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미국, 항공모함도 대규모 신속대응으로 바꾼다
[주한미군] 미국, 항공모함도 대규모 신속대응으로 바꾼다
  • 정욱식대표
  • 승인 2004.06.15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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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미국, 항공모함도 대규모 신속대응으로 바꾼다


동아시아에 큰 파장 몰고 올 듯


주한미군을 비롯한 해외 주둔 미군 재배치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사상 최대 규모의 함대 재배치 계획에 들어갔다. 미국은 최근 함대 대응 계획(Fleet Response Plan)을 마련하고 해군의 해외 분쟁 지역 투입 능력을 획기적으로 배가시키고 있다. 이와 같은 계획은 2001년 4개년 국방태세검토(QDR)에서 "신속한 승리를 위해서는 기존의 배치 태세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이 계획에 따르면, 미국은 앞으로 12척의 항공모함 가운데 6-7척을 동시에 발진시켜 미국이 원하는 지역에 신속하게 배치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기존에 2척의 항공모함을 배치하는 것에 비해 획기적인 해군 전략의 변화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미국은 이와 같은 함대 배치 전략의 대전환을 통해 30일 이내에 6척의 항공모함을 특정 지역으로 발진시킬 수 있고, 90일 이내에 증원이나 순환배치를 위해 2척의 항공모함을 대기시킨다는 개념을 마련했다.

이러한 새로운 함대 배치 작전은 6월 초부터 돌입한 '섬머 펄스(Summer Pulse)' 훈련을 통해 시험되고 있다. 이와 같은 내용은 미국 국방부의 6월 2일 발표와 AP 통신 등의 보도를 통해 알려지게 되었다.

미국이 이처럼 항공모함 전대까지 대규모의 신속 대응체제로 바꾸고 있는 것은 신속화·경량화·유연화를 핵심적인 개념으로 삼고 있는 '군사력 변형'이 미국 군사력의 전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특히 미국이 21세기의 중심축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옮기면서, 중국이 미국과 대등해지는 것을 좌절시키고 북한의 핵 시설을 파괴하기 위한 선제공격전략까지 채택했다는 점에서, 항공모함 전대의 대규모 신속 배치 계획은 동아시아 전반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미국은 최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핵무기 전력도 배가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분석을 뒷받침하듯, 미국의 저명한 군사평론가인 존 파이크는 자신의 홈페이지(www.globalsecurity.org)를 통해 "함대 대응 계획은 20세기와는 완전히 다른 계획"으로써, "만약 북한이 까불거나 중국이 위험하게 군다면, 앞으로 그들은 짧은 시간 내에 6척의 미국 항공모함 전대를 보게 될 것이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미국, 한반도 신속배치 전략에 박차

존 파이크도 지적한 것처럼, 미국이 북한을 주적으로 삼으면서 한반도를 '분쟁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분류하고 있는 이상, 위와 같은 항공모함 전대 배치 전략에서 한반도는 예외가 될 수 없다. 또한 지난 1년여동안 미국은 한반도를 자국 군사력의 최우선적인 신속배치 지역으로 분류하고, 다양한 훈련을 통해 이를 시험해왔다.

주한미군 2사단을 대체할 것으로 알려진 스트라이커 부대는 이미 작년 8월 1일부터 열흘간 한국에 배치되 첫 훈련을 실시했다. 미국의 신속배치 전략의 상징처럼 일컬어지고 있는 스트라이커 부대는 병력수는 2사단의 약 5분의 1에 지나지 않지만, 전투력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미국의 신속배치 전략과 관련해 또 한가지 주목해야할 것은 오키나와 주둔 미 해병대의 한반도 배치 소요 기간도 대폭 단축되고, 대규모의 해병대 상륙 및 사전 장비 배치 능력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에 주일 미 해병대를 한반도에 배치하기 하는 데에는 여객선이나 수륙양용 선박 등을 이용해 2-3일이 걸렸으나, 수송 수단을 고속정(High Speed Vessel)으로 바꿔 배치 시간을 24시간 이내로 대폭 단축시킨 것이다. 이러한 변화된 수송 작전은 2003년 3월말-4월초에 실시된 연합전시증원훈련(RSOI)에서 검증된 바 있다.

또한 미국은 2004년 들어 사상 최초로 '프리덤 배너 훈련'을 북한과 인접한 평택에서 실시하기도 했다. '프리덤 배너' 훈련은 미군 해병대의 전시 대비 훈련으로 예전에는 한반도의 동남쪽에 위치한 포항과 진해에서 실시되었다. 하와이와 오키나와, 그리고 일본 본토의 이와구니 등에 주둔하고 있는 미국 해병대 약 8천명이 참가한 2004년 훈련을 통해, 미국은 불과 20시간 이내에 400개가 넘는 차량과 무기체계를 한반도에 신속하게 배치하는 능력을 검증했다.

이와 같은 미국의 전략 변화는 최근 '주한미군 감축'이라는 좁은 틀에 갇혀 거대한 미국의 군사적 변화와 그 파장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는 한국에게도 적지 않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주한미군 감축에 따른 근거없는 '안보공백론'이나 '협력적 자주국방' 등 군비증강 노선에 매몰되면 정작 총체적인 안보 혼란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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