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數’에 목맨 조선일보…그 저의는?
‘數’에 목맨 조선일보…그 저의는?
  • 안티조선
  • 승인 2004.05.12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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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數’에 목맨 조선일보…그 저의는?


5월 14일 헌법재판소가 노대통령 탄핵에 대한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한다.
헌재가 탄핵을 ‘인용’할 것으로 전망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어 보인다. 탄핵 발의 자체가 정당성과 명분이 없었고, 탄핵을 강행한 세력들은 총선을 통한 국민들의 심판을 받았다. 정치적으로, 도덕적으로 이미 대통령 탄핵은 ‘무효’가 된 셈이다. 이제 헌재 판결이라는 ‘법적’ 절차가 남았지만, 헌재가 국민 다수의 여론을 뒤집을만큼 비상식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같은 상황에서도 끝까지 ‘탄핵’을 붙잡고 정략적으로 악용하려는 집단이 있다.
두말할 필요도 없이 조선일보다.
우리는 조선일보가 탄핵이 인용될 것이라고 믿을만큼 바보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우리가 아는 조선일보는 탄핵이 기각되는 상황에서도 어떻게 하면 한나라당이 덜 곤란을 겪을 것인가, 어떻게 하면 복귀한 노대통령의 힘을 뺄 것인가, 어떻게 하면 여당의 개혁적 행보를 미리 차단할 것인가 등을 궁리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5월 5일 조선일보는 <‘數’에 목맨 정치…헌재의 선택은?>이라는 기막힌 기사로 우리의 판단이 틀리지 않음을 보여주었다. 이 기사는 탄핵이 기각되는 4가지 경우를 나누고, 찬반 비율에 따라 한나라당과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가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를 ‘분석’해 놓았다.
기사는 탄핵에 대한 찬반 비율이 0:9나 1:8이면 “한나라당에 비난 집중”, 2:7이면 “한나라당에 부담”, 3:6이면 “양측 공방 예상”, 4:5나 5:4면 “대통령에 부담”이라고 표까지 그려서 주장하고 있다.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주장이 아닐 수 없다. 단지 분석의 자의성때문이 아니다. 조선일보는 예의 그 ‘물타기’ 수법을 써서 마지막까지 한나라당을 구하려 하고 있다. 0:9로 기각되든 5:4로 기각되든 탄핵은 법적으로 근거없음을 최종적으로 심판받는 것이다. 설령 다섯명의 재판관이 탄핵에 대해 ‘인용’ 의사를 밝힌다해도 탄핵은 법적 효력을 가질 수 없다. 명분없는 탄핵을 강행한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면죄부를 받는 것도 아니다. 0:9로 기가되든 5:4로 기각되든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탄핵 의결이 정치적, 도덕적, 법적으로 정당성을 잃어버리기는 마찬가지인 것이다.
그런데도 조선일보는 찬반 비율에 따라 “양측이 공방”하거나 “대통령에 부담”이 되는 상황이 있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뒤집어 말해 이 주장은 만의 하나 5:4로 탄핵이 기각된다면 대통령은 복귀해도 정치적으로 부담을 가지고 한나라당에 눈치를 보며 살라는 뜻이다. 기사 마지막에 “찬성이 4명을 넘는 경우에는 노 대통령도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국정을 운영해야 되지 않겠느냐”는 한나라당 ‘주요 당직자’의 말은 바로 조선일보가 하고 싶은 말을 압축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우리는 조선일보가 4:5 혹은 5:4의 상황을 막연히 기대하고 이런 말도 안되는 기사를 썼다고 보지 않는다. 조선일보는 적극적으로 헌재의 재판관에게 공개적인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셈이다. “탄핵을 인용하지 않아도 좋다. 그러나 최대한 반대 의견을 나타내달라!”. 탄핵시킬 수 없다면 최대한 흠집이라도 내서 리더쉽을 발휘할 수 없게 만들겠다는 것. 이것이야말로 조선일보가 ‘數’에 목을 매고 해괴한 주장을 펴는 진짜 의도인 것이다. ■

2004/05/11 [10:04] ⓒ 안티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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