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특집> "할머니 송편드세요"
한가위특집> "할머니 송편드세요"
  • 강찬호기자
  • 승인 2003.09.04 18:3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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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특집> 이웃과 나누는 한가위

이웃과 한가위를 함께, "할머니 송편 드세요."

 

 

 

 ▲ 광명사회복지관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송편을 빚고 있다.

 

추석을 맞이하여 주위 이웃을 돌아보는 손길들이 있어 훈훈함을 전해준다. 광명종합사회복지관(관장 : 정부자) 소속 13명의 어르신 자원봉사사자들이 송편을 빚느라 9월 4일 오전,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 쪽에서는 만들어진 송편이 쪄지고 있고, 봉사자들은 둥그렇게 둘러앉아 담소를 나누며, 송편을 빚고 있다. 쌀 20kg으로 70개 정도의 송편 도시락이 만들어졌다. 한 개 도시락에 30여개의 송편들이 들어간다. 오전 10시부터 빚기 시작해서 오후 1시가 넘어서야, 준비된 양을 다 빚었다. 자원봉사자들은 잠시도 쉬는 법이 없다. 마음이 바쁘다. 이 송편을 받아들 이웃들에게 이미 마음이 다가 서있기 때문인 듯 하다.
올해 3년째인 김춘단씨는 “힘들지만 직접 만들어서 전달하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 이렇게 움직일 수 있는 것에 감사한다. 움직이는 것조차 불편한 처지에 있는 분들을 보면 안타깝다.”며 송편 빚는 손을 바삐 움직이며 말한다. 이렇게 빚은 송편들은 집에서 거동이 불편해서 복지 서비스를 받아야 하는 재가복지 서비스 대상자 노인들과 청소년 가장들에게 전달이 될 예정이다.

 

 ▲ 오전 내내 송편 30여개씩이 든 도시락 70여개가 만들어졌다.

 

이날 오후 송편을 빚은 자원봉사자들과 담당 사회복지사는 두 팀으로 나누어 직접 해당 재가복지 서비스 대상 노인을 방문하여, 안부와 송편을 전달을 하였다. 철산4동에서 혼자 살고 있는 87세 한 노인은 이들의 방문에 “찾아주어서 고맙다.”며 고마운 마음을 표시한다. 또 방문자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비가 너무 온다. 먹을 게 없어진다. 하나님이 인간들에 대해 언짢은 것이 있다.”며 걱정을 하기도 한다. 10여분 대화를 나누고 난 후, “건강하게 오래사시라”며 인사를 전한 뒤 방문자들은 다음 장소로 이동을 하였다. 이들이 집을 나오자 이 할머니는 문 밖으로 나와 손을 흔들어 준다. 이미 이빨이 없다. 방문자들이 가고 난 뒤, 할머니는 동네 가게 파라솔 의자에 나와 있는 이웃들과 송편을 나누어 먹는다. “혼자 먹으면 무슨 재미가 있겠어.”하시면서. 그리고 이가 없어서인지, 송편을 먹는 중간 중간에 속이 불편하다고 한다. 올해도 추석은 혼자 보낼 예정이다. 이들의 방문이 조금은 위로가 된다.

 

  ▲ 자원봉사자들과 담당 사회복지사가 집을 찾아가 송편을 전달하고 있다.

 

최근에 경기가 위축이 되면서, 주머니들도 닫히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주위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는 것은 더욱 어렵게 된다. 이웃을 위해 기부를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사회복지 분야에 종사하는 한 사회복지사는 “예년에 비해 기부하는 것이 많이 줄었다.”며 안타까워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이웃을 잊지 않는 손길은 있게 마련이다. “추석에 제사를 지내기 때문에 가족들과 송편을 빚는다.” 그럼에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시간을 미리 내는 봉사자들의 마음과 노고가 추석의 의미를 생각해보게 한다.

 

 

  

<2003. 9. 4 강찬호기자 tellmec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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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촌에서 2003-09-04 18:33:17
가슴이 아프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