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커처로 만나는 애국지사와 친일파
캐리커처로 만나는 애국지사와 친일파
  • 나정숙기자
  • 승인 2005.08.23 1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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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내 소원은 조국의 독립이오" 펴낸 안중걸 화백 

  
▲ ⓒ부천타임즈 나정숙 기자

지난 15일은 광복 60주년을 맞는 우리 민족에게, 그리고 우리 역사에 아주 뜻깊은 날이었다.  예전부터 우리나라 나이로 60이면 ‘환갑’이라 하여 생일날에는 자녀들이 많은 사람을 초대해 성대한 축하잔치를 열어 함께 즐기며 건강과 행복을 축원하곤 하였다. 환갑을 맞은 광복 60년도 그렇게 기쁜 날이 었지만…. 하지만 광복 60주년을 맞는 우리는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날이었다. ‘통일’에 대한 열망과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무르익었지만, 그러나 한민족의 염원은 아직도 해소되지 않은채 광복 60주년을 맞는 우리의 마음은 여전히 무겁기만 하다.

이런 8월에 의미 있는 책 한 권이 출간됐다. ‘광복 60주년, 우리가 꼭 알아야 할 독립운동가 이야기 그리고  우리나라의 소중함을 일깨워 줄 이야기’. 바로 2002년 월드컵 당시 70명의 축구 선수들의 캐리커처로 유명한 안중걸 작가가 펴낸  <내 소원은 조국의 독립이오!> 이다.

  

▲새 책 출간에 대한 소감은?

-8월 3일에 첫 출간을 했다. 독립운동가들에 대한 내용의 책을 광복절이 있는 8월에 출간하게 돼 더욱 뜻깊게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그동안 아동만화만을 그리다가 처음으로 캐리커처를 이용한 책을 내게 돼 의미가 있다. 그래서인지 이번 책을 내면서는 특히 마음이 많이 설레이고 보람이 느껴진다.

▲작품은 언제부터 어떻게 준비했는지?

-지난 4월 청솔출판사 홍은아 편집실장의 연락을 받고, 시작하게 되었다. 처음하는 작업이 아니라 이미 해오고 있던 일이었기에 준비기간이 그렇게 많진 않았고,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던 것 같다.

▲특별히 독립운동가들의 캐리커처를 그리게 된 동기(계기)는? 얼마전부터 행사장 등에서 대중을 대상으로 직접 캐리커처를 그려주는 일을 많이 하고 계신데 어떤 뜻에서 그런 일에 참여하고 계신지? 

-사실 몇 년 전부터 광복 60주년을 기념해 독립운동가들의 아동만화와 캐리커처를 그리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초 직접 민족문제연구소를 방문해 ‘친일파와 애국지사’라는 타이틀로 아동만화를 만들고 60주년에 맞춰 ‘친일파 30인, 애국지사 30인’ 총 60인의 캐리커처 작품전시회를 열면 어떻겠느냐고 제안을 했다, 그랬더니 민연본부에서 무척 좋은 기획이라며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기로 해 봄부터 준비를 시작했다.

지난 3.1절 에는 민족문제연구소 부천지회가 개최한 ‘같은 시대의 다른 삶’이라는 주제로 열린 ‘독립운동가 및 친일파’ 인물 전시회에 참가해 이 때를 맞춰 그린 애국지사 6인의 캐리커처를 처음 전시하였으며, 부천역과 송내역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즉석에서 캐리커처를 그려주는 행사를 하였다.

  

▲독립운동가들에 대한 자료를 구하기가 무척 어려웠을텐테... 이를 비롯해 준비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는지?

-사실 자료가 많이 부족했다. 민족문제연구소의 연구원들이 나서서 부족한 자료를 찾아 준비해줬고, 독립기념관 홈페이지를 비롯해 청계천 중고 책방을 며칠씩 뒤지고 다니며 자료를 찾았다. 새삼 일제 강점기에 대한 연구 뿐 아니라 독립운동사 연구의 어려움을 절감했다.

책에 등장하는 인물, 31인의 독립운동가 선정에는 출판사에서 먼저 100인을 선정했으며,   한국근현대사학회장을 맡고 있는 국민대 사학과 장석흥 교수가 100인을 50인으로 또 거기서 31인으로 압축하는 작업을 맡아주었다. 사실 처음에 선정된 100인 뿐 아니라 더 많은 분을 포함해야 하지만 이번 작업에는 여건 상 31인으로 최종 선정을 하였다.

▲작품 중에서 본인이 가장 존경하는 분과 특히 마음에 드는 작품은 어느 것인가?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이라 모두 존경하지만 특별히 한 분만 꼽으라면 안중근 의사를 제일 존경한다.(우연하게도 안 의사는 ‘重’자 돌림의 나와 본과 항렬이 같은 친족이다) 마음에 드는 작품은 역동적이고 그림에 힘이 있는 ‘이봉창·윤봉길 의사’의 캐리커처이다.

  
▲ 한국 8·15 광복 60주년과 일본 패전 60주년을 맞이하여 <부천-가와사키 시민교류회>가 주최한 <한-일 과거사 문제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부천에 온 일본 방문단 미야시타 도모아키 대표가 안중걸 화백으로부터 책을 증정받고 기념 촬영. ⓒ부천타임즈 나정숙 기자

▲독립운동가 캐리커처에 대한 본인 작품의 특성은?

-캐리커처는 여러가지 기법으로 표현을 하는데, 사실적인 것과 의인화시킨 모습, 희화화한모습 등… 그 중 독립운동가 캐리커처는 지나치게 엄숙하지 않으면서 친근한 모습을 많이 담으려 했다.

유족분들 가운데는 엄숙한 분위기를 원하시는 분도 있었는데, 너무 희화화시키면 애국지사를 너무 가볍게(독자들이 볼 때) 하는 것 같고 엄숙함을 강조하면 너무 경직돼 있는 것 같아 고민을 많이 했다. 그래서 결정한 것이 얼굴은 사진이나 자료를 바탕으로 사실에 가깝게 작업을 했고, 몸은 특유의 2등신 형태를 취한 모습으로 그렸다.

특히 이 책이 어린이들을 겨냥한 것이어서 어린이들에게 가까이 접근할 수 있도록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아바타나 캐릭터와 흡사한 캐리커처로 그리고자 했다. 개인적으로는 좀더 재미있게 그려내는 것인데…, 이번 작품에서는 예외로 했다.

▲이 책을 통해 특히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사실 지금 어린이들은(초등학생) 애국지사, 친일파란 용어에 대해서도 잘모른다. 별 관심도 없고…. 이 책을 통해 어린이들이 우리의 자랑스런 역사와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나라를 위해 아낌없이 개인의 삶을 희생하며 국가와 민족을 구한 많은 선조들에 대한 이해와 자부심을 갖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몇가지 캐리커처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다. 가을(11월)에는 민족문제연구소 주최로 을사늑약 100주년을 기념해 ‘동시대의 다른 삶’이란 주제로 친일파 30인, 애국지사 30인의 캐리커처 전시회를 열 계획이다. 기회가 되면 북한에서 전시회를 열고 싶다. 이외에 독일 월드컵에 맞춰 세계 축구선수 캐리커처 전시회도 준비하고 있다.

  
▲ <부천-가와사키 시민교류회>가 주최한 <한-일 과거사 문제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부천에 온 일본 시민단체도 관심있게 보고있다. ⓒ부천타임즈 양주승 기자

안 화백은 1986년 만화계에 입문해 청소년 만화 ‘말려줘’와 국내 최초 테니스 만화 ‘듀스’‘무인시대’등의 작품을 출간했으며 현재 월간중앙에 ‘용비봉무’삽화를 준비중이며 ‘목사님이 들려주는 성경위인전’9권과 ‘세계역사 아동만화’ 작업을 끝냈다.

“내 소원은 조국의 독립이오!”     
 안중걸의 캐리커처로 만나는 독립운동가 이야기
 

이 책은 광복 60주년을 맞아 어린이들에게 독립운동의 의미와 잊혀져 가는 독립운동가들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출판되었다. 1910년 일제에게 국권을 빼앗긴 우리 민족은 36년간 그들의 지배 하에 있었고, 이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가열찬 투쟁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많은 독립운동가들에 의해 주도되었다.

  

이 책에 담긴 서른 한 명은 바로 “내 나라 없이는 자신의 인생도 없다”고 여겼던 대표적인 독립운동가들이다. 특히 사진이나 자료가 잘 보존돼 있지 않아 연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에서 안중걸 작가는 캐리커처라는 독특한 기법을 통해 독립운동가 31명의 얼굴을 되살려냈다.

독립운동가라는 무게를 잃지 않으면서 또 그들이 전개한 활동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친근하게 표현해낸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인 동시에 주 독자층인 어린이들에게 호감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까지 발행된 한국근현대사 및 독립운동사 도서들이 주로 고등학생 이상의 독자층을 주 대상으로 했다면 이 책은 처음으로 어린이(주로 초등 4~6학년)를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어야 할 것 같다.

또 캐리커처를 비롯해 인물에 대한 설명이 간략하면서도 이해하기 쉽도록 표현돼 있고 사진 자료를 함께 실어 활동 당시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하면서 궁금증을 풀어주고 있다.

캐리커처를 보면서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기다보면 어린이들은 어느새 불행했던 우리 근현대사의 중심에서 국가와 민족을 위해 아낌없이 헌신한 독립운동가들을 만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어린이들의 마음에 애국심이 가득 찰 것이다.

수록 인물과 제목
안중근- 독립운동의 첫 횃불을 들다/신채호- 민족의 역사와 언론을 이끈 지식인/ 이회영- 가족 모두가 독립운동가였단다/ 유인석- 항일투쟁의 상징적 지도자/ 허위- 모든 백성이 허위와 같았더라면/ 신돌석- 평민으로 의병대장이 되다/ 양기탁-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다/ 주시경- 한글이라는 이름을 짓다/ 전명운- 기차역에 울려 퍼진 권총 소리/ 이상설- 네덜란드로 간 천재 사나이/ 박은식- 민족의 정신은 역사에 있다/ 박상진- 아까울 게 없었단다/ 김창숙- 내 뜻은 멈출 수 없다/ 강우규- 할아버지의 힘을 보여주다/ 한용운- 사랑하는 님은 갔습니다/ 안창호- 사상과 실천이 하나가 되었던 지도자/ 이동휘- 힘으로 길을 열겠다/ 김구- 겨레의 영원한 스승/ 이동녕- 임시정부의 터줏대감/ 김규식- 청년들을 이끈 독립운동가/ 여운형- 내 뜻은 오직 독립운동이다/ 김좌진 -실패를 모르는 대한의 사령관/ 홍범도- 백두산 호랑이 어흥~/ 김원봉- 힘으로 나라를 되찾겠다/ 나석주- 폭탄으로 일본을 응징하다/ 이상재- 오직 나라 사랑하는 마음 뿐/ 윤봉길- 도시락 속에 숨겨진 폭탄으로/ 이봉창- 나라 사랑을 위해 던진 수류탄/ 양세봉- 일본군의 간담을 서늘케 하다/ 김산- 불꽃같이 살다간 혁명가/ 조소앙- 삼균주의를 부르짖다/ 연표

지은이와 그린이 소개
◆글- 오경문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하고 2002년 『대전일보』 신춘문예 동화부문에 당선했다. 이를 계기로 아동문학 작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저서로 『그 많던 개구리는 다 어디로 갔을까?』『그 많던 사슴벌레는 다 어디로 갔을까?』『하늘과 땅이 처음 생긴 이야기』등이 있다.

◆감수- 한국근현대사학회 장석흥 회장
현재 국민대 국사학과 교수로, 한국근현대사를 가르치고 있으며, 한국근현대사학회 회장으로 연구활동을 하고 있다.

캐리커처- 안중걸
1986년 만화계에 입문해  2002년 월드컵 당시 70명의 축구 선수 캐리커처를 그린 것으로 유명하다. 청소년 만화『말려줘』와 국내 최초 테니스 만화 『듀스』, 아동 만화 『꾸몽』, 아동 학습 만화 『암행어사 박문수』, 『무인시대』등의 작품을 출간했다. 현재 월간 중앙에 『용비봉무』삽화를 연재 중이며, 『목사님이 들려주는 성경위인전』 9권과 『세계 역사 아동 만화』의 작업을 끝냈다.



2005. 8. 23  / 부천타임즈 나정숙기자


* 위 기사는  지역인터넷언론연대 회원사간의 기사협약에 의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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