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복지국가를 만든 사람들.
영국 복지국가를 만든 사람들.
  • 박기은, 강찬호
  • 승인 2014.12.10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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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복지국가소사이어티 마을학교 강좌 / 이창곤 한겨레사회정책연구소장
광명복지국가소사이어티 마을학교 7기 두 번째 강좌는 이창곤 한겨레사회정책연구소장이 강사로 나섰다. 강의는 2012년 12월 8일(월) 저녁 7시30분에 진행됐다. 이창곤 소장은 ‘복지국가를 만든 사람들’ 책을 펴냈다. 영국 복지국가를 만든 사람들에 대한 시대적, 인물사적 고찰을 담은 책이다.

강의는 누가 복지국가를 만들었나를 주제로 진행됐다. 이창곤 소장은 복지국가에 대한 비전이나 소개를 하는 방식에 대해 자신은 복지국가를 만든 사람들의 인물사를 중심으로 관심이 있고, 그에 맞게 책을 썼다고 소개했다. 한겨레신문 복지부 출입기자로서, 영국, 스웨덴 등 유럽 복지국가를 둘러볼 기회를 가졌고, 영국에서 체류하며 공부를 한 경험을 통해 영국 복지국가를 소개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인물사로 본 복지국가, 모든 역사적 사건의 성취와 비극은 당대 인물들의 생각과 행위의 결과다’라는 말을 통해 자신의 연구 활동을 언급했다.

복지국가의 원조는 영국이다. 시작은 독일이었지만 이를 체계화 현대적인 보편적 복지국가제도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시작된 나라, 이를 세계적으로 이를 확산하고, 복지국가의 전성기를 연 나라가 영국이다. 복지국가의 기원은 복지국가의 아버지 윌리암 베버리지의 토대를 마련한 이는 웹부부이다.

19세기 영국사회는 빈곤했다. 웹부부는 마이너리티(1905~1909: 소수파보고서, 현재 복지국가라고 일컫는 국가체제를 전망한 위대한 문서) 리포트를 낸 복지국가의 청사진을 주창했다. 영화 올리버트위스트를 보면 영국사회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당시 영국은 빈곤퇴치법(빈민법)을 통해 가난의 책임을 개인에게 돌렸고 가난한 사람을 통제했다. 가난한 사람에 대해 강제 노역을 시키고 통제했다.

이때 비어트리스, 시드니 웹 부부가 사회에 도전했다. 망치로 벽을 깨는 도전이었다. 가난이 개인탓인가. 이게 정당한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300년간의 해묵은 영국인의 생각을 깨뜨리려는 생각과 개선을 찾으려는 고민을 한 것이 비어트리스 웹 부부였다.

특히 비어트리스 웹은 지역교육위원회를 만들어 아동에게 알맞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아이 엄마에게 가족수당을 제공하고, 누구나에게 건강서비스를 제공하고, 생존을 위해 최저임금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국가가 주도적으로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비어트리스 웹의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시민적 삶의 내셔널 미니멈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로 작성됐다. 웹 부부의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영국의 페이비언협회(Fabian society)로 이어졌고, 이는 영국 노동당 창당으로 발전했다.

페이비언 협회는 점진적 사회개혁을 통해 때를 기다리고, 때가 오면 적극적인 개혁에 나선다는 의미로 ‘거북이’를 상징으로 삼았다. 개혁의 전략으로는 침투하고, 설득하고, 교육하는 것을 통해 끊임없는 변화를 추구했다.

비어트리스 웹 부부의 내셔널미니멈은 한국사회에서도 국민기초생활보장법, 박원순 시장의 서울시민 복지기준, 국민복지기본선보장운동 등의 단초가 됐다.

한편 비어트리스웹 부부의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당시 사회에 수용되지 못했다. ‘허무맹랑한 소리다. 왜 국가가 개인의 잘못을 책임져야 하는가?’ 등 사회적 벽에 봉착했다. 웹 부부는 대중운동으로 이 운동을 전개했으나 당시 사회적 수용성은 적어, 좌절하고, 서랍 속 아이디어로 남았다.

그러나 웹 부부의 비전은 윌리암 베버리지의 보고서를 통해 복지국가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게 되면서 다시 세상으로 나왔다. 베버리지 보고서는 영국 복지국가 청사진이다. 1942년 작성된 베버리지 보고서는 사회의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다. 당시 전쟁 등의 상황으로 복지국가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이 높아졌다. 국영의료서비스, 최저임금제, 완전고용 등 내셔널미니멈이 부활해 개인주의 자조정신이 강했던 영국의 전통이 사회연대로 엮어준 계기가 됐다. 베버리지는 당시 영국 사회의 5대 거악으로 무지, 불결, 질병, 나태, 궁핍을 뽑고 이에 맞선 사회적 해결을 시도했다.

베버리지 보고서는 영국 정치의 청사진을 제시한 보고서이다. 한국 사회에는 이러한 정치 보고서가 없다. 베버리지 보고서가 현실화 될 수 있었던 것은 영국 노동당의 집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당시 애틀리 수상이라고 하는 탁월한 인물이 있었다. 웹 부부의 좋은 아이디어가, 베버리지 보고서로 이어지고, 이게 복지국가로 실현될 수 있었던 것은 결국 ‘현실화, 구체화’할 수 있었던 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좋은 정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좋은 정치가가 있어야 한다. 결국 깨어있는 시민들이 있어야 한다.

다음 강의는 12월 15일 진행된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의 강의로 한국정치의 현 주소를 들여다보는 시간으로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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