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정생 할아버지가 우리와 살아서 즐겁습니다
권정생 할아버지가 우리와 살아서 즐겁습니다
  • 최종규기자
  • 승인 2005.07.20 15:3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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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탑마을 예순아홉 할아버지한테 듣는 얘기

 
  
▲ 권정생 선생님 

 
<1> 권 할아버지 찾아뵙기

지난 6월 5일 낮에, 경상도 안동에 있는 권정생 할아버지를 찾아갔습니다. 안동땅 조탑리라고 하는 조그마한 시골에서 곧 일흔 나이가 되는 할아버지는 오랜 세월 병과 싸우며 살아오셨습니다. 몸이 아프고 힘들어서 찾아오는 손님을 반기지 않으시니 쉬 찾아가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오며가며 잠깐 들러서 몸은 튼튼하신지 여쭙고 말동무도 되어 드리는 일은 할아버지 몸에 도움이 될 수도 있지 싶어요.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고, 늘 마음 깊이 아끼고 사랑하는 믿음을 간직하는 권 할아버지입니다. 얄궂은 목적이나 기자들의 들볶음이나 성화가 아니라면, 권 할아버지가 방문을 닫아걸고 조용히 누워서 지내시지만 않으리라 생각해요. 그래, 사람들은 권 할아버지한테 뭐 하나 `얻으려'고, 또 뭐 이런 어른을 만났다는 `위세' 좀 떨거나 `자랑'을 해 보려고 찾아가기 일쑤인데요, 제발 이런 짓은 안 하면 좋겠습니다.

한편, 이곳 조그마한 시골 구석까지 번쩍번쩍 빛나는 큰 차를 타고 오는 사람도 참 많더군요. 우리가 기름을 안 써야 좋지만, 어쩔 수 없이 쓴다고 하더라도 차를 덜 타고, 기름을 덜 쓰고, 난방이나 냉방도 줄여야 `이라크 침략 전쟁도 막을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씀하시는 권 할아버지 앞에 꼭 그런 차를 몰고 와서 차 자랑을 해야 할까요? 지난해 여름에 찾아뵈었을 때 권 할아버지는 우리한테 "전교조 선생님이 삐까번쩍한 차를 타고 왔기에 시골 올 때는 그냥 오거나 버스 타고 오라고 했어요, 촌사람들이 그걸 보면 자기를 견주게 돼. (학교) 선생님 정도 되면 시골사람들 마음이 어떻다는 걸 알아야 하는데 그걸 몰라요. 승용차 타고 다니며 시내 모이면 이라크 파병 반대시위를 하더군요." 하는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했습니다. 예전에 이오덕 선생님이 찾아오실 때는 늘 걸어서 찾아오셨다고, 이곳에서 퍽 먼 버스역에서 내려서 걸어오셨다는 이야기를 덧붙이기도 했어요.



▲ 권정생 선생님 집


<2> 풀과 어울려 사는 할아버지와 풀을 짓밟는 우리들

할아버지 혼자 사는 집 둘레에는 온갖 풀이 마음껏 자라고 있습니다. 언뜻 보면 이렇게 앞마당을 '풀숲으로 만드나' 하고 생각할 수 있으나, 가만히 살펴보면 '풀 한 포기도 함부로 꺾지 않고 베어내지 않으면서 어울려 살아가는 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앞마당에 자라는 풀은 온갖 풀이기도 하지만, 박하풀도 있고 창포풀도 있고 산국화도 있습니다. 다만 이런 풀이 그 풀인 줄 아는 사람이 드물 뿐이에요.

그래서 이날, 이곳 권 할아버지 댁에서 만나기로 한 다른 분들은 앞마당에서 자라는 창포며 박하며 그냥 짓밟고 쓰러뜨렸습니다. 뭐, 무슨 풀인 줄도 몰랐을 테니 그냥 잡풀쯤으로 생각했을 테지요(그런데 저도 할아버지가 풀이름을 알려주어서 알았지, 자칫하면 그 풀을 함부로 밟을 뻔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풀뿐 아니라 다른 풀도 함부로 밟으면 안 됩니다).

저와 함께 찾아간 분이 '우리 밀'로 만든 과자 좀 드셔 보라고 봉지를 뜯어서 건넵니다. 할아버지는 "괜찮으니, 많이 드시라"고 손을 내젓다가 한두 점 집어서 맛을 봅니다. 맛을 보다가 "사실, '우리 밀'이 이렇게 만들면 가치가 없어요. 다른 건 넣지 말고 고소하게 해야 하는데, 설탕을 넣어서… 난 사실 이런 거 잘 안 먹어요. (그리고 지금은) 밥 먹은 뒤예요." 하고 이야기합니다.

할아버지는 앞마당 곳곳에 가득 자라난 박하풀을 가리키면서 "호미로 캐서 비닐봉지에 넣어 물 넣어 주면 돼요. 잘 자라요." 하며 마음껏 캐 가라고, 다 캐 가도 좋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더니 "저거, 허브 집에 가면 굉장히 비싸게 받아. 우리 집에 오면 공짜로 주지만." 하고 덧붙입니다. 요즘 사람들은 산이나 들에서 자라는 박하풀을 알아보지는 못하고, 그저 꽃집이니 허브 집이니 하는 곳에 가서 돈도 비싸게 치러 가며 냄새 향긋한 풀을 산다며, 안타깝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할아버지와 이야기를 나누는 내내 저 멀리서 무슨 유행노래 소리가 자꾸 들립니다. 그래, 할아버지는 "눈만 뜨면 '사랑해∼ 그리워∼' 그래, …… 저거도 장산데 할 수 없지, 뭐." 하고 이야기합니다. 알고 보니, 저거 큰길 너머에 있는 휴게소에서 큰소리로 빵빵 틀어대는 노랫소리입니다. 그 휴게소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해지고 어두워지는 저녁때까지 유행노래를 틀어 놓아서 마을사람들을 아주 괴롭힌다고 합니다. 큰길(이나 고속도로)을 놓고 휴게소를 놓는 일을 발전이요 개발이라고 볼 분들도 많겠지만, 이것은 오로지 차를 타고 먼길을 다니는 사람들한테 도움 될 뿐이지, 시골에서 조용히 농사짓고 살아가는 보통 사람한테는 끔찍한 괴로움이요 들볶음이에요.

할아버지는 하루에 두 끼니를 먹습니다. 보통 우리들이 먹는 밥으로 치면요. 밥도 손수 하고, 반찬도 손수 합니다. 앞마당에 있는 손바닥 만한 텃밭에는 고추도 심어서 손수 길러 먹습니다. 물론 이 고추밭에는 비료며 농약이며 한 방울도 안 들어갑니다. 고추는 그저 땅심과 햇볕과 빗물로 자라납니다.

이야기를 나누다가 잠깐 쉬면서 하늘도 바라보고, 앞마당에 자라는 풀과 나무도 바라보다가, 빨랫줄에 걸린 빨랫집게에도 눈길이 갑니다. 함께 찾아간 분이 "저건 뭐예요?" 하고 물으니 "빨랫집게지." 하면서, 그 녀석으로 어떻게 빨래를 집는지 몸소 보여줍니다. '그 녀석'은 굵은 전깃줄을 자른 것인데, 사람들이 쓸모없다고 버린 굵은 전깃줄을 알맞게 잘라서 굽힌 뒤 빨랫집게로 쓰고 있습니다. "플라스틱으로 만든 것은 일 년도 못 가. 하지만 저건(전깃줄 빨랫집게) 십 년도 가지. 평생 쓸 수 있어." 하면서, 사람들이 이런 것 좀 퍼뜨리면 좋을 텐데, 하는 이야기를 덧붙입니다. 그리고는 "(장터에) 주전자를 사러 가니까, 작은 주전자가 더 비싸. 작은 거보다 큰 게 비쌀 줄 알았는데. 저게 가장 헐해요. 아이구 참, 작은 게 더 비싸요. 왜 그런가 했더니, 작은 게 만드는 게 힘들다고…" 하는 이야기를 덧붙입니다. 당신이 물을 끓여서 쓰는 데엔 작은 주전자 하나면 넉넉한데, 값이 너무 비싸서 그만 싸구려를 고르다 보니 큰 주전자를 살 수밖에 없었답니다.

이렇게 할아버지와 한 시간 남짓, 거의 두 시간 즈음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드디어 이곳에서 만나기로 한 다른 분들이 우루루 마당으로 들어섭니다. 이분들은 한 분씩 할아버지와 인사를 나누더니 자리를 하나 펼쳐서 모두들 빙 둘러앉습니다. 자리에 앉아서 과일을 깎고 할아버지보고 드시라는 분도 있고 부지런히 사진을 찍고 비디오를 찍는 분도 있습니다. 어쨌든, 이때 처음에 말한 그 '박하풀'과 '창포풀'이 많이 꺾이고 밟히고 말았습니다. 씁쓸한 일이지만, 이 풀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 쑥쑥 자라나겠지요.



▲ 집 문앞에 앉아  계신 권정생 선생님 

<3> 할아버지가 우리한테 들려주는 이야기 1

뒤늦게 찾아온 분들과 이십 분 남짓 이야기를 나누고, 우리들이 가야 할 길로 떠나려는 때, 할아버지는 마지막으로 두 가지 말을 덧붙입니다. 먼저, "동화 몇 편 썼다고, 그거 대단하다고 보면 안 돼요." 하고 말씀합니다. 다음으로 "나보고 건강하게 오래 살라고 하는 건, 죽으라는 이야기보다 더 나쁜 이야기예요. 나 대신 아파 주면 좋겠어요." 하고.

이 말을 들은 다른 분들은 모두 어리둥절한 얼굴이었고, 무슨 말인지 말귀를 못 알아듣는 눈치입니다. 할아버지가 나이도 많이 들고 몸도 아파서 이상한 소리를 하나 하는 얼굴이기도 합니다. 그래, 할아버지가 들려준 마지막 두 마디 말을 풀어 보겠습니다.

첫째 말은 "헛된 이름에 놀아나지 말라"는 소리입니다. 헛된 이름과 감투에 눈이 멀어서, '이름도 감투도 없는 낮고 여린 사람 목소리와 삶'을 놓치거나 쉬 지나치거나 얕보거나 깔보는 못된 버릇을 버리라는 소리예요. 권 할아버지가 쓰는 글에 늘 나타나지만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훌륭한 이야기'는 바로 `헛된 이름과 감투에 눈이 멀고 머리가 빈 사람들'이 가장 깔보고 짓밟고 비웃는 `못 배우고 더러운 일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어떠한가요? `권정생'이라고 하는 사람 하나만 보고 우러를 뿐, `권정생이라는 사람이 글로 쓴 이야기에 나오는 사람'들은 도무지 볼 줄 모릅니다. 그래서 지난해 권 할아버지를 찾아뵈었을 때 이런 말도 들려주셨습니다.

.. "글쎄, 아이들... 아버지들은 시간이 없고 어머니들은 시간이 많은데, 거 철 없이 모이면 연예인 얘기나 꺼내고 수다를 떨고, (애들) 어머니들이 우리 말 좀 제대로 쓰면 좋겠어.
사실 나는 세종 임금님은 알렉산더, 나폴레옹, 징기스칸보다 세계에서 가장 위대하다고 봐. 만약 우리는 한글이 없으면 우리 나라 없어지는 수가 있거든. 그런데 어머니들은 몰라요. 영어 공부 시켜야 하지, 한문 가르쳐야 하지.
작년에 월드컵 때, 일본은 가타가나로 '월드컵' 못 써. '와르도 가꾸'로 쓰지. 한시를 보면 의태어, 의성어 없어요. 영어도 마찬가지고. 영어에 '와우와우', '렁렁'인가? 일본도 없어요. 참새가 우는 소리나 개 짖는 소리나. 그런데 우리는 모든 소리를 다 적어낼 수 있고 움직씨도 많고... 그런데 대학 공부 하는 교수님도 우리 한글을 그렇게 업수이 여겨.
그, 어머니들이 다른 건 다 빼놓더라도 한글로 의성어를 노트 꺼내 갖고 죽 적어 보라고 해. 별별 소리를 다 적을 수 있는데, 그게 우리 한글이야. 바람이 남실남실, 의태어 같은 거도 물결이 넘실넘실, ... 기우뚱기우뚱, 하느작하느작... 그것만 다 적어내도, 그 자체만으로도 시가 되는데." ..

아이들이 하는 말이 바로 시인데, 그 좋은 시를 어머니들이 못 알아본다며 안타까워 하셔요. 마찬가지로 `많이 배우고 글 잘 쓴다'고 하는 사람들이 내놓는 문학이며 평론이며 예술보다, `배우지도 못하고 글도 못 쓰는' 사람들이 들려주는 살아온 이야기가 바로 훌륭하고 소중한 문학이요 평론이요 예술이라고도 하겠어요.

하지만 우리들은 어떤 감투나 명예와 유명세에 따를 뿐, 참된 목소리, 마음 깊이 울리는 고운 목소리를 들으려 하지 않습니다. 책 한 권을 읽을 때에도 `잘 팔리는 책', `이름난 사람이 쓴 책', `잘 알려진 출판사에서 낸 책'에 더 눈길을 보내지, 책방 한구석에 묻혀 있는 보석 같은 책을 캐내려 하지 않아요.

그러니 권정생 할아버지는, 보는 사람마다 늘 똑같은 소리를 되풀이할 밖에 없습니다. "여보게 사람들아, 훌륭한 스승은 먼 데 있지도 않고 하늘나라에 있지도 않으며 바로 당신들 가까이에, 옆에 있는데, 왜 못 보고들 있는가? 왜 이렇게 죽은 이름에 매달려서 떠돌아다니고 싸돌아다니면서 자네들 헛된 이름만 쌓으려 하는가?" 하고 말이에요.


<4> 할아버지가 우리한테 들려주는 이야기 2

할아버지가 우리한테 들려준 다음 말은 "아픈 사람처럼 작은 목숨, 작은 일도 고맙고 소중히 여기며 낮은 목소리로 조촐하고 조용하게 살자"는 이야기입니다. 이는 바로 "아픈 사람 마음이 되라"는 얘기예요. "아픈 사람처럼 작은 목숨, 작은 일도 고맙고 소중히 여기며 낮은 목소리로 조촐하고 조용하게 살자는 이야기"입니다.

우리 가운데 어떤 사람도 모르는 말이 없을 만큼, 누구나 다 아는 큰 깨달음이 있는데요, "어린이 마음이 되어야 하늘나라에 가고, 어린이처럼 깨끗한 사람이 없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얘기를 알아도 `어린이처럼 사는' 사람이 아주 드물어요. 김규항 씨도 말하지만, `권정생 선생님 글을 애호할 뿐 실천하지 않'거든요.

지식만으로 살아가는 일이 대단히 위험하다는 것을 뻔히 아는 사람들조차 `지식이 아닌 경험'과 `지식이 아닌 마음과 생각'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우리 현실이에요. 가만히 생각해 봐요. 가난하고 힘겹게 사는 사람들하고 `한 마음 한 몸'이 되지 않고서는 돕는 손길을 내밀 수 없습니다. 그저 불쌍해서 동전 몇 닢 던져 주는 사람은 잘난 멋에 동정할 뿐이지, 참 돕는 손길이 아니에요. 한결같이 몸과 마음 모두 아늑하고 폭신한 자리에 있으면서 입과 말로만 시끄럽게 `가난한 이를 돕자'는 이야기만 떠들면 무엇하겠어요? 말로만 떠들 뿐, 함께하지도 않고 돕는 손길도 내밀지 않으면서 어쩌자는 걸까요?

환경을 지키자는 이야기도 구호로만 외쳐서는 안 됩니다. 좋은 환경책을 읽자고 추천하는 일만 해서도 안 되어요. 이런 것 하나 내세울 것 없이, 우리 스스로 씀씀이를 줄이고, 두 다리로 걸어다니며, 전기 먹는 기계를 덜 쓰거나 안 쓰면 돼요. 차를 타야 한다고 해도 1번씩 적게 타면 되고, 2번 적게 타고, 한 주에 하루나 이틀쯤은 타지 않으며, 대중교통을 즐겨 타거나 자전거를 타야 합니다. 더구나 이런 일은 따로 `환경운동을 한다'는 생각을 할 것도 없이, 누구나 몸에 익히는 버릇, 삶이 되어야 좋습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서 `공기가 나빠져', `길에 차가 너무 많아', `공장이 너무 많이 생겨' 따위 말만 줄줄줄 늘어놓으면 무엇을 할까요? 자기 스스로 실천하는 것 없이 말만 시끄럽게 늘어놓는 사람들한테, 권정생 할아버지는 곱디곱고 낮디낮은 목소리로 외치고 있어요. "여보게 사람들아, 한 달에 50만 원만 가지고도 넉넉히 하고픈 일 다하며 살 수 있는데, 도대체 얼마나 더 욕심을 부려서 많이 벌고 많이 쓰면서 이 땅을 더럽히고, 우리 마음과 몸까지 더럽히려고 하나?" 하고 말이에요.


<5> 마무리

저는 권정생 할아버지를 "거칠고 메마르고 팍팍한 2000년대 대한민국에서 한 줄기 등불과도 같은"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몸이 좋지 못해서 좋은 글을 더 많이 써서 우리들과 즐겁게 나누지는 못하지만, 살아가는 모습 그대로 우리한테 좋은 가르침과 슬기를 나누는 살가운 이웃사람, 옆집 할아버지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얼마나 더 오래 살면서 `남과 북이 하나가 되고, 전쟁이 이 지구에서 사라지며, 개발과 경제발전에만 눈이 먼 사람들이 뉘우치고 곧은 생각을 가꾸어 나가는 모습'을 지켜보실 수 있을는지는 모르겠는데요, 비록 권 할아버지가 남북이 하나되는 일을 못 보고 눈을 감으시더라도, 우리 스스로 착하고 깨끗하게 낮은 자리에서 살아간다면, 이것만으로도 권 할아버지는 즐겁게 웃으면서 우리들을 굽어보실 수 있겠다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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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생 할아버지 책 가운데 추천하고 싶은 여러 가지


(1) 시중 새책방에는 팔지 않는 권정생 할아버지 책으로 <죽을 먹어도,아리랑나라>가 있습니다. 이 책은 인터넷 누리집 <이오덕학교(http://25duk.cyworld.com)>와 헌책방 <아벨서점 032-766-9523> <숨어있는 책 02-333-1041> <대양서점 02-394-4853>, 그리고 인문사회과학 책방 <풀무질 02-745-8891>에서만 팝니다. 짤막하게 쓰신 산문과 우리 삶을 밝히는 조금 긴 산문을 묶은 조그마한 책입니다.

(2) 권정생 할아버지가 쓴 시를 모은 <어머니 사시는 그 나라에는,지식산업사>이 있습니다. 보통 권 할아버지 동화는 많이 읽어도 시집은 잘 안 읽는 듯한데요, 권 할아버지가 얼마나 시를 깨끗하고 맑게 쓰시는지, 또 이 시집이 얼마나 우리 가슴에 사뿐히 다가와 아름다운 이야기를 건네는지 모릅니다.

(3) 할아버지가 쓰신 동화가 참 많아서, 책방에서 검색해 보면 스무 가지도 넘을 텐데요, 저는 이 동화를 한 권씩 찾아서 읽으며 다 읽었는데, 다른 분들한테도 한 가지씩 차근차근 찾아서 모두 다 읽어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감동이란 이렇게 우리 가슴에 다가오는구나. 책을 읽으며 눈물을 흘린다는 게 이런 거로구나' 하고 느끼실 수 있으리라 봅니다.

(4) 할아버지는 웬만하면 바로 대놓고 우리 사회나 사람 문제를 비판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때로는 목소리를 높이시기도 하는데요, 보통때는 보통으로 살아가지만, 목소리를 높여야 할 때는 거리낌없이 목소리를 높이십니다. 이런 모습을 보고 참다운 용기라 하지요. 이런 참다운 용기를 담은 책으로 <우리들의 하느님,녹색평론사>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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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쓴 최종규씨는 헌책방책과 우리말을 무척 사랑하는 사람으로 우리말, 헌책방, 책문화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모든책은 헌책이다"라는 책을 냈으며 지금은 이오덕선생님 원고를 갈무리하는 작업을 하고 있기도 합니다. 

2005. 7. 20  / 최종규기자

* 이 기사는 지역인터넷언론연대 회원사인 은평시민신문(http://epnews.net)과의 기사 제휴에 의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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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한잎 2005-07-24 22:27:54
권정생 할아버지
목소리와 자기 자리가 큰 요즘 사람들...그리고 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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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계시는 동안 아프신데 없이 꼭 건강하시고, 하루 하루가
행복하시길 두손 모아 진심으로 기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