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시 향토사 이야기> 구름산 도당굿
광명시 향토사 이야기> 구름산 도당굿
  • 양철원
  • 승인 2005.07.28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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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름산 도당굿


광명시 소하동은 오늘날의 광명시 인근에서 예전에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던 곳이었다. 이런 이유로 많은 문화의 흔적이 남아있는 곳이기도 하다.

소하동에서는 예전에 구름산 자락 여러 곳에서 마을제가 행해졌다고 하나 최근까지도 명맥을 유지한 것은 속칭 오리동이라 불리는 아랫말 뒷산의 대머리산(구름산 자락)에서 행해져온 도당굿이 있다.

도당굿은 무엇보다 마을의 평안과 무병장수를 비는 마을 대동제의 성격이 컸던 것에 의의가 있다. 도당은 마을을 지켜주는 신령을 모신 곳이며 이곳에서 마을 사람들이 1년에 한번씩 모여 마을의 안녕을 빌었던 것이다. 도당굿은 12거리로 진행되며 초저녁부터 밤늦게까지 진행되는 것이 예사였다. 

예전에는 도당터에서 굿을 하기 전에 마을에 있는 공동우물에 가서 용왕제를 지낸 후 경건한 마음으로 도당터로 올라갔다고 한다. 12거리의 굿이 진행되는 동안 같이 간 사람들은 먼저 내려오지 못하였다는 것을 보아 엄격한 격식을 갖추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전체적인 모양을 보면 서울과 경기지방에 전해오던 굿과 대동소이 했던 것으로 여겨진다.

 도당굿의 역사는 450년이 되었다고 전해지나 이원익 종가에 전해져 내려오는 19세기 자료인『군부인조씨이하십삼세족분산도』에 도당첨이라는 지명이 나오는 것으로 보아 최소 150여년전부터 전승되었던 것은 확실하다고 여겨진다. 

최근의 기록으로는 1966년 한국의 마을제당을 조사하며 이 곳 도당에 관한 내용이 나온다.

이 당시 기록을 보면 당집의 존재는 없고 신목에 대한 내용만이 있다. 현존하는 마을 분들에게서 당집에 관한 증언이 없는 것으로 보아 일제강점기 이전에 도당은 이미 없어지지 않았을까 추측한다.

도당굿에서 오늘날 우리가 주목할 점은 무엇보다 주술적 의식보다 마을 사람들이 함께 모여 굿 진행을 위한 회의를 하고 추렴도 하면서 공동체 구성원으로서의 존재 의의를 찾았던 데  있다.

한편 고 김선화 만신이 50년대 초반 이 곳에 정착한 후 주관 무녀가 되어 40여년을 이어오다가 1980년대에는 도당놀이로 개편하여 민속예술대회에 나가기도 하였으나 현대화의 여파로 도당터 및 신목 등이 훼손되자 도당굿은 1991년을 마지막으로 그 전승이 끊어졌다.

지난 5월에는 마지막 도당굿을 고 김선화 만신과 함께 했던 소하동 거주 만신 김갑윤씨가 마을 주민들과 뜻을 모아 보존회를 설립하고 재현 행사를 옛 신목이 있던 근처 공원에서 가짐으로 새로이 전승이 이루어졌다. 

모쪼록 새로이 시작된 전통이 예전의 대동의 정신을 살려 꾸준히 이어지기를 기대해본다.


2005. 7. 29 /  양철원(광명시청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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