기도 했고 놀리기도 했었다
이유를 물어도 이유도 없고
나보다 키도 작고 몸집도 작은 아이라 힘으로라면
내가 질 일이 없었지만,
그 친구 뒤에 떡하니 버티고 있는 오빠들 덕분에
나는 그냥 웃어 넘겨야했다
다행히 나는 친구도 많고,
공기놀이, 비석치기, 구슬치기, 연날리기, 딱지치기에
남다른 재주가 있어
매일 매일 즐길꺼리가 많았다
그런데, 하루는 그 아이가
정말 아무런 이유없이 돌을 던지고 갔고
그 돌에 맞은 나는 아프기도 하고 억울 하기도 해서
아버지께 그간에 속상했던 일을
다 풀어놓았다
아버지는 나의 눈물어린 투정에 동네 친구들을 다 모아놓고 맛있는 아이스크림을 사 주시며 말씀 하셨다
" 친구들끼리 사이좋게 지내거라. 같이 자란 동기간이 얼마나 큰 재산인데. 죽마고우 들어봤느냐 " 하시며
우리들 등을 다독거려 주셨다
그러고 난 후, 얼마간은 조용한 듯 싶더니
또 이유없는 괴롭힘이 시작되었고
그 이야기를 들은 아버지는 내손을 붙잡고
그 아이의 집으로 갔다
아니 쳐들어 갔다
아버지는 큰 목소리로 아이를 불러냈다
아이의 엄마와 오빠 둘이 달려나오고,
그 아이는 기세등등하게 밖으로 나왔다
" 사이좋게 지내라고 했건만
오늘은 오빠들 빼고 너희 둘이 붙어라!!
얼른 둘이 제대로 싸우란 말이다!!!"
호통에 그 아이는 내머리며 몸을 때리기 시작했고,
나는 맞고만 있었다
한참을 맞고 나니 아버지가 나에게 물으셨다.
" 너는 왜 안 때리느냐"
그 소리에 엉엉 울며 대답했다
" 아빠가 친구 때리라고 한 적 없잖아요
친구랑 사이좋게 지내라고 했잖아요
한번도 때리라고 가르쳐 준 적 없잖아요 엉엉"
펑펑 우는 내 손을 잡고 아버지는 이렇게 말씀 하셨다
" 누구야 . 얘가 니 친구다 "
아이의 엄마랑 오빠 둘은 머리 숙여 사과했고,
그 아이도 나랑같이 펑펑 울었다
그 일이 있은 후, 그 아이와 나는 단짝 친구가 됐었다

내 아버지는 언제나 내편이었고
나는 언제나 아버지의 딸이었다.



글 싣는 사람은 버들.
우리집 빌라 행복맘
청소년 휴 카페 나눔 전임 강사
게임놀이 지도사(보드 게임 지도사)
재미깨미 공작소 소장(오픈 준비 중)
평생학습원 그림책 동아리 ‘삼행’ 회장
(세 가지 행복 ㅡ내가 행복해야 행복한 육아를 하고 우리의 아이가 행복하다
ㅡ구연동화와 책 공연으로 자원봉사)
꿈씨도서관 강사(독산4동)
광명여성합창단 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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